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빛무리의 유리벽 열기
조기 종영 결정의 폐해는 14회에서 여실히 드러났다. 법정 드라마의 핵심이라 할 수 있는 재판 과정이 대폭 축소되면서, 시청자들은 주인공과 함께 승리의 기쁨을 맛보거나 패배의 좌절을 느낄 기회마저 박탈당했다. 그러잖아도 너무 어려운 경제 전문 용어들이 난무해서 이해하기 힘든데, 잔뜩 몰입하고 있다 보면 어느 새 재판은 황당할 만큼 짧게 끝나 버렸다. 그냥 주인공 김석주(김명민)가 몇 마디 하고, 증인 몇 마디 하고, 이에 맞서는 전지원(진이한)이 몇 마디 했을 뿐인데, 화면이 바뀌면 사람들은 그냥 법원 밖으로 걸어나오고 있다. 판결이 내려지는 장면 따위는 과감히 삭제해 버린 것이다. "뭐지? 김명민이 진 거예요?"... "이번에는 이겼나본데?"... 함께 시청하던 우리 부부는 어안이 벙벙한 채 서로 묻고..
한 사람이 배를 타고 강을 건너다가 빈 배가 그의 배와 부딪치면 아무리 성질이 나쁜 사람이라도 그는 화를 내지 않을 것이다 왜냐하면 그 배는 빈 배니까 그러나 배 안에 사람이 있으면 그는 그 사람에게 피하라고 소리칠 것이다. 그래도 듣지 못하면 그는 다시 소리칠 것이고 마침내는 욕을 퍼붓기 시작할 것이다. 이 모든 일은 그 배 안에 누군가 있기 때문에 일어난다. 그러나 그 배가 비어 있다면 그는 소리치지 않을 것이고 화내지 않을 것이다. 곧은 나무는 맨 먼저 잘려지고 맑은 샘물은 맨 먼저 바닥난다. 만일 그대가 자신의 지혜를 내세우고 무지를 부끄러워한다면 자신의 특별함을 드러내고 다른 이들보다 돋보이기를 원한다면 빛이 그대 둘레에 내리비칠 것이다. 마치 그대가 태양과 달을 삼킨 것처럼. 그렇게 되면 그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