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빛무리의 유리벽 열기
'역적'의 후속작으로 방송 예정인 드라마 '파수꾼'에 처음 관심을 갖게 된 것은 배우 신동욱 때문이었다. '복면가왕'을 시청하던 중 뜻밖에도 가면 뒤에서 모습을 드러낸 신동욱의 존재가 퍽이나 반갑게 느껴졌던 것이다. 한창 좋았던 시절에 CRPS(복합부위 통증 증후군)라는 희귀병에 걸려 혹독한 아픔과 싸우며 무려 7년 동안이나 공백기를 가져야만 했던 그의 얄궂은 운명은 참으로 가슴저린 것이었는데, 그래도 많이 나아져서 다시 활동할 수 있게 되었다니 정말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더불어 신동욱은 '복면가왕' 인터뷰에서 자신의 복귀작인 드라마 '파수꾼'을 간단히 언급하며, 많은 관심과 사랑 부탁드린다는 인사를 했다. 그 때 짧게 자료 화면이 나왔는데, 검은 사제복을 입고 천천히 화면을 가로질러 걸어가는 신동..
솔직히 '오 나의 귀신님'의 초반 설정은 썩 마음에 들지 않았다. 제대로 된 연애조차 못 해보고 억울한 죽음을 맞이한 처녀귀신 신순애(김슬기)가 '처녀의 한'을 풀지 못해 이승을 떠돌고 있다는 설정부터가 황당했다. 따지고 보면 젊은 나이에 죽음을 맞이한 사람들 중에는 그런 경우가 적지 않을 터인데, 처녀(또는 총각)의 한 때문에 편안히 하늘로 돌아가지도 못한다는 것은 매우 편협하고 모욕적인 발상이라 여겨졌다. 더욱이 이승을 떠돈지 3년이 되도록 그 한을 풀지 못하면 악귀가 되어 영원히 인간 세상에 해악을 끼치는 존재로 남게 된다니, 어찌 인간이 그토록이나 성(性)에만 얽매이고 종속된 존재일 수 있겠는가? 그럼에도 불구하고 시청을 포기하지 않은 것은 박보영의 사랑스럽고도 능청스런 연기에 반했기 때문이다. ..
드라마 '연애의 발견'이 전파를 타기 시작한 이후 가장 뜨거운 화제를 일으킨 것은 여주인공 한여름(정유미)의 러블리한 매력이었다. 살아있는 아기 토끼를 소품처럼 함부로 다루는 바람에 동물 학대 논란도 제법 일었으나, 소수의 애묘인들을 제외하면 그 부분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아주 컸다고는 보기 어렵다. '연애의 발견'이라는 키워드에 연관된 대부분의 기사들은 여주인공 한여름의 캐릭터가 얼마나 사랑스러운지, 그것을 표현하는 배우 정유미의 연기가 얼마나 훌륭한지를 말하고 있었다. 그런데 나는 초반부터 한여름이라는 여자의 캐릭터가 전혀 사랑스럽게 느껴지지 않았다. 마치 실제인 듯 자연스럽고 편안해 보이는 정유미의 연기는 칭찬할만했으나, 캐릭터 한여름에게는 도대체 무슨 장점이 있다는 것인지 알 수가 없었다. 남주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