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빛무리의 유리벽 열기
처음 등장하던 순간부터 손진영의 앞에 놓인 길은 순탄치 않아 보였습니다. 시원스런 목청은 좋았지만 전혀 다듬어지지 않아 거칠기만 하던 노래 실력이 일단 걸림돌이었지요. 아슬아슬하게 예선을 통과했지만, 아무래도 그쯤에서 멈추게 될 가능성이 높아 보였습니다. 아니나 다를까, 그는 미끄러졌고, 다음 단계에서 또 미끄러졌습니다. 보통은 한 번 미끄러지면 그것으로 뚝 떨어져 끝이 나는데, 손진영은 미끄러질 때마다 김태원이 손을 잡아 끌어올려 주었기에 탈락과 부활을 거듭하는 특이한 이력을 지니게 되었습니다. 그의 스승이 된 김태원은, 진영이가 왜 비장함부터 먼저 배웠는지 그것이 너무 가슴아프다고 말했습니다. 손진영의 거친 노래 속에서 흘러넘치는 처절함을 보고, 김태원은 오래 전의 자기 자신을 느꼈기에 그의 손을 놓..
'위대한 탄생' 12회는 여러가지로 인상적인 방송이었습니다. 멘토 김태원의 인상적인 선택에 대해서 오늘 이미 1회의 포스팅을 했으나, 그것과는 별개로 참가자들에 관한 이야기를 좀 더 하고 싶군요. '위탄'에서는 현재 수만 명의 참가자들 중 드디어 가장 빛나는 20인의 멘토 스쿨 합격생이 가려지는 중입니다. 이제는 새로운 '스타'의 재목들이 거의 확실히 눈에 잡히고 있어요. 지금 말하는 '스타'란 단지 가창력이 뛰어난 뮤지션을 뜻하는 게 아니라, 나이와 외모와 화제성 등 여러가지 면에서 대중적 인기를 끌 수 있는 사람을 뜻합니다. 다음 주에는 또 다른 예비스타들이 쏟아져 나올 것을 충분히 예상할 수 있으나, 일단 12회에서는 제목에서 언급한 두 사람, 황지환과 셰인이 압도적으로 눈길을 끌었습니다. 이 두 ..
오늘 포스팅의 제목을 정할 때 약간의 망설임이 있었습니다. 아무래도 오해의 소지가 다분한 것 같아서 말이지요. 김태원이 제자들을 선택하는 데에도 분명한 기준이 있을 것이며, 그들의 재능을 인정했고 충분한 가능성을 보았기 때문에 선택했을 것입니다. 재능과 실력도 없어 보이는데 단지 불쌍해 보여서 뽑았다는 식으로 제가 생각하는 것은 절대 아닙니다. 그런 오해를 받을 수 있을 것 같아서 망설였지만, 그래도 '측은지심'이라는 단어를 고집한 데는 이유가 있습니다. 제가 드라마 '찬란한 유산'을 보면서 엄청나게 꽂혀버린 단어가 바로 '측은지심(惻隱之心)'입니다. 고은성(한효주)은 자기 혼자 버텨내기도 힘든 상황에 처해 있었지만, 정신을 잃고 길에 쓰러진 장숙자(반효정) 할머니를 보고 차마 그냥 지나치지 못했으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