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빛무리의 유리벽 열기
드디어 음악 여행 '바람에 실려'가 시작되었습니다. '나는 가수다'에서 하차한 후 꼬박 4개월의 공백을 거쳐, 임재범이 브라운관으로 돌아왔습니다. 삭발했던 머리는 그새 많이 길어졌고 얼굴은 좀 더 야윈 듯 싶더군요. 하지만 전체적으로 풍기는 분위기는 예전보다 훨씬 더 힘있고 활기차게 변해 있었습니다. '나가수' 출연 당시에는 너무 오랜만에 세상에 나와서인지 무척 조심스러워 보이기도 했고, 아내의 병세 때문인지 매우 슬프고 침체된 분위기가 있었거든요. 하지만 이제는 수많은 사람들의 관심과 사랑을 받고 있는 데다가, 아내의 병세도 많이 호전되어서인지 그 어두운 느낌은 거의 사라졌습니다. 임재범의 이름을 걸고 '바람에 실려'라는 프로그램이 만들어진다고 했을 때, 그를 다시 보게 된 것은 기뻤지만 과연 좋은 결..
결국 김경호가 단 2회만에 사고를 치고 말았습니다. 첫번째 경연에서는 살짝 발을 담근 것만으로 4위를 차지하더니, 두번째 경연에서는 더 이상 참지 못하고 자신의 모든 것을 쏟아부으며 1위의 기염을 토했군요. 오랫동안 '나가수' 출연을 염원해 왔던 김경호로서는, 처음부터 자신의 모든 기량을 쏟아 부어도 될지 걱정스러웠을 것입니다. 초반에 자신의 모든 것을 다 보여주게 되면, 그 이후에는 내면에 잠재된 것을 비틀어 짜내는 수밖에 다른 도리가 없으니까요. 쥐어짜는 고통이란 그야말로 겪어 본 사람만 알 수 있는 법이죠. 하지만 '나는 가수다'는 아무리 릴랙스하고 싶어도 절대 그럴 수 없는 분위기입니다. 가수들 개개인도 그렇겠지만, 프로그램 자체가 시작할 때부터 존폐의 위기를 겪으며 절박하게 살아남아 왔기 때문입..
로커 김경호가 섭외만 들어오면 언제든지 '나는 가수다'에 출연할 의사가 있노라고 밝힌지는 이미 오래 되었습니다. 바로 '위대한 탄생' 시즌1의 파이널 무대에서였지요. 백청강의 롤모델로서 그 자리에 참가했던 김경호는 그야말로 소름끼치는 가창력으로 좌중을 압도했습니다. 솔직히 김경호 덕분에 그 자리에 모였던 모든 참가자들은 프로와 아마추어의 경계를 절절히 실감하며 주저앉았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섬세한 감성의 전달을 중요시하는 발라드 장르보다, 역동적인 몸의 움직임을 중요시하는 댄스 장르보다, 그들이 선택한 록 장르에서는 폭발적인 성량과 가창력 위주로 판단할 수밖에 없었기에 그 차이가 더욱 극명히 드러났습니다. 아무리 잘 봐주려고 해도 타고난 목소리와 매력 외에 가창력 면에서는 높이 평가하기 어려웠던 셰..
'나는 가수다'의 신정수 PD가 인순이의 하차를 극구 만류하고 있다는 소식을 접하니 문득 울컥하는 심정을 참을 수가 없습니다. 2008년 소득분에 관한 인순이의 세금탈루가 9억원 가량 인정되어 추가 납부했던 사실이 최근 불거져 나왔는데, 무슨 이유로 3년 전의 일이 새삼스레 이슈가 되었는지, 무엇보다 그 알 수 없는 뒷배경이 찜찜하여 별 관심을 두지 않고 있었습니다. 인순이 측에서는 무지로 인한 실수일 뿐 의도적으로 누락시킨 것은 아니라 주장하고 있지만 그 진실은 모를 일이지요. 그녀가 연예인 생활을 1~2년 한 것도 아니고 '무지'했다는 말에 별로 신뢰가 가지 않는 것도 사실이지만, 탈세든 뭐든 부정비리를 캐내기 위해 작정하고 털면 그만큼 먼지 안 나는 연예인은 누가 있을까 싶기도 하고... 생각할수록..
오디션 프로그램이 시작될 무렵에는 아직 참가자들에 대한 정보가 충분치 않기 때문에, 시청자들의 관심은 거의 심사위원들에게로 쏠리기 마련입니다. '위대한 탄생2' 역시 마찬가지였습니다. 한동안 TV에서 쉽게 볼 수 없었던 전설적 뮤지션들의 모습을 볼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일단 시청할만한 가치는 충분하다는 생각마저 들 정도였지요. 이선희, 이승환, 윤상, 윤일상, 박정현... 그 누구 하나 관심과 호기심을 끌지 않는 이름은 없었습니다. 이들 중 유일하게 박정현은 최근 '나는 가수다'를 통해서 익숙해진 얼굴입니다. 하지만 가수가 아닌 멘토로서의 그녀가 어떤 모습을 보여줄 것인지는 여전한 의문이었지요. 그런데 첫방송을 시청하고 나니, 아직도 박정현의 행운이 끝나지 않았음을 느낄 수가 있었습니다. '나가수'에서 ..
