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록원나라 (2)
빛무리의 유리벽 열기
요즈음 나는 공포스럽도록 지독한 '드한기'에 허덕이고 있는 중이다. '드한기'가 무엇의 줄임말인지는 모르겠는데, 그 뜻은 '도통 볼만한 드라마가 없어서 지루한 시기' 정도로 해석하면 될 듯하다. 평소 드라마 시청을 즐길 뿐 아니라 리뷰를 쓰는 활동을 통해서도 일상의 활력을 충전하는 나로서는 상당히 힘든 시기라 하지 않을 수 없다. 여전히 각종 드라마는 여러 방송국에서 차고 넘치게 방송되고 있으며 새로운 작품들도 끊임없이 만들어지고 있는데, 어째서 당최 볼만한 것이 이토록 없는 것일까? '너의 목소리가 들려'와 '황금의 제국'이 방송되던 6월부터 9월까지는 정말 행복했었다. 그 두 작품 외에도 썩 괜찮다 싶은 드라마가 초가을 까지는 제법 있었는데, 본격적으로 찬바람이 불기 시작한 후부터는 거의 전멸 수준이..
첫 회부터 제 눈을 사로잡은 김윤후(박해수)가 2회부터 거의 나오지도 않는 단역 수준으로 전락하면서 (물론 훗날에는 승려 장군이 되어 큰 활약을 한다지만 아직은 그럴 때가 아님) 저는 조금씩 '무신'에 대한 관심을 잃어갔습니다. 무엇보다 주인공 김준(김주혁)의 캐릭터에 별다른 공감이나 몰입이 되지 않았거든요. 게다가 무슨 격구시합 이야기를 그렇게 오랫동안 질질 끄는지, 이환경 사극 특유의 지루함이 초반부터 느껴지더군요. 결투 장면이 길게 이어지는 것은 전적으로 남성들 취향일 뿐, 그런 걸 좋아하는 여성은 드물거든요. 예를 들어 유난히 전투씬이 많았던 '반지의 제왕2'를 극장에서 볼 때, 저는 그 시끄러운 와중에도 쿨쿨 자고 있었다죠. 하지만 그래도 포기하긴 아쉬워서 띄엄띄엄 보고 있었는데, 드디어 격구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