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빛무리의 유리벽 열기
“Boys, be ambitious!” (젊은이여, 야망을 가져라!) 미국의 과학자이며 교육자인 윌리엄 클라크는 말했다. 과연 야망은 청춘의 특권이며 젊음을 더욱 반짝이게 해주는 덕목임에 틀림없다. 젊은 날의 시선은 항상 위를 향해 있기에 성공한 사람들의 빛나는 모습을 자연히 눈과 가슴에 담게 된다. 기왕 사람으로 태어났으니 자신도 그처럼 빛나고 싶은 생각이 왜 들지 않으랴? 그렇게 야망을 품은 인간들은 각자의 재능과 그릇대로 노력하여 저마다의 성적표를 받아들게 된다. 물론 애초에 꿈꾸던 만큼 성공하는 경우는 매우 드물지만, 어떤 사람들은 처참한 실패를 경험하기도 하지만, 야망은 그 자체만으로도 충분한 가치가 있다. 그런데 언제부턴가 나는 '야망'이라는 단어에서 극심한 피로가 느껴지기 시작했다. 날이 갈..
'꽃보다 할배'를 시작으로 '꽃보다 누나'를 거쳐 '꽃보다 청춘-페루 편'까지 이어져 오는 동안 '꽃보다~' 시리즈를 향한 대중의 반응은 온통 열광과 감탄과 호평뿐이었다. 그런데 '꽃보다~' 시리즈의 최종편이라고 알려진 '꽃보다 청춘-라오스 편'에서 뜻밖에도 시청자의 날선 반응이 터져나오기 시작했다. 비록 처음 생겨난 잡음이고 시리즈도 거의 다 끝나가는 참이니 이번이 마지막일 수도 있겠지만, 꼭 한 번만으로도 '꽃보다~' 시리즈의 완벽했던 명성에 흠집을 남기기는 충분하다 싶을 만큼 대중의 분노는 거세고 뜨겁다. 진짜 문제는 그 분노가 일부 트집잡기 좋아하는 사람들의 입방아에서 비롯된 것이 아니라, 다수의 시청자가 공감할 수밖에 없을 만큼 타당한 이유에서 비롯되었다는 사실이다. 라오스 방비엥 시내에서 천연..
여행을 하다 보면 일상 속에서는 쉽게 드러나지 않던 사람들의 또 다른 모습이 드러난다. 때로는 그 모습이 서로를 힘들게도 하지만, 어쩌면 숨겨진 모습들을 발견하는 것이야말로 여행의 진짜 재미가 아닐까? '응답하라 1994' 멤버들이 다시 뭉쳐 떠난 여행 '꽃보다 청춘' 라오스 제1편에서 가장 먼저 포텐을 터뜨린 사람은 배우 유연석이었다. 이 남자는 참 알면 알수록 스펙터클하고 어메이징한 매력이 있다. 누구보다도 매끄럽고 세련된 서울 남자의 이미지를 갖고 있는 그가 사실은 무뚝뚝한 상남자의 본고장인 경상도 출신이라는 사실로 놀라움을 주더니만, 이번에는 다정한 어미새처럼 친구와 동생을 살뜰히 챙기는 모습으로 또 한 번의 신선한 충격을 준다. tvN 채널 광고를 찍는 줄만 알고 모였던 유연석, 손호준, 바로(..
기본 설정과 출연 배우들의 이름만으로도 가슴을 설레게 하던 '신의 선물 14일' 첫방송이 드디어 전파를 탔다. 그런데 역시 기대가 너무 컸던 걸까? 1회는 전체적으로 매우 산만하여 집중하기 어려웠을 뿐만 아니라 의외로 템포가 느려서 지루하기까지 했다. 어차피 모든 시청자들은 어린 샛별이(김유빈)가 유괴 살해될 것임을 미리 알고 보는 중인데, 바로 그 시점에서부터 드라마의 본격적인 스토리가 시작되는 것인데, 이제나 저제나 기다려도 사건은 일어나지 않고 수많은 등장인물이 혼잡하게 쏟아져 나오며 한 시간 내내 기초 공사에만 분주했다. 이를테면 가수의 노래를 듣고 싶어서 콘서트 구경을 갔는데 객석에 앉아 무려 한 시간 동안 지켜본 것은 수십여 명의 스태프들이 들락거리며 앰프를 설치하고 무대장치를 하는 모습이었을..
연말연시에 생일과 결혼기념일까지 촘촘하게 몰려있다 보니 경황이 없어 자주 글을 쓰지 못하였다. 그래도 2013년의 마지막 포스팅은 해야 할 것 같아 새벽같이 노트북을 켜고 생각에 잠긴다. 무엇을 쓰면 좋을까? 가장 최근에 방송된 MBC 연기대상 이야기를 써 볼까? 하지만 그러면 도저히 좋은 말을 할 수가 없다. MBC는 총 50부작의 대장정 중 이제 겨우 18회를 마쳤을 뿐이라 2013년에 달려온 길보다 2014년에 달려가야 할 길이 훨씬 많이 남은 '기황후' 팀의 하지원에게 2013년 연기대상을 주었다. 게다가 최우수 연기상을 무려 일곱 명에게, 우수 연기상을 여섯 명에게 주고도 모자란지 황금 연기상이라는 것을 만들어서 또 6명에게 골고루 나눠 주었다. 수상자들의 기분은 어땠을지 모르나 보는 입장에서는..
사람마다의 취향 차이겠지만, 솔직히 나는 한 번도 쓰레기(정우)에게서 '남자'의 느낌을 받아 본 적이 없다. 쓰레기는 언제나 '오빠' 중에서도 가장 믿음직하고 든든하고 좋은 '오빠'일 뿐이었다. 그런데 칠봉이(유연석)에게서는 언제나 '설렘'이 느껴졌다. 사실 원래의 내 성격대로라면 일방적인 사랑 고백 이후 일방적으로 키스를 해버리는 식의 제멋대로인 행동은 몹시 싫다고 느껴져야 마땅했다. 더구나 그 때 성나정(고아라)은 다른 사람을 좋아하고 있었는데, 그 사실을 잘 알면서도 입술을 마구 들이밀던 스무 살 칠봉이의 행동은 심히 무례했다. 하지만 이상하게도 나는 그런 칠봉이가 싫지 않았다. 나정이는 안 그랬지만, 나였다면 그 키스 한 방으로 마음을 바꿔버릴 수도 있겠다 싶은 생각마저 들었다. 그만큼 칠봉이는 ..
화제의 드라마 '응답하라 1997'을 나는 안 봤다. 일부러 안 본 것은 아니고 그냥 어쩌다 보니 안 봤다. 결혼 전이었던 작년이나 결혼 후인 지금이나, 내가 사는 집은 이상하게 케이블과는 친하지 않은 편이라서 시청이 번거로웠던 이유도 있다. 하지만 올해는 일부러 맘 먹고 '응답하라 1994'를 1회부터 꾸준히 보는 중이다. 물론 사정상 본방사수는 불가능하지만..;; 포괄적인 결론부터 말하자면 재미는 있다. 나 또한 그 시절을 온 몸으로 관통하며 살아왔던 세대인지라, 나름 추억돋는 장면들이나 OST도 꽤 많았다. 중간 중간 미심쩍은 부분들도 있지만 대충 그러려니 넘기면 될 일이고... 무엇보다 나에게 중요한 것은 '몰입'이었다. 책을 읽을 때도 영화나 드라마를 볼 때도, 나는 몰입이 되지 않으면 도통 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