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빛무리의 유리벽 열기
종영을 하루 앞둔 '괜찮아 사랑이야' 15회에서는 그 어떤 호러 영화나 전설의 고향보다도 훨씬 무서운 장면이 연출되었다. 정신분열증에 걸린 장재열(조인성)이 병을 치료하는 과정에서 이제껏 믿어왔던 한강우(디오)의 존재가 환시임을 깨닫게 되는 장면이었다. 나는 영상 속 공포에는 비교적 대범한 편인데, 그 장면을 볼 때는 등골이 오싹하도록 서늘한 한기와 심장이 옥죄는 듯힌 갑갑함을 느끼며 극한의 공포에 시달렸다. 처음 볼 때도 그렇더니만, 리뷰를 쓰기 위해 다시 한 번 볼 때도 마찬가지였다. "네 앞의 강우를 똑똑히 봐... 머리부터 밣끝까지 아주 아주 천천히... 숨을 멈추고 천천히... 모든 환시에는 반드시 모순이 있어!" 지해수(공효진)의 말을 떠올리며 장재열이 한강우의 모습을 시선으로 훑어내릴 때, ..
장재열(조인성)의 정신분열증이 주변에 알려지면서 다양한 반응들이 나타났다. 조동민(성동일)과 이영진(진경)은 정신과 의사로서 객관적 판단과 차분한 결단력을 보였다. 그들 역시 장재열과의 친분이 있었기에 충격을 면할 수는 없었지만, 가족이나 연인처럼 가까운 사이는 아니었기에 한 발 물러서서 침착하게 바라볼 수 있었던 것이다. 장재열의 죽마고우인 양태용(태항호)은 지극히 친구다운 태도를 보였고, 재열 모(차화연)는 지극히 엄마다운 태도를 보였다. 너무나 슬프고 믿어지지 않는 현실이지만 받아들일 수밖에 없음에 차츰 감정을 억누르고 이성을 찾아갔다. 투렛 증후군으로 오래 고통받은 박수광(이광수)은 아파 본 사람으로서 깊은 연민을 느끼며 장재열의 곁을 지키고, 동생에게 복수심을 품고 있던 장재범(양익준)은 무표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