고영욱이 언제부턴가 폭로의 아이콘이 된 것은 하루이틀의 이야기가 아니지요. 오래 방송을 쉬다가 복귀하면서 고영욱이 선택한 작전(?)이 바로 동료 연예인들의 과거사를 폭로하는 거였으니까요. 하긴 연예인으로서 어떻게든 대중의 시선을 끌기는 해야겠는데, 노래도 랩도 비주얼도 연기도, 그 무엇 하나 특출한 면이 없고 평범한 수준이니 궁여지책으로 그랬겠지요. 하지만 너무 대놓고, 이를 악물고 작정한 게 너무 티가 날 정도로 독하게 폭로하는 모습은 보기에도 참 난감했습니다. 폭로의 대상이 된 연예인들이 한창 잘나가는 사람들이면 좀 나았을 텐데, 거의 대부분이 활동을 접고 있는 과거의 스타였기에 더욱 민망했습니다. 그렇게까지 하면서 방송 활동을 재개하려고 발버둥치는 고영욱도 딱하고, 꼼짝없이 집에 앉아서 그 폭로의 ..
상처를 치유한다는 독특한 주제로 시작한 예능 '힐링캠프, 기쁘지 아니한가'는 말하자면 '무릎팍 도사'의 SBS 버젼이라 하면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그런데 과연 상처를 치유하는 프로그램이 맞는 건지는 좀 의문이 듭니다. '무릎팍 도사'는 초창기에 참으로 속시원한 토크를 벌였을 뿐 아니라, 결과적으로는 그런 진솔한 대화가 많은 순기능을 지녔음을 증명했었지요. 논란이 많았던 연예인이 게스트로 출연해 모든 이야기를 속시원히 털어놓음으로써 그간의 오해를 풀고 이미지를 쇄신할 수 있었기 때문입니다. 그 혜택을 누린 대표적 인물로는 국내 최다 안티팬을 보유하고 있던 문희준을 예로 들 수 있겠군요. 그런데 '힐링캠프'의 출연자들에게서는 아직까지 그런 경우를 본 적이 없습니다. 특히 초대 게스트인 김영철 편에서는 거의..
어쩌면 '1박2일' 하차 선언은 강호동의 방송 인생에 있어 회복하기 어려운 치명타가 될지도 모르겠습니다. '시청자투어 제3탄 대비캠프'는 의도한 것인지 우연히 그렇게 된 것인지 모르나, 시종일관 강호동을 사정없이 궁지에 몰아넣고 있었습니다. 객원 MC로 초빙되어 온 성시경이 은근히 깐족거리는 말들도, 예전 같으면 각자의 캐릭터상 조금도 이상할 게 없었지만 강호동이 하차 선언을 한 지금에 와서는 한 마디 한 마디가 모두 의미심장하게 들렸었지요. 5년간 함께해 온 동료 멤버들의 태도도 어쩐지 시큰둥한 듯, 강호동의 멘트나 행동에 예전처럼 적극적으로 호응하지 않는 것도 같았습니다. 하지만 그런 막연한 느낌들은 확신할 수 없는 것이었던 데 반해, 시청자투어에 함께할 시청자들과의 통화는 강호동을 후려치는 결정타였..
새로 합류한 3명의 가수와 더불어, 한층 새로운 분위기의 '나가수'가 시작되었습니다. 명예 졸업자인 박정현, 김범수의 듀엣 무대를 보니 왠지 감개가 무량하더군요. 그런데 '사랑보다 깊은 상처'는 언젠가 중간평가 무대에서도 선보인 적이 있었던 만큼, 이번에는 다른 노래를 선택하는 게 좋지 않았을까 싶은 생각도 들었습니다. 이 노래는 너무나 임재범의 목소리로 귀에 익은 거라서, 김범수가 아무리 노래를 잘 해도 그만큼의 소울이 느껴지진 않더라고요..;; 8월 21일자로 방송된 '나가수'의 순위는 위의 도표와 같습니다. 이번에는 청중평가단의 선택이 유난히도 흥미롭게 느껴지는군요. 당연하다 싶게 수긍이 가는 부분도 있고, 굉장히 뜻밖이라 여겨지는 면도 있습니다. 그런데 그 의외성도 한 가지 방향이 아니라, 어떤 ..
처음부터 '나는 가수다'의 짝퉁이라는 비난 속에 '불명예스럽게' 시작했지만, 이제 '불후의 명곡2'는 그럭저럭 자리를 잡아가는 듯 합니다. 처음에는 '나가수'와 너무 비슷해서 보기가 민망할 지경이었지만, 이제는 나름대로의 특징을 잘 살리고 있어요. 가장 좋았던 부분은 임태경, 이혁 등의 가수를 재조명할 수 있게 해 주었던 '남성 보컬 특집'이었습니다. 그리고 아이돌 가수들이 '전설'의 노래로 본격 경합을 벌이기 전에, 절친한 선배 연예인을 초대해서 아주 특별한 무대를 꾸미는 1차 경합도 매우 좋다고 생각합니다. 덕분에 많은 그리운 얼굴들을 볼 수 있으니까요. 하지만 아무리 그래도 잃지 말아야 할 '본분'이 있습니다. '불명2'가 '정체성'을 유지하기 위해서 '꼭 지켜야 할 것'을 '꼭 한 가지'만 꼽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