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빛무리의 유리벽 열기
'사랑비'를 3회까지 시청했지만, 남주인공 서인하(장근석)의 매력은 여전히 오리무중입니다. 그 시대의 사랑 방식은 대부분 그랬었다고 아무리 변명해봤자, 이 시대 시청자들의 눈에는 답답하다 못해 찌질해 보일 뿐입니다. 김윤희(윤아)의 마음이 자기에게로 향해 있다는 것을 알면서도 친구 이동욱(김시후)과 잘 됐으면 좋겠다는 둥, 사귀게 되어서 축하한다는 둥 속터지는 소리만 늘어놓더니, 자원입대 신청을 해놓고서야 비로소 그녀에게 자기 마음을 고백하는 태도는 백 번 이해할래도 이해할 수 없더군요. 그건 정말 이기적인 행동이었어요. 자기는 어차피 떠날 거면서, 왜 윤희를 부담스럽게 하는 거죠? 동욱과 잘 되기를 바랐던 마음이 진심이라면 아무 말 없이 떠났어야 합니다. 그리고 반대로 동욱을 배려하지 않는다면 이제껏 ..
새로 시작하는 월화드라마 중 일찌감치 '사랑비'를 정해 놓고 기다리면서, 가장 기대했던 것은 남주인공 '서인하'의 캐릭터였습니다. 여성 시청자가 절대 다수를 차지하는 멜로드라마의 특성상 남주인공의 캐릭터는 매력적일 수밖에 없고, 또래 남자 배우들 중 최강으로 손꼽히는 장근석의 안정적인 연기력이 더해진다면 진짜 멋있을 듯 싶었거든요. 게다가 상대역인 윤아는 외모에서부터 순정만화 여주인공의 모습 그대로이니, 저는 오랜만에 복고풍 정통 멜로에 푹 젖어들 생각을 하며 벌써부터 약간 설레고 있었습니다. 한동안 이런 종류의 감성 멜로 드라마를 볼 수 없었기에, 2006년 '봄의 왈츠' 이후 6년만에 재결합한 오수연 작가와 윤석호 PD가 다시 한 번 환상의 호흡을 보여주기를 소망하고 있었지요. 일단 미적(美的) 감각..
이별이 찾아올 줄을 모르고 있었던 건 아닙니다. "언젠가 봉사를 가실 거라고는 생각했는데, 이렇게 빨리일 줄은 몰랐어요..." 우리는 모두 언젠가 죽을 것을 알면서도 마치 영원히 살 것처럼 오늘을 살아가듯이, 지원에게도 이별은 그렇게 인식되어 있던 걸까요. 하지만 이별은 언제나 예상보다 가까이에 있었습니다. 예고도 없이 너무 빨리 찾아왔던 아빠와의 이별처럼, 이제야 비로소 굳게 닫혀있던 마음을 열고 서로의 울타리 안으로 들어서기 시작한 계상 아저씨와의 이별도 잔인할 만큼 빠르게 닥쳐왔군요. "새는 왜 울어?" ... "웃고 싶어서!" ... 오래 전 밤하늘에 로켓을 쏘아 올리던 그 날처럼, 김지원은 윤계상의 독거노인 방문 진료에 따라 나섰습니다. 달동네 판자촌으로 올라가는 길은 꽤나 멀고 지루한데, 그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