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록나 혼자 산다 (4)
빛무리의 유리벽 열기
어쩌면 나의 착각일 수도 있다. 김부선은 그저 자신의 평소 성격대로 하고 싶은 말을 솔직하게 내뱉었을 뿐, 대중의 공감이나 응원 따위에는 별 관심이 없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난방 열사'라는 별명을 얻기까지 그녀에게 쏟아진 대중의 열광적 응원에 과연 그녀는 초연할 수 있었을까? 아파트 난방 비리를 척결하기 위한 그녀의 외롭고 힘겨운 투쟁이 세간에 알려지면서, 김부선은 순식간에 영웅으로 떠올랐다. 솔직히 그 이전까지 대중의 뇌리에 각인된 여배우 김부선의 이미지는 별로 긍정적인 것이 아니었지만, 억울한 서민의 고통을 조금이나마 해결하기 위해 용감하게 총대를 메고 앞장선 그녀의 모습은 진짜 멋있었다. 투쟁의 결과는 좋지 못했다. 경찰은 난방비 0원을 부과받은 입주민들이 열량계를 조작했다는 의혹을 인정할만한 ..
슈퍼스타K6 : "후회없이 사랑했노라 말해요~" 요즘 Mnet에서 한창 방송중인 슈퍼스타K6, 지난 시즌5의 처참한 실패를 반면교사로 삼아, 자극적 편집을 자제하고 출연자들의 음악성을 최대한 돋보이게 하려는 노력이 눈에 보인다. 지난 시즌에 비해 출중한 실력자들이 많아 보이기도 한다. 벗님들의 '당신만이'를 비롯하여 출연자들의 미션곡이 큰 인기를 끌며 이슈가 되기도 한다. 그럼에도 오디션 예능이 '지는 해'라는 사실은 부인할 수 없을 듯, 예전만큼의 큰 울림을 느끼기 어렵다는 사실은 한편 서글프기도 하다. 그런데 곽진언과 김필이 라이벌 미션에서 '걱정말아요 그대'를 부를 때 "후회없이 사랑했노라 말해요~" 이 부분에서 오랜만에 전율이 느껴졌다. 또한 출연자들이 멋진 음악을 들려줄 때, 그들을 바라보는 심..
사람마다 살아가는 모습은 물론 다양하지만,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가족 공동체의 테두리 안에 사는 사람들보다 혼자 사는 '1인 가구'의 생활 양상이 가장 다양하지 않을까 싶다. 누군가와 함께 하는 삶에는 타인과의 조율이 필수이기 때문에, 서로 맞춰가는 과정 속에서 조금씩 각자의 개성이 누그러지며 일반적이고 보편적인 삶에 가까워지기 때문이다. 하지만 싱글 라이프에는 그런 제약이 없다. 아침부터 밤까지 모든 일상을 본인의 통제하에 둘 수 있는 것이다. 따라서 인간이 저마다 갖고 있는 독특한 성향은 혼자 살 때에 가장 극명히 드러날 것이다. 직업적인 부분을 제외한다면, 혼자 사는 사람은 자신에게 주어진 모든 시간과 환경을 자기가 원하는 대로 운용하며 하고 싶은 일만을 할 테니까 말이다. '나 혼자 산다'라는 예능..
조관웅(이성재)은 '구가의 서'에서 유일하고 절대적인 악역입니다. 그와 손잡고 악한 일을 꾸미는 기타 등등의 작은 악역들이 있긴 하지만 존재감이 미약해서 거의 눈에 띄지도 않죠. 그런데 드라마 자체가 지나칠 만큼 선악의 구분을 뚜렷이 정해 놓은 탓에, 가만히 살펴보면 캐릭터들이 촌스럽기 이를 데 없네요. 그 옛날 콩쥐팥쥐 식으로 착한 애 못된 애가 처음부터 구분되어 있으며, 아무 이유도 없이 착한 애는 원래 착한 애고 못된 애는 원래 못된 앱니다. 더불어 권선징악의 메시지도 거의 동화 수준으로 명백하게 제시되고 있지요. 그러나 과도한 명확함에서 비롯되는 이 촌스러움이 나쁘지는 않습니다. 현실적 리얼리티를 살린답시고 선악의 구분을 모호하게 해놓은 캐릭터들은 보면 볼수록 머리가 아파지거든요. 그런 인물들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