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빛무리의 유리벽 열기
한동안 '안녕하세요'를 시청 안 하고 있었는데, 냄새를 못 맡는 사람이 등장했다기에 문득 호기심이 생겨서 보게 되었다. 왜냐하면 나도 최근 5~6년간 후각을 잃은 상태로 지내고 있기 때문이다. 그 중간에 한 달 정도 살짝 후각이 돌아왔던 적은 있지만 금세 날아가 버렸다. 어릴 적부터 나를 괴롭혀 온 극심한 알레르기성 비염과 축농증은 결국 비강 내부에 포도송이처럼 주렁주렁 열리는 물혹을 발생시켰고, 후각을 느끼는 위치는 비강의 가장 안쪽에 위치하기 때문에 물혹이 가로막고 있는 상태에서는 냄새를 맡을 수 없는 것이 당연한 일이었다. 전신마취로 물혹 제거 수술까지 받았으나 머지않아 다시 재발했고, 그 후로는 벅찬 수술을 통해 무리하게 완전 제거를 시도하기 보다는 국소적으로 떼어내며 점진적으로 체질을 바꾸어 물..
언제나 블로그에 TV 관련 리뷰만 올리는 저이지만, 오늘은 모처럼 개인적인 이야기를 해 보려 합니다. 남들에게야 별 것 아니겠지만 저에게는 너무도 신기한 체험(?)이어서 말이죠. 아직 완전히 해결된 것이 아닌데도, 일단 기분은 무척이나 좋습니다. 세상이 달라 보인다고나 할까요? 아시는 분들은 아시겠지만, 저는 호흡기 알레르기가 매우 심한 편입니다. 특히 알레르기성 비염 때문에 어려서부터 평생토록 고생을 해 왔지요. 특히 환절기가 되면 더욱 심했습니다. 몇 년 전부터는 그 알레르기가 목으로 내려가서 천식 증상까지 나타났습니다. 불편한 것은 이루 말할 수 없지만, 여지껏 그렇게 살아왔으니 뭐 이게 내 팔자인가보다 생각했습니다. 만날 목소리는 코먹은 소리에, 툭하면 캑캑대고 기침을 하니까, 제가 주위에서 늘상..
처음 시작할 때만 해도 통속과 막장 논란은 있었으나 선과 악이 뚜렷이 구별되는 것은 아니었습니다. 물론 시대적 배경을 핑계삼아 구일중과 그의 어머니 홍여사를 선역으로 만들고, 서인숙과 한승재를 악역으로 몰아가려는 낌새가 있기는 했지요. 하지만 그때만 해도 서인숙과 한승재가 용서받지 못할 죄악을 저지르기 전이었으므로 양쪽의 균형추는 엇비슷했습니다. 비 오던 밤, 홍여사를 죽음으로 몰아가면서 그들은 본격적인 악역의 궤도에 들어섰습니다. 어린 김탁구를 원양어선에 팔아 넘기려 하고, 신유경의 아버지를 사주해 탁구 엄마 김미순에게 치욕적인 위해를 가하려 했던 점 등등, 서인숙과 한승재가 행하는 죄악들은 가히 인면수심이라 할만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직도 약간의 균형은 존재하고 있었습니다. 바로 구마준이 그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