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빛무리의 유리벽 열기
19일 오후, 인터넷 연예 기사란은 KBS 예능 프로그램 '나를 돌아봐'에 출연 중인 배우 최민수가 담당 PD를 폭행했다는 기사로 도배되었다. '나를 돌아봐' 촬영 중 코엔미디어 소속 외주제작사 PD 중 한 명이 최민수에게 "욕 좀 그만하라"고 말하자, 최민수가 그 PD의 턱을 주먹으로 때렸다는 것이다. 주위에 있던 스태프들이 말리면서 상황은 정리됐지만 해당 PD는 병원 치료까지 받았다고 한다. 일단 보도된 내용이 사실이라면 최민수는 엄중한 책임을 피할 수 없을 것이다. 이유여하를 막론하고 타인의 신체에 물리적 폭력을 행사했다는 것은 변명할 여지 없는 범죄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허위 보도가 아닌 이상 최민수는 해당 프로그램의 하차 및 적절한 처벌을 피할 수 없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런데 아무래도 뭔가 ..
영화 '쎄시봉'이 개봉도 하기 전부터 네티즌 평점테러에 시달리며 난항을 겪었던 이유는 여주인공 민자영의 젊은 시절을 맡은 여배우 한효주의 남동생 때문이었다. 부대 내 가혹 행위로 인해 스스로 목숨을 끊었던 '공군 김일병' 사건은 SBS '그것이 알고 싶다'에서 다루어질 만큼 커다란 사회적 파문을 일으켰는데, 한효주의 남동생이 그 사건의 가해자 중 한 사람으로 지목되었던 것이다. 분노한 네티즌들은 급기야 가해자로 지목된 본인뿐만 아니라 그 가족에게까지 책임을 묻기 시작했다. 누나인 한효주가 유명인으로서 대신 사과하는 태도라도 보여야 하는데 모르쇠로 일관한다는 것이 분노의 이유였다. 긍정적으로 해석하면 사과도 받지 못하고 제대로 보상을 받지도 못한 채 잊혀져가는 한 젊은이의 억울한 죽음이 안타까워 한효주라도..
2주에 걸쳐 방송된 '불후의 명곡2' 전설 조영남 편의 최종 우승은 '내 생애 단 한 번만'을 열창한 알리에게 돌아갔다. '내 생애 단 한 번만'은 칸소네 가수 마시오 라니에리의 'Magia'를 번안한 곡이다. 조영남은 '딜라일라'등의 번안곡들로 많은 사랑을 받았는데 이 노래 역시 발표되자 마자 큰 인기를 끌어 같은 제목의 영화로까지 만들어졌고, 조영남은 인기 여배우 남정임과 더불어 일약 남주인공으로 열연(?)했다고 한다. 알리의 무대가 끝나자 조영남은 "이렇게 좋은 노래를 내가 만들었단 말인가!" 하면서 알리를 칭찬하기보다 자기 자랑을 먼저 했는데, 번안곡을 자기가 만들었다고 으스대면서 민망한 기색조차 없으니 오히려 보는 사람이 민망할 지경이었다. 이어서 조영남은 "내가 알리와 연애를 한다면..." 하..
연예인들의 사건 사고가 끊이지 않는 요즘, 그들에 대한 비난 여론 못지 않게 늘상 대두되는 문제가 바로 '한국에서는 연예인에게 너무 지나친 도덕성을 요구한다'는 것입니다. 하지만 저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습니다. 물론 사실이 아닌 루머 때문에 고통받는 연예인의 입장을 생각하면 근거도 없는 말들을 부풀려서 전파하고 비난하는 일부 언론과 네티즌의 행태는 옳지 않습니다. 그러나 루머가 아닌 사실이라면 비판받는 것이 마땅하며, 제가 보기에는 가혹하기보다 오히려 너그러운 수준이라고 생각되는 부분이 많습니다. 평소 말하고 싶었던 주제인데, 오늘은 간략히 제 의견을 풀어 볼까 합니다. 1. 사람이 먼저인가 예술이 먼저인가? 제가 중학교 1학년 무렵, 김동인 단편집에서 '광염소나타'라는 소설을 읽고 몹시 충격을 받은 적..
컴백 후 각종 예능 프로그램에 출연하고 있는 동방신기의 모습을 '세바퀴'에서도 볼 수 있었습니다. 워낙 고정패널과 출연자가 많은 프로그램이라 개별적인 토크는 거의 들을 수 없었지만, 제게는 매우 인상적인 장면이 있었습니다. '다짜고짜 스피드 퀴즈'에서 유노윤호가 통화 상대자로 원로 여배우인 윤여정을 선택했기 때문입니다. 언뜻 생각하면 전혀 어울리지 않는 친분관계라 순간 깜짝 놀랐습니다. 그런데 생각해 보니 2009년 가을, 두 사람은 같은 드라마에서 만나 굉장히 아름다운 커플(?) 연기를 보여 준 적이 있었더군요. 워낙 시청률이 좋지 않았고, 저도 보다가 중간에 포기했던 드라마인지라 깜박 잊었었는데, 덕분에 생각이 났습니다. '맨땅에 헤딩'은 작품성 면에서 별로 높이 살만한 드라마는 아니었던 것으로 기억..
