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빛무리의 유리벽 열기
드디어 열띤 환호 속에 '무한도전'의 네번째 가요제가 열렸다. 예능 프로그램이지만 쟁쟁한 뮤지션들이 참가하여 기존 멤버들과 시너지 효과를 이룸으로써, 단순한 웃음뿐만 아니라 진짜 음악의 감동도 함께 즐길 수 있는 것이 바로 무한도전 가요제의 특징이다. 축제의 분위기가 짙은 만큼 빠른 템포의 신나는 노래들이 주를 이루지만, 서정적이고 실험적인 음악들이 틈틈이 섞여 있어 다채로움을 느끼게 한다. 내가 이번 '자유로 가요제'에서 개인적으로 가장 인상깊게 들었던 노래는 정준하와 김C가 호흡을 맞춘 '병살(병든자와 살찐자)'팀의 '사라질 것들'이었다. 그 몽환적인 분위기와 가사의 내용이 꼭 내 취향에 들어맞았다. 더불어 김C의 음악세계가 얼마나 깊이 있으며 그의 인맥이 얼마나 다양하고도 막강한지를 실감할 수 있었..
김영희 PD의 지휘하에 재정비를 마치고 야심차게 돌아온 '나는 가수다2'에 대하여 원래는 매우 관심과 기대가 컸습니다. 그런데 뚜껑이 열리고 나서 보니 이상하게도 시즌1때와 달리 제 마음을 뒤흔드는 무대가 별로 없더군요. 저는 음악에 대해서 전문적인 비평을 할 수 있는 사람이 아니기에, 한 사람의 평범한 시청자로서 지극히 개인적인 견해만을 밝힐 수 있을 뿐이지만 하여튼 제 느낌은 그랬습니다. 그래서 기대를 걸었던 프로그램임에도 불구하고 이제껏 '이소라의 부재가 아쉽다'는 내용의 리뷰 한 편만을 올렸을 뿐 '나가수2'에 대한 포스팅은 접고 있었지요. 마음에 없는 빈말로 누군가를 칭찬하기도 싫었지만, 그렇다고 내 맘에 안 들었다 해서 열심히 준비한 가수들의 무대를 폄하하기도 싫었거든요. 그런데 시즌1에 비해..
특정 기사에 따르면 원래 '나는 가수다2'의 MC는 가수 이소라로 확정되었으나, 최종적으로 의견 조율을 할 때 김영희 PD와의 견해차를 좁히지 못해서 그만두게 되었다고 합니다. 김영희 PD 측에서는 이소라가 MC로 확정된 상태는 아니었다고 주장했지만, 이소라가 아무런 출연 계획도 없는데 리허설 현장에 나타나서 곳곳을 세심히 살펴보며 참견했다는 것은 그녀의 성격상 어울리지 않는 일이라고 생각되는군요. 아무리 '나는 가수다2'에 대한 관심이 크다 해도 스스로 참여할 계획이 없는 상태에서 그렇게까지 할만큼 오지랖 넓은 사람으로 보이지는 않기 때문입니다. 확실한 내막은 알 수 없지만, 이소라의 합류는 어떤 식으로든 예정되어 있었는데 마지막 순간에 엎어진 것이 맞는 듯합니다. 만약 이소라가 MC로 확정되었던 것이..
영화나 드라마는 물론이고 예능 프로그램의 경우도 마찬가지입니다. 시즌2가 만들어진다는 자체가 일단 시즌1의 엄청난 성공을 증명하는데, 그보다 뛰어넘는 작품을 비슷한 포맷으로 만들어낸다는 것은 몹시 어려운 일이죠. 그렇다고 포맷이 완전히 바뀐다면 굳이 시즌2라고 명명할 필요가 없는 것이고요. 따라서 웬만한 프로그램의 시즌2는 전작만큼 인기를 끌지 못한 채 오히려 시즌1의 명성마저 깎아먹는 망작이 되거나, 간신히 흉내만 내는 수준에서 그치다가 조기 종영되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대표적인 예를 들자면 '패밀리가 떴다2' 정도가 있겠군요. 아주 특별한 경우가 아니고는 시즌1을 뛰어넘는 시즌2를 찾아보기 힘들었던 게 사실입니다. 하지만 '나는 가수다' 시즌2는 아무래도 극소수의 특별한 경우에 해당되지 않을까 싶군요..
'슈퍼스타K' 시즌3의 우승은 예상했던 대로 울랄라세션에게 돌아갔습니다. 저도 마음속으로 간절히 응원하던 팀이었기 때문에 매우 기뻤습니다. (물론 버스커버스커도 좋았지만요,.^^) 가장 기뻤던 때는 박승일이 우승 소감 중에 "윤택이형의 건강이 많이 좋아졌어요" 라고 말하던 순간이었습니다. 사실 그 말을 듣기 전에도 약간 짐작은 했었습니다. 어느새 임윤택의 두피에 검은 머리카락이 송송 자라나 있고, 그 위에 면도기로 멋진 문양까지 새겨놓은 것을 보면서 말이죠. 그런데 동료 멤버의 증언으로 직접 확인하고 나니 그보다 더 좋을 수가 없었습니다. 임윤택은 특유의 장난꾸러기 같은 표정을 지으며 의기양양하게 V자 표시를 그려 보이더군요. "사실 의사선생님한테서 마음의 준비를 하라는 이야기까지 들었었는데... 그게 ..
