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빛무리의 유리벽 열기
여행을 하다 보면 일상 속에서는 쉽게 드러나지 않던 사람들의 또 다른 모습이 드러난다. 때로는 그 모습이 서로를 힘들게도 하지만, 어쩌면 숨겨진 모습들을 발견하는 것이야말로 여행의 진짜 재미가 아닐까? '응답하라 1994' 멤버들이 다시 뭉쳐 떠난 여행 '꽃보다 청춘' 라오스 제1편에서 가장 먼저 포텐을 터뜨린 사람은 배우 유연석이었다. 이 남자는 참 알면 알수록 스펙터클하고 어메이징한 매력이 있다. 누구보다도 매끄럽고 세련된 서울 남자의 이미지를 갖고 있는 그가 사실은 무뚝뚝한 상남자의 본고장인 경상도 출신이라는 사실로 놀라움을 주더니만, 이번에는 다정한 어미새처럼 친구와 동생을 살뜰히 챙기는 모습으로 또 한 번의 신선한 충격을 준다. tvN 채널 광고를 찍는 줄만 알고 모였던 유연석, 손호준, 바로(..
사람은 누구나 다르다. 100명이면 100명 제각각 모두 다르다. 같은 것을 보고도 저마다 생각이 다르며, 같은 상황에 처했어도 저마다의 느낌과 대처 방식이 다르다. 그러므로 힘든 상황이나 특수 상황에 처했을 때 해당 인원 모두가 긍정적인 반응을 보이는 것은 기대할 수도 없고 그래서도 안 될 일이다. 더욱이 TV 프로그램에는 필히 '갈등 유발자'가 있어야만 그 재미가 배가된다. 여행 예능의 귀재 나영석 PD가 '꽃보다...' 시리즈를 기획하며 가장 심혈을 기울인 부분도 사실은 '갈등 유발자'의 존재 설정이었다. 그는 분명 갈등을 일으키는 존재이지만 결코 미워할 수 없는 사랑스러움을 지니고 있어야 했다. '꽃보다 할배'에서는 백일섭, '꽃보다 누나'에서는 윤여정, 그리고 이제 '꽃보다 청춘'에서는 윤상이 ..
'꽃할배'와 '꽃누나'는 확실히 달랐다. '꽃보다 할배'를 지배하는 분위기가 편안함과 유쾌함이었다면, '꽃보다 누나'를 바라보는 마음에는 시종일관 묘한 애틋함이 감돌았다. 평균 연령으로 따지면 '꽃누나'가 '꽃할배'보다 훨씬 젊으니 더 밝고 통통 튀는 분위기가 있을 것도 같았지만, 현실은 전혀 그렇지 않았다. 어느 덧 지나 온 인생을 차분히 관망하는 경지에 접어든 '꽃할배'들의 자세에서는 여유로움이 묻어났지만, 아직 치열한 삶의 중심부 어딘가를 지나고 있는 40대 중년 여배우들의 자세는 적잖이 불안해 보였다. 다시 청춘으로 돌아간다면 어떻게 살고 싶은가를 묻는 질문에 윤여정과 김희애는 단호히 "돌아가고 싶지 않다"고 대답했는데 67세 윤여정의 답변은 진심에서 우러나온 것 같았지만, 47세 김희애의 답변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