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빛무리의 유리벽 열기
'꽃보다 할배'를 시작으로 '꽃보다 누나'를 거쳐 '꽃보다 청춘-페루 편'까지 이어져 오는 동안 '꽃보다~' 시리즈를 향한 대중의 반응은 온통 열광과 감탄과 호평뿐이었다. 그런데 '꽃보다~' 시리즈의 최종편이라고 알려진 '꽃보다 청춘-라오스 편'에서 뜻밖에도 시청자의 날선 반응이 터져나오기 시작했다. 비록 처음 생겨난 잡음이고 시리즈도 거의 다 끝나가는 참이니 이번이 마지막일 수도 있겠지만, 꼭 한 번만으로도 '꽃보다~' 시리즈의 완벽했던 명성에 흠집을 남기기는 충분하다 싶을 만큼 대중의 분노는 거세고 뜨겁다. 진짜 문제는 그 분노가 일부 트집잡기 좋아하는 사람들의 입방아에서 비롯된 것이 아니라, 다수의 시청자가 공감할 수밖에 없을 만큼 타당한 이유에서 비롯되었다는 사실이다. 라오스 방비엥 시내에서 천연..
'꽃보다 청춘' 40대 팀의 페루 여행은 역시 제목답게 '청춘'의 진정한 의미를 추구하는 것으로 마무리되었다. 다음 주부터는 20대 진짜 청춘들의 라오스 여행이 시작되겠지만, 뜨거운 청춘의 한가운데를 지나고 있는 그들보다는 오히려 몇 발자국 떨어진 곳에서 바라보는 시선이 청춘의 실체에 더욱 접근할 수 있지 않을까? 40대 청춘 3인방 윤상, 유희열, 이적은 페루 여행의 마지막 날 부푼 꿈을 안고 새벽녘에 쿠스코의 숙소를 나섰다. 세계 7대 불가사의 중 하나로 손꼽히는 마추픽추의 절경을 감상하기 위해서였다. 이른 시간이었음에도 마추픽추 행 버스터미널은 세계 각지에서 모여든 관광객들로 북새통을 이루고 있었다. 드디어 고대하던 마추픽추 정상에 도착... 그러나 100일 중 95일 동안은 맑은 날씨를 자랑한다는..
사람은 누구나 다르다. 100명이면 100명 제각각 모두 다르다. 같은 것을 보고도 저마다 생각이 다르며, 같은 상황에 처했어도 저마다의 느낌과 대처 방식이 다르다. 그러므로 힘든 상황이나 특수 상황에 처했을 때 해당 인원 모두가 긍정적인 반응을 보이는 것은 기대할 수도 없고 그래서도 안 될 일이다. 더욱이 TV 프로그램에는 필히 '갈등 유발자'가 있어야만 그 재미가 배가된다. 여행 예능의 귀재 나영석 PD가 '꽃보다...' 시리즈를 기획하며 가장 심혈을 기울인 부분도 사실은 '갈등 유발자'의 존재 설정이었다. 그는 분명 갈등을 일으키는 존재이지만 결코 미워할 수 없는 사랑스러움을 지니고 있어야 했다. '꽃보다 할배'에서는 백일섭, '꽃보다 누나'에서는 윤여정, 그리고 이제 '꽃보다 청춘'에서는 윤상이 ..
멘토 이선희의 두 제자, 일명 '배구남매'라 불리는 배수정과 구자명의 결승 진출로 인해, 한국 오디션 프로그램 역사상 최초로 결승전에서의 남녀 대결이 이루어졌습니다. 주로 남성 참가자들에게 집중되는 문자투표의 영향 때문인지, 이제껏 결승에 진출한 여성 참가자는 전무했었거든요. 그런 의미에서 배수정의 승승장구는 매우 신선하고 이색적인 풍경이었으며, 어쩌면 최초로 여성 우승자가 탄생할지 모른다는 기대감도 품게 했습니다. 하지만 결국 배수정의 쾌속질주는 준우승에 머물렀고, '위탄2'의 우승은 축구선수 출신의 파워보컬 구자명에게로 돌아갔습니다. 결승전에서 두 사람에게 주어진 미션은 '그대에게' 였지요. 누군가에게 꼭 전하고 싶은 메시지를 노래에 담아서 부르라는 것이었습니다. 배수정은 돌아가신 아버지의 애창곡이었..
우여곡절 끝에 TOP3까지 진출했던 '어둠의 마성' 전은진이 탈락함으로써, 이선희의 제자인 배수정과 구자명이 나란히 결승에 진출했습니다. 여러가지로 '시즌1'과 차이점을 보이고는 있지만, 결국은 다른 오디션 프로그램과 확연히 구별되는 '위탄'만의 특징이 강하게 증명되었군요. 누가 뭐래도 '위탄' 시리즈의 특징은 '멘토제'라고 할 수 있겠지요. 5명의 심사위원들로 하여금 각자 4명씩의 제자를 선발하여, 스승과 제자의 각별한 관계를 맺고 교육시키도록 하는 그 '멘토제'는 '위탄'의 가장 큰 장점이면서 동시에 단점이기도 합니다. 장점은 멘토와 멘티가 확정되면서부터 생방송 무대가 시작되기 직전까지, 각 멘토스쿨의 훈련 과정을 엿보는(?) 재미가 쏠쏠하다는 것입니다. 5명의 멘토는 모두 자신만의 독특한 스타일로 ..