호주 경연에서 조규찬이 탈락한 자리에 새 가수 거미가 투입되었습니다. 우선 몰라볼 만큼 예뻐진 외모가 눈에 띄더군요. 뚜렷한 이목구비의 강한 인상 때문인지 금발로 염색한 머리가 썩 잘 어울렸습니다. 검은 머리일 때보다 훨씬 부드럽고 여성적인 느낌이었어요. 화면에 비춰진 거미의 모습은 매우 분위기있고 아름다우면서도 개성이 넘쳐서, 어딘가 비슷비슷해 보이는 틀에 박힌 미인들과는 색다른 매력을 풍기고 있었습니다. 첫 경연에서 거미가 선택한 노래는 이소라의 '난 행복해'였습니다. 이소라 특유의 목소리와 창법이 너무 인상적인 데다가 원곡 자체가 부르기 쉽지 않은 노래라서, 이건 어쩌면 처음부터 상당히 모험적인 승부수였습니다. 제작진과의 인터뷰에서는 자신이 과연 '나는 가수다'에 나갈 수 있는 자격이 되는지 모르겠..
호주 공연의 제2부 순서는 '나가수' 원년 멤버들의 무대로 꾸며졌습니다. 원래의 계획과 달리 갑작스레 순위가 매겨지는 경연을 하게 되는 바람에 적잖은 당혹감을 드러내는 가수들도 있었지만, 어차피 선호도 조사 형식일 뿐 탈락과는 관계가 없는지라 지나친 부담보다는 적절한 긴장감을 줄 수 있었다는 점에서 나쁘지 않았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우승의 영광이 김연우에게 돌아갔다는 사실 또한 매우 기분 좋은 결과였습니다. 가장 안타까운 조기 탈락 멤버였을 뿐 아니라, 스스로도 5개월 동안 칼을 갈며 설욕의 무대를 준비했다고 하니 그에 합당한 보상을 받아야겠지요. 명예 졸업보다 더 행복한 1위라며 마음껏 기뻐하는 모습이 보기에도 흐뭇했습니다. 하지만 김현식의 원곡에서 전해지는 쓸쓸한 느낌을 좋아했던 저로서는, 김연우에..
최근 '불후의 명곡2'가 나날이 장족의 발전을 거듭하면서, 때로는 '나가수'의 아성을 위협하고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사실 '불명2'는 처음부터 짝퉁이라는 오명을 피할 수 없는 컨셉으로 시작했고, 초반에 보여주었던 아이돌 가수들의 노래 실력이 '나는 가수다'와 너무도 확연히 비교될 만큼 떨어지는 수준이었기에, 솔직한 심정으로는 도저히 따라갈 수 없을 거라고 여겼던 게 사실입니다. 설마 이런 날이 올 거라고는 전혀 예상치 못했습니다. 그러나 '불명2'가 보컬리스트 특집을 거쳐 지금의 새로운 라인업으로 재정비하면서, 방송을 시청하는 재미는 '나가수'를 넘어서기 시작했습니다. '나가수'는 선곡에 있어 특별한 기준이 없기 때문에, 그저 주목해서 보고 들을 거라고는 가수들 개개인의 노래와 퍼포먼스뿐이죠. 그런데 ..
엊그제 야구 중계로 인해 '바람에 실려'가 결방되면서, 임재범의 '솔져 오브 포츈(soldier of fortune)'을 듣고 싶었던 간절한 기대는 다시 일주일 뒤로 미루어졌습니다. 하지만 저는 이제 '기다리는 법'을 아주 조금은 터득한 상태이기에 크게 아쉽지는 않았습니다. 기다릴만한 가치가 있는 것이라면야 좀 늦어진들 대수겠습니까? 오히려 '아껴두는 것'이라고 생각하면서 얼마든지 기쁜 마음으로 기다리려 했습니다. 그런데 갑작스런 일이 발생하여 제 마음을 어둡게 하는군요. 며칠 전 임재범은 디시인사이드에 개설된 자신의 갤러리를 처음으로 방문하여 간략한 인사글을 남겼는데, 해당 글에 예상치 못한 욕설과 악플들이 잔뜩 달린 것을 보고 몹시 충격을 받았으며, 그 충격의 여파로 오랫동안 활동해 오던 자신의 다음..
'나는 가수다'에서 5개월간의 치열한 생존경쟁 끝에 살아남은 3팀에게는 그 이름만으로도 명예로운 '명예 졸업'이 예정되어 있었지요. 그러나 뜻밖에도 YB가 최종 경연에서 탈락함으로써, 명예 졸업은 박정현과 김범수 두 사람으로 줄어들었습니다. 이에 많은 사람들이 충격을 받았고 보컬 윤도현도 적잖은 아쉬움을 표현했습니다. 기왕 여기까지 왔는데 명예의 전당에 나란히 이름을 올리지 못하고 마지막 순간에 탈락하고 말았으니, 왠지 유종의 미를 거두지 못한 것 같은 생각에 아쉬움이 더욱 클 수밖에 없었겠지요. 하지만 저는 YB의 탈락이 무척이나 아름답게 느껴졌습니다. 일부러 의도한 것은 아니었더라도, 결과적으로는 타인을 위한 숭고한 희생으로 마무리한 셈이 되었기 때문입니다. 이번에 3팀이 함께 명예 졸업을 했다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