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빛무리의 유리벽 열기
한여름의 지상파 수목드라마 전쟁에서 내가 '질투의 화신'을 선택하게 되리라고는 전혀 생각하지 못했는데 결국 이렇게 되고 말았다. '태양의 후예' 못지 않게 기대해 왔던 이경희 작가의 '함부로 애틋하게'는 도저히 21세기 작품이라고는 믿을 수 없을 만큼 진부한 설정에다가, 아예 대놓고 "자, 슬프잖아! 펑펑 울어! 울란 말야! 이래도 안 울어?" 라고 외치는 듯한 느낌이 처음부터 너무 강하게 들어서 1회를 보고 나니 2회를 보기가 싫어졌다. 내가 아무리 애틋하고 절절한 드라마를 좋아한다지만, 너무 노골적으로 강요하면 좋던 것도 싫어지고 금세 질리는 법이다. 한 때 시트콤의 거장 김병욱 PD와 콤비를 이루어 정말 소름끼치도록 멋진 여러 작품을 선사해 주었던 송재정 작가의 '더블유(W)' 역시 엄청난 기대작이..
'왕가네 식구들' 후속으로 시작된 새 주말드라마 '참 좋은 시절' 1~2회의 느낌이 그야말로 참 좋다. 일단 재미있고 가슴이 따뜻하다. 이경희 작가의 드라마는 각각의 작품에 따라 그 분위기가 매우 다른데 '상두야 학교가자', '고맙습니다' 처럼 밝고 따뜻한 작품이 있는가 하면 '이 죽일놈의 사랑', '세상 어디에도 없는 착한 남자' 처럼 어둡고 처절한 작품도 있다. 원래 나는 애절하고 비극적인 사랑 이야기를 좋아하지만, 이경희 작가의 드라마 중에서는 밝고 따뜻한 작품을 훨씬 더 좋아한다. 이경희 작가가 그려내는 비극은 어딘지 내가 선호하는 종류의 비극과 차이가 있다고나 할까? 송중기 주연의 '착한 남자'도 방송 이전에는 몹시 기대했었지만, 보면 볼수록 나로서는 감당하기 어려운 피투성이 처절함에 질려서 마..
2005년작 드라마 '떨리는 가슴' 제4화-바람'과 '제5화-외출'은 간단히 말하면 김창완 배종옥 부부의 '일탈'에 관한 이야기입니다. 하지만 같은 일탈이라도 그 주제는 확연히 달랐죠. 제4화는 별로 제 마음에 안 들었기 때문에 건너뛰고 제5화의 리뷰를 쓰려 합니다. 4회의 큰 줄거리만 짚고 넘어간다면, 40대의 착하고 소심한 중년 가장 김창완은 어느 날 회사 식당에서 식권을 나눠주는 20대 여직원 오수경(최강희)의 은근한 유혹을 받고 설렘과 떨림을 느끼며 위험한 중독에 빠져들 뻔하지만, 그 사실을 알게 된 아내 배종옥이 수경을 만나 현명한 대화로써 그녀의 처지를 깨닫게 함으로써 수경은 멀리 떠나고 김창완 인생의 한 줄기 바람은 그렇게 추억으로 남았다는 이야기입니다. 김창완이 엄연히 유부남인 것을 알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