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빛무리의 유리벽 열기
1968년, 라디오드라마로 제작된 '저 눈밭에 사슴이'는 현재까지도 명성을 떨치고 있는 김수현 작가의 데뷔작이었습니다. 그 무렵 플레어스커트를 입고 청순한 매력을 발산하며 제주여고에 재학중이던 한 명의 섬소녀는 라디오에서 흘러나오는 드라마의 매력에 흠뻑 빠져들어 "꼭 배우가 되고 말겠다" 는 야무진 결심을 굳히게 되지요. 그 소녀는 훗날 여배우가 되어 연기대상 트로피를 5회나 차지하며 최다 수상 기록을 세우고, 방송 3사의 그랜드슬램까지 달성하는 한국 최초의 연기자가 됩니다. 바로 최근 2주 동안 '힐링캠프'의 주인공이었던 고두심의 이야기예요. 속속들이 따지고 보면 누구의 삶이건 특별하지 않은 인생이 있을까마는, 고두심의 인생은 더욱 평범한 것과는 거리가 멀었던 듯 느껴졌습니다. 머나먼 남단의 섬 제주도..
'나는 가수다'에서 5개월간의 치열한 생존경쟁 끝에 살아남은 3팀에게는 그 이름만으로도 명예로운 '명예 졸업'이 예정되어 있었지요. 그러나 뜻밖에도 YB가 최종 경연에서 탈락함으로써, 명예 졸업은 박정현과 김범수 두 사람으로 줄어들었습니다. 이에 많은 사람들이 충격을 받았고 보컬 윤도현도 적잖은 아쉬움을 표현했습니다. 기왕 여기까지 왔는데 명예의 전당에 나란히 이름을 올리지 못하고 마지막 순간에 탈락하고 말았으니, 왠지 유종의 미를 거두지 못한 것 같은 생각에 아쉬움이 더욱 클 수밖에 없었겠지요. 하지만 저는 YB의 탈락이 무척이나 아름답게 느껴졌습니다. 일부러 의도한 것은 아니었더라도, 결과적으로는 타인을 위한 숭고한 희생으로 마무리한 셈이 되었기 때문입니다. 이번에 3팀이 함께 명예 졸업을 했다면, ..
1차 경연에서 당당 1위를 차지했던 BMK의 탈락은 꽤 큰 충격이었습니다. 아무리 전체적으로 박빙의 승부였다 하더라도 설마 1위였던 사람이 탈락하게 될 거라고는 전혀 생각 못했으니까요. 결과가 이렇게 된 것을 보면 2차 경연의 득표수는 1차 경연 때와 달리 가수들마다 상당히 큰 편차가 났다는 이야기가 되겠군요. 즉 2차 경연에서는 BMK가 엄청난 차이로 꼴찌 중의 꼴찌를 했다는 이야기인데, 저는 이번 2차 경연도 1차 경연과 마찬가지로 박빙일 거라 생각했기 때문에 정말 의외였습니다. 제작진이 구체적인 득표수를 공개하지 않는다면, 확신할 수는 없지만 속으로 의구심을 품는 시청자가 적지 않을 거라고 예상됩니다. 하지만 아무리 말 못할 사정들이 난무하는 곳이라 해도 설마 득표수를 조작하지는 않았을 거라고 믿어..
이제 '나는 가수다'를 볼 일이 없을 거라고까지 생각했었는데, 지난 번 '놀러와'에 출연했던 조관우의 입담과 노래 실력에 새삼스레 반한 나머지 다시 보고 말았습니다. 그런데 결국은 또 상처만 남았군요..;; 첫 출연에 꼴찌라는 수모를 겪을 뮤지션은 결코 아니건만 결과가 이렇게 된 것은, 제가 보기엔 선곡이 좀 실수가 아니었나 싶어요. 원미연의 '이별여행'은 조관우의 팔세토 창법에 그리 썩 잘 어울리는 노래가 아니었다는 생각입니다. 멋있긴 했지만, 큰 감동은 오지 않았어요. 본인이 꼭 불러보고 싶었던 노래라고 하지만, 하고 싶은 것을 했을 때 반드시 결과가 좋은 것은 아니지요. 말하자면 첫 출연에 과한 모험을 한 게 아니었나 싶습니다. 키를 변경하지 않고 여성 소프라노의 음역대를 그대로 소화하는 조관우의 ..
피겨퀸 김연아가 자신의 이름을 걸고 시작하는 예능 '키스앤크라이'가 2회까지의 방송을 마쳤지만, 시청률에서 경쟁 프로그램 '나는 가수다'와 '1박2일'에 확연히 뒤처지며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습니다. '나가수'에서는 최고 가창력의 프로 가수들이 매주 목숨 걸고 노래하며 피말리는 경연을 벌이는 중인데, '키앤크'에서는 초짜 중의 초짜들이 어설프기 짝이 없는 피겨 연기를 선보이고 있으니, 언뜻 생각해도 많이 불리하지요. 게다가 '키앤크'의 연예인 출연자들에게 반드시 피겨를 배워야 할만한 절박한 사정이 있거나 감동적 스토리가 있는 것도 아닙니다. 그저 "새로운 도전을 한 번 해보고 싶었어요" 이게 전부이니, 자기 본업의 명예를 걸고 '나가수'에 임하는 가수들의 절박한 자세에 비하면 참 많이 싱거울 수밖에 없습..
