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빛무리의 유리벽 열기
김순옥 작가의 전작 ‘왔다 장보리’를 재미있게 보았으므로 나의 처음 선택은 ‘애인있어요’가 아닌 ‘내 딸 금사월’이었다. 막장이라도 박진감 있는 전개와 찰진 재미가 보장된다면 그저 가벼운 마음으로 주말 저녁을 즐길 수 있을 것 같아서였다. 하지만 ‘내 딸 금사월’은 도통 매력없는 캐릭터들과 최소한의 설득력조차 확보하지 못한 전개로 나의 기대를 무너뜨렸다. 여주인공 금사월(백진희) 캐릭터는 몹시 답답하고, 남주인공 강찬빈(윤현민) 캐릭터는 심히 밋밋하다. 게다가 금사월과 강찬빈은 왜 사랑에 빠지는지, 신득예(전인화)의 복수는 왜 그토록 어처구니 없는 방식으로 진행되는지, 악역인 강만후(손창민)와 오혜상(박세영)은 왜 그토록 허술하고 우스꽝스러운지, 당최 보면서 전혀 몰입할 수가 없었다. 김순옥 작가의 드라..
'강심장'에서 영화배우 독고영재가 들려 준 70년대의 영화 촬영 이야기는 그야말로 충격 그 자체였습니다. 아무리 일도 좋고 예술도 좋지만 우선은 사람이 살고 봐야 할 일인데, 무슨 영화를 찍자고 젊은 배우들의 생목숨을 담보로 잡았던 셈이니 지금으로서는 도저히 있을 수 없는 일이지요. 어쩌면 그럴 수 있었다는 것 자체가, 물질적 환경이 열악했을 뿐 아니라 인권에 대한 가치기준도 지금과는 확연히 달랐던 그 무렵의 시대상을 반영하는지도 모르겠습니다. 1979년, 신인배우 독고영재 주연으로 '전우가 남긴 한 마디'라는 전쟁영화가 만들어졌습니다. 영화 자체보다 더 영화같은 독고영재의 파란만장한 촬영 이야기는 모두 이 영화로부터 비롯되었지요. 물적, 인적 자원이 턱없이 부족했던 당시의 환경으로는 영화를 위해 특별히..
매일은 아니지만 시간이 되는 대로 KBS의 일일드라마 '바람불어 좋은날'을 시청하고 있습니다. 개인적으로, 20세 차이의 연상연하 커플, 김미숙과 이현진의 사랑이 어떻게 그려질지 궁금해서입니다. 드디어 아주 조심스럽게 두 사람의 사랑이 시작되고 있네요. 우선 저의 개인적인 바램을 털어놓는다면, 두 사람이 결혼으로 연결되기를 바라지는 않으나, 사랑이라는 감정 자체는 충분히 아름답게 그려졌으면 하는 것입니다. 이강희(김미숙)와 장민국(이현진)이 아름다운 바닷가에서 그림을 그리고 사진을 찍고, 서로의 꿈에 대해 이야기하는 장면은 그 동안 좀처럼 와닿지 않던 민국의 감정에 몰입할 수 있도록 해주었습니다. 어떻게 그가 그녀를 사랑할 수 있는지, 왜 그녀를 위해 모든 것을 해주고 싶어하는지, 그 마음이 가슴 속 깊..
지난 주에 종영한 '살맛납니다'의 뒤를 이어 MBC의 새 일일드라마 '황금물고기'가 첫 전파를 탔습니다. 솔직히 벌써부터 "자칫하면 막장이다" 라는 분위기를 솔솔 풍기고 있기는 합니다. 하지만 저는 이 드라마의 대략적인 시놉시스를 미리 접하게 되면서, "아, 그래도 꼭 봐야겠다"는 생각을 하고 있었기에 어제 일부러 기다리고 있다가 첫방송을 시청했습니다. 우선 첫 느낌이 그리 나쁘지는 않았어요. (저는 스포를 싫어하지 않고 오히려 아주 즐기는 편이다보니, 이 리뷰에도 꽤 많은 스포가 들어가 있군요. 이제 막 시작되는 드라마에 처음부터 김빠지고 싶지 않으신 분들은 여기서 접으셔도 좋습니다..^^) 1. 매혹적인 중견배우들의 유혹 한동안 브라운관에서 볼 수 없었던 박상원이 '미워도 다시한번 2009' 에 출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