'놀러와'의 세시봉 특집을 계기로 조영남의 TV 출연이 잦아졌습니다. 얼마 전에는 이경실과 함께 '밤이면 밤마다'에도 나왔었고, '무릎팍 도사' 이장희편에도 특별출연으로 얼굴을 비추더니만, 이제는 예고했던 대로 '무릎팍 도사'의 메인 게스트로 출연했군요. 그럴 수 있다는 것은 조영남의 이미지가 약간이나마 대중적 비호감의 늪에서 탈출하는 데 성공했다는 의미로 볼 수도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그런데 '놀러와'에서도, '밤밤'에서도, '무릎팍'에서도 제가 조영남을 보며 공통적으로 느낀 점은 그의 모습이 행복해보이지 않는다는 것이었습니다. 나이에 비해 동안이라는 말을 자주 듣는 조영남이지만, 제가 보기에는 별로 그렇지도 않았습니다. 그는 무척 많이 늙었고, 굳이 일부러 겸손하려고 할 필요도 없이 작고 초라해 보..
지난 번 '세시봉 친구들' 출연 당시의 방송이 너무도 완벽한 감동과 즐거움을 주었기에, 간절히 다시 보고 싶었던 것도 사실입니다. 그러나 막상 또 다시 접하게 되니 그 때만큼의 신선한 충격을 느낄 수 없었던 것도 사실입니다. 지난 번 '놀러와' 출연 이후 쏟아지는 섭외 요청에 그 어느 때보다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다는 그들의 근황도, 물론 반가운 일이지만 한편으로는 씁쓸했습니다. 그들은 신인가수도 아니고 수십년간 늘 푸른 소나무처럼 변함없이 활동해 온 원로가수들인데, 냄비처럼 끓어오르는 대중의 팬심에 의해 그들이 생활이 좌지우지된다는 현실이 왠지 좀 슬프게 느껴졌달까요. 토크 위주로 꾸며졌던 지난 방송과 달리 '콘서트' 형식을 선택한 이번 방송에서는, 그들이 '세시봉'에서 활동할 당시에 불렀던 올드 팝송..
'놀러와 - 세시봉 친구들'은 음악과 토크가 아름답게 어우러져 감동과 재미를 자아냈던 최고의 방송이었습니다. 나이로는 큰형이지만 철들지 않는 이미지로 인해 동생들의 구박을 받던 조영남은 아슬아슬한 민폐형이면서도 자유로움에 대한 향수를 묘하게 자극하는 면이 있더군요. 송창식도 그에 못지 않게 자유로운 분위기였지만, 조영남이 보다 세속적이라면 송창식은 훨씬 기인적이고 속세를 떠난 신선 같은 느낌이었습니다. 이를테면 언제나 밤 9:30에 점심식사를 하고 새벽 2:00에 저녁식사를 하는 송창식과 40여년을 친구로 지내 온 윤형주에게 어떤 지인은 참으로 대단하다고 감탄했다 합니다. 그리고 63세의 막내 김세환은 시종일관 부드러운 미소로 자리를 편안하게 해 주었지요. 그런데 '세시봉 친구들' 모임을 단순한 음악회처..
2월이 시작되던 첫날, 유재석 김원희의 '놀러와'에는 매우 특별한 손님들이 자리했습니다. 수십년째 라디오의 인기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는 세 명의 '라디오 퀸'... 여성시대'의 양희은, '싱글벙글쇼'의 김혜영, '지금은 라디오 시대'의 최유라였습니다. 양희은씨는 간혹 TV나 공연 등에서도 얼굴을 볼 수 있었지만 김혜영씨와 최유라씨는 목소리만 익숙할 뿐 얼굴은 보기 어려운 연예인들이었지요. 정말 귀한 만남이었습니다. 저도 학창시절에는 라디오를 많이 들었었지요. 시간이 되면 기다렸다는 듯 주파수를 맞추고, 흘러나오는 노래에 맞춰 공부를 하면서도 발가락을 까딱까딱하며 박자를 맞추던 일들이, 이제 저에게는 추억 속으로 사라졌는데 그분들에게는 여전한 현실이더군요. 참으로 신기하고 반가웠습니다. 양희은씨는 지금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