"그렇지만 나는 제 자리로 오지 못했어..." 당신 노래 '비상'의 가사 한 구절이 오늘은 내 가슴에 못 견디도록 날카롭게 박혀드는데 당신은 그렇게 제 자리로 오지 못하고 돌아오겠다는 약속 한 마디 전하지 못하고 속절없이 떠나가는지 걷기조차 쉽지 않은 아픈 몸을 이끌고 그렇게 모습을 보여 준 당신이 참 고맙고 반가웠지 노래를 들을 수 없어도 괜찮았어 이 때만 해도 당신은 떠난다고 하지 않았는데 몸이 아파서 잠깐 쉬겠다고만 했었는데 분명 이것이 당신의 진심이었는데 왜 떠나야만 했을까 누가 당신을 떠나가게 했을까 도착하자마자 후배들을 다독이는 당신의 모습은 연약한 새끼들을 챙기는 호랑이 아빠... 당신 곁에 있으면 모두들 아이가 되어 버리는 것 같아 이런 당신을 누군가는 물어뜯지 못해서 하필 여자인 이소라에..
이번 주에도 역시 '나는 가수다'에서 최고의 화제를 불러일으킨 사람은 임재범이었습니다. 저의 감상을 말해 본다면, 윤복희의 오리지날 버젼 '여러분'이 좀 박애주의적인 느낌을 준 데 비해, 임재범에 의해 재해석된 '여러분'에서는 단 한 사람의 친구를 간절히 원하는 극도의 외로움이 더욱 깊이 전해졌습니다. 깊은 속마음까지 모두 털어놓을 수 있는 한 명의 친구가 너무도 그립기 때문에, 자기가 먼저 나서서 너에게 그런 친구가 되어주겠다고 말하는, 그런 느낌이었습니다. 준 것만큼 보답이 돌아올지 어떨지 보장은 없지만, 아무와도 마음을 나누지 않는 것보다는 받지 못하더라도 주는 것만으로 행복할 수 있으니까요. 특히 '야수가 부르는 처절한 희망의 찬가'라고 한 자문위원 남태정 PD의 표현은 아주 적절하게 느껴졌습니다..
'나는 가수다' 제2기가 출범한 후 첫번째 탈락자가 나왔습니다. 그러고 보면 김연우는 '나가수' 전체를 통틀어 가장 억울한 사람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싶군요. 김건모의 재도전 당시에는 함께 참여하지도 않았으면서 애꿎게 그 파문에 덩달아 휩쓸려, 기껏 방송국까지 출연하러 갔건만 대기실에서 손발만 화면에 비춰주고 되돌아가야 했습니다. (MC 이소라의 언급에 의하면 '두 번' 되돌아 갔었다지요) 본인의 잘못은 조금도 없이 괜히 민망하고 뻘쭘한 상황을 두 번이나 겪어야 했으니, 김연우의 '나가수' 합류는 처음부터 뭔가 삐걱거리는 느낌이 있었습니다. 그런 과정을 거쳐 어렵게 도전이 시작되었으나, 가창력 면에서는 다른 가수들에게 전혀 밀리지 않는데도 불구하고, 창법과 스타일이 '나가수' 프로그램과 잘 맞지 않는..
시작하고부터 지금까지 한 번도 본 적이 없던 '우리들의 일밤 제2부-신입사원'을 보았습니다. 오직 '나는 가수다' 출연진들에 대한 인터뷰가 들어가 있다는 이유 하나 때문이었습니다. 별 중요한 내용이 없을 것임은 예상하고 있었지만, 그래도 그 귀한 가수들이 아주 조금이나마 새로운 모습을 보여주었다면 놓치고 싶지 않았거든요. 그런데 '나가수' 인터뷰가 거의 마지막 코너라서, 그냥 내친김에 '신입사원'을 끝까지 보았습니다. '신입사원'은 분명 아나운서를 뽑는 프로그램이 아닌가요? 서바이벌의 결과는 너무도 뜻밖이었습니다. 명백히 아나운서적인 재능을 더 많이 보여준 팀이 패배하고, 오히려 개그맨 같은 끼를 보여준 팀이 승리했으니 말입니다. 물론 꾸준히 '신입사원'을 시청하지 않고 달랑 한 주 분량만 보았기 때문에..
신정수 PD 주관하에 새로 시작된 '나는 가수다'의 두번째 경연은 안타깝게도 단숨에 방송되지 못하고 2주 분량으로 편집되었습니다. 이미 그 결과의 상당 부분이 스포일러로 떠돌더니, 급기야 오늘 16일로 예정되어 있던 녹화가 취소되는 사태까지 발생했기 때문인 것으로 추측됩니다. 경연이 시작되고 한창 몰입해 보려는데, 첫번째 순서였던 BMK의 노래까지만 방송되고 나머지는 모두 다음 주로 연기되니 그 허무함이란 생각보다 훨씬 큰 것이었습니다. 특히 이번 경연에는 기대되는 무대가 아주 많았기에 아쉬움이 더욱 컸습니다. 앞으로는 한 번에 몰아서 볼 수 있도록 스포일러 방지 대책이 철저히 실행되었으면 합니다. 이렇게 중간에 뚝 끊었다가 일주일이나 지나서 이어 보게 되면 아무래도 몰입도가 현저히 떨어지거든요. 지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