16세의 미국 교포 소녀 메이건 리(이혜린)은 '위대한 탄생'의 재수생입니다. 원래는 시즌1의 참가자들 중 재도전한 사람들이 적지 않았지만 대부분 예선 탈락의 고배를 마셨고, 메이건 리와 차여울 두 사람만이 몰라보게 발전한 실력을 칭찬받으며 '위대한 캠프'의 파이널 라운드까지 진출했지요. 그러나 차여울은 결국 멘토스쿨의 문턱을 넘지 못했고, 메이건 리만이 박정현의 구원을 받아 시즌1의 서러운 한(?)을 풀 수 있었습니다. 사실 시즌1의 미국 예선에 참가한 메이건을 처음 보았을 때, 제가 느낀 첫인상은 좋지 않았습니다. 귀엽고 발랄하기는 했지만 너무 철이 없는 듯했고, 춤이나 노래 실력도 특출한 면 없이 그저 평범해 보였거든요. 그 때만 해도 메이건은 인터뷰 중에 단 한 마디의 한국어도 쓰지 않았습니다. ..
사실 저는 지금껏 '위대한 탄생'의 시즌2에 큰 흥미를 느끼지 못하고 있었습니다. 여론을 살펴보면 현재 멘토들의 인간적이고 따스한 면모에 많은 사람들이 호감을 느끼고 있는 듯한데, 어쩐지 제 마음에는 별로 와닿질 않았어요. 그저 밋밋하고 식상한 느낌이라고나 할까요? 시즌1의 김태원처럼 매회마다 가슴을 울리는 명언으로 감동을 주는 사람도 없고, 방시혁이나 이은미처럼 악당(?) 캐릭터를 맡아서 욕을 먹어주는 사람도 없지요. 그냥 다들 비슷비슷하게 배려심 깊고, 초반에 독설을 좀 하는가 싶던 윤상이나 윤일상도 이제 보니 남들과 다를 것 없는 순둥이입니다. 멘토들 각자의 특별한 개성이랄까, 독특한 캐릭터랄까, 그런 것들이 좀처럼 잡히질 않는군요. 하지만 이제부터는 좀 더 흥미를 가질 수 있지 않을까 기대해 봅니..
참 이상한 일입니다. 아무리 여러 번을 들어도 한 번의 예외 없이 계속 눈물이 나는군요. 처음 방송을 볼 때는 그저 우연이겠지 했습니다. 꼭 만화에 나오는 개구쟁이 꼬마처럼 생겨 갖고는, 표정 하나 몸짓 하나에서까지 장난기가 뚝뚝 떨어지는 그 어린 소년의 노래를 들으며 내가 울고 있다는 사실이 너무 황당해서였죠. 그런데 몇 시간 후에 또 궁금해져서 랜스가 노래하는 '거위의 꿈' 동영상을 다시 돌려 보았습니다. 도대체 왜 그토록 급작스런 감정이 북받쳤는지, 다시 한 번 느끼고도 싶었거든요. "그래요, 난~ 난 꿈이 있어요~ 그 꿈을 믿어요~ 나를 지켜봐요~" 하는 절정 부분에서 또 다시 가슴이 세차게 뛰며 눈물이 흐르기 시작했습니다. 무대 밖에서 화면으로 지켜보던 랜스의 엄마도, 그 순간 떨리는 손으로 입..
언제나 무표정하고 웃음에 인색하던 근엄한 멘토 윤상이, 이번 주 방송에서는 웬일인지 박장대소하며 웃는 얼굴을 많이 보여주었습니다. 심지어는 장난기 어린 표정으로 참가자에게 먼저 성대모사 개인기를 요청하기도 했습니다. 자기가 만든 노래 '추억 속의 그대'를 부르며 가사를 엉망진창으로 틀려버린 참가자에게, 그래도 가능성을 인정한다며 너그럽게 왕관을 주기도 하더군요. 초반의 딱딱하고 뻣뻣하던 태도에 비하면 어느 새 많이 릴랙스해진 모습이었습니다. 윤상뿐만 아니라 '위탄'의 멘토들은 방송에 별로 익숙치 않던 사람들이 대부분이지요. 음악 면에서는 전문가이지만 인간적으로는 순수성을 그대로 지니고 있는 멘토들이 점차로 방송에 적응하면서 조금씩 변화해가는 모습은, 아마추어 참가자들의 변신보다도 더욱 짜릿한 재미를 느끼..
매주 금요일 밤이면 오디션 프로그램의 홍수가 밀려듭니다. 그 중에도 케이블 방송의 역사를 새로 쓰고 있는 Mnet의 '슈퍼스타K'와, 그에 맞서서 공중파의 위력을 나름 발산하고 있는 MBC의 '위대한 탄생'이 거의 동시간대에 연달아 방송되고 있는 현실은 매우 얄궂다고 하겠습니다. 시청자의 입장에서는 두 프로그램의 방송 시기가 적당한 차이를 두고 엇갈렸더라면 훨씬 좋았을 것입니다. 한꺼번에 쏟아져 나오는 신인들을 너무 많이 보게 되면 아무래도 정신없고 금방 질릴 뿐 아니라, 그 누구에게도 집중하기가 어려워서 프로그램 자체의 몰입도가 떨어질 수밖에 없지요. 그러나 단순히 방송 시기가 겹치는 이유 때문이라고만은 볼 수 없을 정도로, 요즈음 방송되는 '슈스케3'와 '위탄2'는 전편에 비해 현격히 재미가 없는 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