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빛무리의 유리벽 열기
여전히 본방사수는 '황금의 제국'이다. 그러나 황금만 쫓는 사람들의 냉혹함에 가슴마저 시려올 때면 '굿 닥터'의 따스함에 저절로 눈길을 돌리게 된다. 초반에 박시온(주원) 중심으로만 스토리가 전개될 때는 지나치게 교훈적이어서 오글거린다 싶었는데, 점차 다른 인물들의 캐릭터가 살아나면서 색다른 감동을 주고 있다. 소아외과를 방문하는 환자들의 개별적 스토리도 흥미롭지만, 역시 고정 출연자들의 이미지가 어필되어야 진정한 재미가 살아나는 것 같다. '굿 닥터'는 박시온이라는 주인공을 통해 자폐증 환자를 비롯한 정신적 장애인들의 삶을 재조명하고 있다. 어쩌면 육체적 장애인들보다도 더욱 심한 편견과 차별 속에 살아가는 그들의 삶을 비장애인들이 조금이나마 더 이해하는 계기가 된다면, 그 한 가지만으로도 이 드라마는 ..
'시크릿가든 스페셜'에서는 시청자들이 주는 특별한 상이 출연진들에게 주어졌습니다. 그 중 '미친 존재감' 김비서 역의 김성오에게 돌아갔군요. 김주원(현빈)의 자리를 호시탐탐 노리던 박상무(이병준), 길라임(하지원)의 액션스쿨 선배로서 재벌인 김주원을 "우리 주원이~"라고 부르던 능청꾸러기 황정환(장서원), 짧은 등장에도 성자처럼 강렬한 인상을 남겼던 길라임의 아버지 길익선(정인기)이 김비서와 더불어 물망에 올랐는데, 그 만만치 않은 경쟁자들을 물리치고 김비서가 소박한 영예를 차지한 것입니다. 따로 시상식도 없이 그냥 개인 인터뷰 중에 트로피가 전달되었습니다. 그런데 무척이나 인상적인 것은 그 트로피를 받고 너무나 진지하게 기뻐하는 김성오의 모습이었습니다. 자기 앞으로 쑥 내밀어지는 트로피를 보더니 그는 ..
47회 대종상 시상식에서는 한국 영화계의 전설이라 할 수 있는 얼굴들을 참 많이 볼 수 있었습니다. 우선 1926년생으로 강제 납북과 탈북을 거치며 파란만장한 인생을 살아왔던 최은희가 공로상을 수상했고, 1928년생의 신영균이 특별상을 수상했군요. 이미 오래 전에 은퇴하여 작품 활동은 쉬고 있으나, 80대 노익장들의 건재한 모습을 보는 것만으로도 저는 가슴이 뿌듯했습니다. "저는 항상 여배우로서의 품위를 잃지 않으려고 노력해 왔습니다... 여러분 앉으세요." 원로 여배우 최은희가 휠체어에 앉아 등장하니 모든 후배들이 일어나 기립박수를 쳤습니다. 조금씩 목이 메는 음성으로 그녀가 말을 이어가는 동안 그저 분위기는 숙연하기만 했는데, 문득 최은희는 말을 멈추고 "여러분, 모두 앉으세요. 앉아서 들으세요." ..
내 이름은 소미예요. 나는 11살이고, 나이트클럽에 춤을 추러 다니는 엄마와 단 둘이 살고 있습니다. 아빠는 누구인지 몰라요. 가끔씩 엄마를 찾아오는 아저씨들 중에 내 아빠가 있느냐고 물어 보았지만, 엄마는 화를 내며 모른다고만 했어요. 아저씨들이 찾아오면 나는 무조건 밖에서 놀다 오라는 엄마한테서 쫓겨나 거리로 나왔지만, 아무데도 갈 곳이 없었습니다. 내 별명은 '쓰레기통'입니다. 뱃속에 내가 있을 때, 엄마는 화가 나서 쓰레기통을 발로 걷어찼다가 발가락이 부러진 적이 있었대요. 그래서 내 별명이 쓰레기통이 되었다는데, 아이들은 모두 내가 더러워서 쓰레기통이라고 생각하나 봅니다. 아무도 내 곁에 가까이 오려고 하지 않아요. 엄마는 가끔 팔목에 주사바늘을 꽂고 누워서 부들부들 떨고 있어요. 그게 뭔지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