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빛무리의 유리벽 열기
"그는 뛰어난 지성과 화려한 이력을 가졌지만 이 곳에서는 언제나 언더독(underdog)의 위치를 고수했습니다. 때로는 허무한 패배를 맛보았고, 때로는 통쾌한 역전승을 경험했습니다. 그것이 그가 더 지니어스를 즐기는 방식이었습니다." - 9회전 에필로그 정치에 관심이라고는 1도 없었던 내가 이준석이라는 인물을 처음 알게 된 것은 '더 지니어스'를 통해서였다. 이제 와서 보면 그가 '더 지니어스' 라든가 '소사이어티 게임' 같은 예능 프로그램에 출연하며 대중적 인지도를 높여 온 것은 바로 오늘과 같은 날을 위해 몇 년 동안 그려 온 큰 그림의 일부가 아니었을까 싶기도 하다. 이렇게 생각하니 이 젊은이가 가슴에 품고 있던 엄청난 야심과 치밀한 계략과 그 담대함에 약간 섬뜩해지기까지 하는데.... 오늘 202..
최근 '소사이어티 게임'이라는 예능 프로그램을 즐겨 시청하고 있다. '더 지니어스' 시리즈와 상당히 비슷하지만, 14일 동안 폐쇄된 공간에서 합숙을 하며 진행되기 때문에 긴장감이 한층 고조된다. 매일 한 명씩은 반드시 탈락자가 발생해야 한다는 점에서는 '더 지니어스'와 같은 형식이지만, 양 진영 리더의 권한이 매우 막강하여 탈락자를 자기 뜻대로 지명할 수 있기 때문에 더욱 더 정치적(?)인 측면이 강조된 프로그램이라 할 수 있다. 그렇다면 정치란 과연 무엇일까? 이쯤에서 먼저 이 글을 쓰고 있는 '나'라는 인간의 어리석은 착각 한 가지를 고백해볼까 한다. 결코 적은 나이가 아님에도 불구하고 나는 불과 몇 년 전까지 '정치'라는 개념을 제대로 인식하지 못했었다. '정치'라는 단어를 네*버 국어사전에서 검색..
결국 '더 지니어스 그랜드 파이널'에서 장동민이 우승했다. 1억3천2백만원의 우승 상금과 더불어 큰 명예와 인기를 한 손에 거머쥔 것이다. 정말 똑똑하고 능력있는 사람이라는 것은 인정할 수밖에 없었다. 그런 모습이 매력적인 것도 사실이었다. 언젠가부터 얼굴도 더 잘생겨 보이고 옷발도 잘 받는 것 같은 느낌마저 들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내가 장동민에게 갖고 있는 기본적 생각이 바뀐 것은 아니었다. 내게 있어 그는 절대 '좋은 사람'이 아니었다. 장동민의 성공을 보며 나는 성서 창세기의 야곱을 떠올렸다. 처음으로 창세기를 읽을 때 내 나이는 열 살, 초등학교 3학년이었다. 창세기의 내용은 정말 동화책 뺨치게 재미있었다. 특히 야곱의 열한 번째 아들 요셉의 일대기는 드라마틱하기 이를 데 없었고 짜릿한 스..
어디까지나 개인적 취향일 뿐이지만, 나는 '정치적인 사람'을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타인과의 관계를 맺을 때 자신에게 얼마나 이익을 줄 수 있는 사람인지를 본능적으로 생각하고, 어느 공동체에 들어가서나 그 단체 본연의 활동에 집중하기 보다는 우선적으로 주변에 사람들을 모아 자기 세력을 구축하는 일에 민감한 촉수를 곤두세우는 그런 사람들에게 나는 거부감을 느낀다. 강한 정치적 성향과 더불어 똑똑하고 능력까지 갖춘 사람이 공동체 내부에 침투하면, 그 곳은 종교단체든 교육단체든 그 외의 무엇이든 순식간에 정치 집단으로 변질되어 버린다. 마치 메르스가 퍼져가는 것처럼, 소름끼치도록 빠르고 무섭게 변해 버린다. 십여 년 동안이나 가족적이고 따뜻한 분위기로 소규모의 전체 인원이 순수하게 화합하며 잘 지내던 단체 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