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빛무리의 유리벽 열기
'결혼작사 이혼작곡' 시즌3는 이전 시즌에 비해서 더욱 파격적이고 미친듯한 행보를 보여준다. 어쩌면 이 드라마 속에 정상적이고 상식적으로 흘러가는 스토리는 전혀 없다 해도 과언이 아닐 만큼 괴랄하다. 이태곤, 성훈, 김보연의 하차에는 모두 나름의 이유가 있겠지만, 시즌3의 대략적 스토리를 알게 된 상태에서 하차를 결정한 거라면 어느 정도 이해가 되기도 한다. 특히 신유신 캐릭터는 시즌1,2에 비해 너무 매력없게 망가졌다. 이건 단지 배우의 문제는 아닌 듯하다. 하지만 그럼에도 이 드라마에는 참 포기하기 힘든 부분들이 존재한다. 임성한 작가만의 마력적 이끌림이라고 해야 할까? 시즌3에서 새로 탄생한 커플들에서는 오히려 이전 시즌에서 느낄 수 없었던 강렬한 설렘이 발산되고 있다. 약간의 당위성은 있는 것이 ..
'결혼작사 이혼작곡' (결사곡) 시즌1에서 가장 놀라운 활약을 보여준 인물은 단연 신유신(이태곤)이다. 세 명의 불륜남 중 판사현(성훈)과 박해륜(전노민)은 그 순진함과 허술함으로 인해 벌써부터 가족에게 다 들키고 온갖 망신과 봉변을 당한 반면, 오직 신유신만은 시즌1이 종료될 때까지 전혀 들키지 않았을 뿐 아니라, 무려 3다리를 유지하면서도 각각의 여자들에게 마성의 매력을 발산하며 더욱 애태우게끔 만들어놓고 있었다. 9회에서 아미(송지인)의 존재가 드러나기 전까지는, 신유신의 첫사랑이자 의붓어머니였던 김동미(김보연)와의 미묘한 관계가 수면 위로 떠올라 있었다. 신유신의 부친 신기림(노주현)이 심장 발작으로 세상을 떠나자 홀로 남은 김동미를 위로한답시고 신유신이 그녀를 챙기는데, 일반적 상식으로는 상상조..
'결혼작사 이혼작곡' (결사곡) 시즌1, 1~2회에서는 세 쌍의 부부와 그 주변 인물들이 등장하며, 평온한 일상에 불어닥칠 비바람이 예고되었다. 오래 전에 잠시 배웠던 드라마 작법 중 "아무리 등장 인물이 많아도 드라마의 주인공은 오직 한 명뿐이다." 라는 내용을 기억하고 있어선지, 나는 1회를 시청할 때면 항상 '주인공'이 누군지를 찾는 습관이 있는데, '결사곡'에서 가장 주인공에 가까워 보이는 사람은 사피영(박주미)이었다. 친정 엄마 모서향(이효춘)이나 의붓 시어머니 김동미(김보연)와 같은 주변 인물들과 촘촘하게 얽혀있는 서사도 탄탄할 뿐 아니라, 특히 사피영은 확고한 주관을 가지고 자신의 인생을 주도적으로 운영해 나가는 임성한의 여주인공 캐릭터에 가장 적합하기 때문이다. 전통적 현모양처 스타일인 이..
임성한 작가의 새 드라마 '결혼작사 이혼작곡' (이하 '결사곡') 시즌2 방송을 앞두고, 지나간 시즌1의 리뷰를 진행해 보려 한다. 임성한 작가는 6년만에 컴백하면서 피비(Phoebe)라는 필명을 사용했던데, 굳이 그럴 필요가 있었을까 싶다는...... 아무튼 '결사곡'은 제목에서부터 노골적으로 암시했듯이, 극 중 주요 인물들의 가정에 모두 불륜으로 인한 파국이 예정되어 있는 드라마다. 그 어떤 불륜도 미화할 수는 없고 그래서도 안 되겠지만, 시즌1을 시청한 후 개인적으로 판사현(성훈)과 송원(이민영) 커플만은 응원해 주고 싶은 마음이 들었다. 어쩌면 '결사곡' 리뷰를 작성해야겠다고 마음먹게 된 이유도 판사현과 송원 두 사람 때문이었다. 부디 그들이 행복했으면 하는 마음이 간절하게 들어서...... 일단..
'옥중화'의 옥녀(진세연, 아역 정다빈)는 매우 특별하다. 필자의 개인적 체험으로는 이제껏 그 어떤 드라마에서도 본 적 없는 여주인공이다. 특히 '대장금'을 비롯한 이병훈 감독의 전작들에 어떤 여성들이 주인공으로 등장했는지를 돌이켜 보면 더욱 놀랍지 않을 수 없다. 이것은 새롭고도 흥미진진한 실험이다. 사실 '옥녀'와 같은 캐릭터는 착하고 올곧은 여주인공의 대척점에서 끈질기게 괴롭히는 악녀의 포지션에 훨씬 적합하기 때문이다. '옥중화' 1~2회를 시청한 후 옥녀에게서 떠오른 이미지는 장금(이영애)이 아니라 금영(홍리나) 또는 최상궁(견미리)이었다. 고작 열 다섯 살의 어린 소녀임에도 옥녀는 매우 영악스럽고 정치적인 기질을 지녔다. 그녀는 절대 속마음을 겉으로 내뱉지 않고, 상대방의 귀에 꿀처럼 달게 느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