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빛무리의 유리벽 열기
십 수년간 헤어져 양육비는 커녕 연락조차 끊고 살았다 해서 무조건 '버렸다'는 표현을 쓰고 싶지는 않았다. 뭔가 사정이 있었을지도 모르니까, 먹먹한 그리움과 아픔을 간직한 채 그 오랜 세월을 홀로 견디어 왔을지도 모르니까. 하지만 최소한의 인간다운 감정이 남아 있다면, 그토록 아프게 헤어지고 그리워하던 자식이 불의의 사고로 어린 나이에 죽었다는 소식을 접했을 때 "얼른 가서 보상금과 보험금의 절반을 받아 챙겨야겠다!" 이런 생각이 들 리는 만무하다. 현재의 삶이 얼마나 퍽퍽한지는 몰라도, 최소한 인간답게 살고 싶은 마음이 있다면 그런 행동을 할 수는 없다. 비극이 닥쳐오면, 많은 경우 더러운 후폭풍이 불어온다. 부모의 사후에 유산을 놓고 싸움을 벌이다 의절하는 형제가 많다는 것 또한 더러운 후폭풍의 대표..
"정통 정치드라마가 아니라 정치를 소재로 한 멜로드라마에 가까우니, 현실 정치와는 전혀 관계 없는 하나의 드라마로 봐 달라."고 했다는 관계자의 말을 미리 접한 후, '대물' 첫방송을 시청했습니다. 그런데 과연 이것을 멜로드라마라고 불러도 좋을까 싶은 의문이 들더군요. 약간의 멜로가 포함되어 있다고 해도, 드라마 전체를 관통하는 화살표는 다른 곳을 가리키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물론 앞으로의 전개를 두고 봐야 알겠지만, 모든 드라마에서 1회의 중요성이란 무엇과도 비교할 수 없는 것입니다. 1회에서 시청자들의 눈길을 끌 수 있느냐 없느냐에 따라 시청률이 갈리니, 그런 차원에서 보면 1회는 엔딩보다도 훨씬 중요하지요. '대물'은 그렇게 중요한 1회에서 멜로가 아닌 시사적인 면을 확연히 앞으로 내세웠습니다. 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