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록홍콩 (2)
빛무리의 유리벽 열기
옵션을 선택하지 않고 하루종일 자유 여행으로 계획한 셋째날은 우리끼리 마카오에 들어가기로 했다. 비싼 옵션 비용을 내고 허겁지겁 가이드 꽁무니나 쫓아다니는 것보다는 훨씬 저렴하면서도 의미있고 즐거운 여행이 될 것이라 믿었다. 감기 증세를 보이기 시작한 남편의 컨디션 난조가 염려스러웠지만, 그렇다고 천금같은 시간을 호텔방에 주저앉아 쉬면서 보낼 수는 없는 일이었다. 간단한 호텔 조식을 마치고 무작정 다시 지하철역으로 나선 우리는 (다행히 호텔은 지하철역에서 매우 가까운 곳에 있었다) 둘 다 어리버리한데 다행히도 거의 헤매지 않고 무사히 마카오 행 페리를 타는 데 성공했다. 배 안에 좌석이 정해져 있는 것을 모르고 아무데나 앉았다가 쫓겨나서 머리를 긁적이며 간신히 제 자리를 찾아가긴 했지만. 약 한 시간쯤 ..
홍콩 마카오로 여행을 다녀온지가 벌써 일주일이 넘었건만, 공기 나쁘고 일교차 심한 그 곳의 후유증 때문에 아직도 맥을 못 추는 중이다. 사실 여행 전부터도 홍콩의 공기 오염도가 세계 최악의 수준이라는 정보를 입수하고는 꽤나 염려를 했었다. 어려서부터 호흡기의 알레르기성 염증이 극심했고, 어른이 된 후 만성화된 비염과 기관지염은 천식으로 발전했으며, 지독한 부비동염으로 전신마취 수술까지 받은 후에도 언감생심 완치는 꿈도 못 꾸고 있는 나 같은 사람의 입장에서는 걱정되지 않을 수가 없는 일이었다. 뚜껑 없는 2층 버스를 타고 터널을 통과하면 얼굴에서 검댕이 묻어난다는 어느 블로거의 홍콩 여행기를 읽고 나는 질겁을 했다. 그래도 불과 3박 4일인데 설마 별 일이야 있겠는가 하는 생각으로 여행을 떠났는데, 얄궂..