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록마법의 성 (2)
빛무리의 유리벽 열기
처음 등장하던 순간부터 손진영의 앞에 놓인 길은 순탄치 않아 보였습니다. 시원스런 목청은 좋았지만 전혀 다듬어지지 않아 거칠기만 하던 노래 실력이 일단 걸림돌이었지요. 아슬아슬하게 예선을 통과했지만, 아무래도 그쯤에서 멈추게 될 가능성이 높아 보였습니다. 아니나 다를까, 그는 미끄러졌고, 다음 단계에서 또 미끄러졌습니다. 보통은 한 번 미끄러지면 그것으로 뚝 떨어져 끝이 나는데, 손진영은 미끄러질 때마다 김태원이 손을 잡아 끌어올려 주었기에 탈락과 부활을 거듭하는 특이한 이력을 지니게 되었습니다. 그의 스승이 된 김태원은, 진영이가 왜 비장함부터 먼저 배웠는지 그것이 너무 가슴아프다고 말했습니다. 손진영의 거친 노래 속에서 흘러넘치는 처절함을 보고, 김태원은 오래 전의 자기 자신을 느꼈기에 그의 손을 놓..
요즈음 제 개인적 삶의 모든 기쁨 중 대략 30% 정도는 김태원이 책임져 주고 있는 것 같습니다. 브라운관에 비치는 그 사람의 모습과 들려오는 그의 말들이 얼마나 큰 위로와 감동을 주는지 모릅니다. 그와 아무 관계도 없는 한 사람의 시청자에 불과한 제가 이렇다면, 저 말고도 많은 사람이 그러할 거라고 생각합니다. 연예인이란 무척 힘들기도 하겠지만 본인이 어떻게 운영해 나가느냐에 따라서 참으로 축복받은 직업일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드는군요. 제가 여기서 말하는 축복이란, 많은 인기를 얻고 돈을 많이 번다는 의미가 아닙니다. 자신의 모습을 보여주는 것만으로 수많은 타인의 고통받는 영혼을 위로할 수 있다는 의미입니다. 언젠가 김장훈이 한 명의 팬에게 받았던 편지 내용을 공개한 적이 있습니다. 김장훈은 콘서트 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