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빛무리의 유리벽 열기
다음 주 종영을 앞둔 드라마 '싸인'은 몇 가지 아쉬운 점이 있기는 했으나 대체적으로는 좋은 평가를 받은 수작으로 기억될 것 같습니다. 신선한 소재와 잘 짜여진 구성, 배우들의 훌륭한 연기가 잘 어우러져서 긴장을 풀거나 지루할 틈 없이 계속 몰입할 수 있는, 흥미로운 작품을 만들어냈습니다. 그러나 연기자 박신양에게는 별로 흡족하지 않은, 아니 어쩌면 오히려 아픈 기억의 출연작으로 남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박신양의 에너지가 최고조에 달했을 무렵은 '파리의 연인'에서부터 '쩐의 전쟁'까지의 시기로 볼 수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상대역을 맡았던 여배우 김정은과 박진희도 인기를 얻기는 했으나 박신양의 막강한 존재감에 비한다면 미약한 수준이었지요. 한창 물이 올랐던 그 시절에는 "애기야, 가자!"를 비..
요즘 '자이언트'를 시청하면서 제가 가장 주목하고 있는 인물은 정보석이 열연하고 있는 조필연이라는 인물입니다. 이제껏 정보석은 참으로 많은 작품에서 수없이 다양한 역할들을 소화해 왔으나, 이렇게까지 냉혈한 악역을 맡은 것은 처음인 듯 하군요. 바로 전작인 '지붕뚫고 하이킥'에서 어리버리한 순수 중년남 '주얼리 정'을 연기했기 때문인지도 모르지만, 현재 그가 보여주는 조필연의 모습은 더욱 생소하고 무섭게 느껴집니다. 어제까지는 평범한 이웃 아저씨였는데, 알고 보니 악마였다는 식의 소름끼치는 반전이라고나 할까요? 한 사람의 연기자를 통해서 우리는 참 많은 것을 봅니다. 조필연은 권력욕의 화신이며, 이 드라마에서의 절대악입니다. 눈 한 번 깜박이지 않고 무표정한 얼굴로 사람을 쏘아 죽이는 그는, 자기의 심복이..
김C가 하차하고 나서 다시 예전의 6인 체제로 돌아간 '1박2일'은 언뜻 생각하기에 안정적인 구도를 되찾을 것 같았습니다. 하지만 저는 은지원이 OB팀으로 합류한다는 소식을 들었을 때, 이미 불균형을 예감하고 있었지요. 이번 주의 방송을 보니 과연 저의 짐작이 틀리지 않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나이로 봐서는 당연히 은지원이 형님 그룹에 합류할 수밖에 없었지만, 그렇게 왔다갔다 하기에는 은지원의 존재감이 너무 컸던 것입니다. 은지원만 아니었다면 좋았을 텐데, MC몽이나 김종민, 아니면 차라리 이승기가 옮겨가는 편이 안정적 구도에는 더욱 도움이 되었을 것입니다. 왜냐하면 은지원은 이미 YB팀의 명실상부한 대장으로 자리잡고 카리스마를 발휘하던 중이었거든요. 저는 지난 2월 1일자 포스팅에서 '강호동 VS 은..
강화도 교동으로 놀러간 '1박2일'을 보면서 저는 반가움을 느꼈습니다. 왠지 이제서야 본연의 모습으로 돌아온 것 같다고나 할까요? 제가 '1박2일'을 사랑하던 이유는, 그들이 대중의 별인 연예인임을 잘 알면서도 마치 우리와 똑같은 평범한 사람들인 양 느껴지는 정다움 때문이었거든요. 그 누구 못지 않게 잘 나가는 MC이며 가수인 그들이, 당장이라도 손만 내밀면 함께 어울려 놀 수 있는 내 친구들처럼 느껴지는, 그 감미로운 착각이 바로 '1박2일'이라는 프로그램이 우리에게 주는 특징적 선물이라고 저는 생각하거든요. 제2회 시청자투어를 3주 동안 시청하면서 물론 저도 즐거웠습니다만, 기대했던 것에 비해 감동은 크지 않았습니다. 너무 스케일이 방대해서였을까요? '1박2일'만이 가지고 있는 아기자기함은 어디론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