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빛무리의 유리벽 열기
'신사의 품격'이 10회까지 방송된 현재까지도 저는 김도진(장동건)의 별다른 매력을 발견하지 못했습니다. 그 남자는 언제 어디서나 사랑보다 자존심을 우위에 놓고 살아가는 사람이죠. 앞으로도 그 우선순위는 바뀌지 않을 것이고, 그 남자 곁에 있는 여자는 무척이나 외로워질 때가 많을 겁니다. 물론 남자가 무조건 사랑 앞에 자존심을 버리고 여자 앞에 비굴해야 한다는 건 절대 아닙니다. 하지만 사랑하는 마음이 진심일 경우, 아무리 자존심이 상했어도 상대가 진심으로 사과한다면 받아줄 수밖에 없을 거라고 저는 생각하거든요. 이건 남녀불문, 누구나 마찬가지입니다. 그런데 김도진은 처음부터 끝까지 자존심만 내세우고, 상대의 입장보다는 자기 기분이 최우선이군요. 물론 여자로서 서이수의 행동도 이해가 가지 않는 것은 마찬..
이번 주 '놀러와'는 '진짜 남자의 자격'이라는 주제로 4명의 중견 남자배우가 출연했습니다. 박중훈, 김정태, 이선균, 이성민이었는데, 사실은 그들이 함께 찍은 영화 '체포왕' 때문이었지요. 박중훈의 예능감이야 원래 자타가 공인하는 바이지만 이번에 특별히 더 빛난 게스트는 김정태였습니다. 그는 아무래도 이번 기회에 제대로 이미지를 쇄신해 보고자 마음을 굳게 먹고 출연한 듯했어요. 원래 이렇게 대놓고 티를 내면 인위적인 느낌 때문에라도 거부감이 들게 마련인데, 원래부터 제가 김정태라는 배우에게 호감을 갖고 있었기 때문인지 좀 오버하는 모습조차 자연스럽고 괜찮아 보이더군요. 오랜 무명 시절을 거친 배우 김정태는 장동건과 함께 출연했던 영화 '친구'에서 악역 유오성의 부하인 '도루코' 역으로 눈길을 끌며 존재..
요즘 '런닝맨'을 보면 유재석 외의 다른 사람은 거의 보이질 않습니다. 하긴 출발할 때부터도 그런 경향이 짙기는 했지만, 한창 화제가 되었던 송지효와 개리의 월요커플도 시들해지고, 김종국의 활약도 예전같지 않은 지금은 완전히 유재석의, 유재석에 의한 프로그램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에요. 하지만 유재석을 위한 프로그램인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어째서 다른 사람들의 모습은 제대로 보이지도 않는 걸까요? 우선 송지효. '불량지효', '송지욕' 컨셉이 제대로 먹혀들었을 당시부터 그녀는 명실상부한 '런닝맨'의 여신이며 보배이며 에이스였습니다. 주연급 여배우로서 멤버들 중 홍일점인데도 불구하고 그녀는 대접받기는 커녕 끝없이 놀림감이 되고 홀대(?)를 당했지요. 하지만 송지효는 전혀 끄덕이 없었습니다. 오히려 점점 더 ..
현재 4회까지 방송된 '시크릿 가든'의 시청자들 사이에서는 어느덧 '현빈앓이'가 시작되는 양상을 봅니다. 차갑고 까칠한 도시 남자의 전형이지만 의외로 내면에 뜨거운 사랑을 지닌 김주원(현빈)이라는 남자가, 아주 다른 세계에서 살고 있는 길라임(하지원)이라는 여자를 만나 사랑하게 되면서 차츰 변화해 가는 모습이 많은 여성들의 마음을 사로잡고 있는 모양이에요. 그런데 아쉽게도 저는 김주원의 캐릭터에 별 매력을 느끼지 못하고 있습니다. 생각해 보니 저는 지금까지 김은숙 작가가 그려왔던 남자 주인공에게 언제나 그랬던 것 같아요. '파리의 연인'의 박신양을 비롯해 김은숙 작가의 남주인공은 거의 비슷한 성향을 지니고 있습니다. 겉으로는 마초적이고 무뚝뚝하고 사랑의 감정을 섬세하게 표현할 줄 모르지만, 속마음은 뜨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