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빛무리의 유리벽 열기
결혼을 워낙 늦게 해서 그런지 40~50대 싱글 남녀 연예인들이 자연스럽게 어울리며 친구 또는 연인이 되어가는 '불타는 청춘'이란 프로그램이 나는 꽤 좋다. '우결'처럼 인위적인 프로그램이 아니기 때문에 출연자들이 부담을 느끼지 않는 모습이 매우 자연스럽게 화면에 드러난다. 어쩌면 이런 것이 진짜 리얼리티 아닐까? 내가 출연자의 입장이라도 참 좋을 것 같다. 대부분은 지난 시절에 황금기를 보내고 이제는 차츰 잊혀져가던 연예인들인데 모처럼 TV 프로그램에 출연하며 시청자들에게 다시 얼굴도 비출 수 있고 아무런 부담 없이 좋은 친구들을 만나 즐겁게 어울리며 외로움을 달랠 수도 있고 그러다가 누군가와 서로 마음이 맞으면 마치 20대 청춘 그 시절처럼 자연스럽게 설렘 속에 가까워지며 연인이 될 수도 있으니 말이..
나에겐 좀 이상한 증세(?)가 있었다. 왠지 전화가 올 것 같다는 느낌이 들어서 물끄러미 휴대폰을 보고 있으면, 10초쯤 후에 정말로 전화가 온다든가 뭐 그런 식의 일들이 반복되는 것이다. 아무 소리도 안 들렸는데 누군가 내 이름을 부를 것만 같아서 정신을 차리고 있다 보면, 정말로 누군가 저 멀리서 내 이름을 부르곤 했다. 그 외에도 '오늘은 그 친구를 만나면 안 좋은 일이 있을 것 같다'는 느낌이 들어서 어떻게든 피하려 했는데, 어쩔 수 없이 만나게 된 날은 꼭 불미스런 일이 일어나곤 했다. 일종의 신기(神氣)인지 뭔지, 한창 예민할 때는 하루에도 몇 번씩 그런 일이 있었는데, 요즘은 예전보다 많이 무디어져서 그런 기억이 언제였는지 가물가물하다. 아무튼 '우리 결혼했어요'(우결) 라는 프로그램에 대해..
'우리 결혼했어요' (이하 '우결')은 기본적으로 내가 시청하는 프로그램이 아니지만, 가끔씩 좋아하는 연예인의 출연 소식이 들려오면 관심을 갖고 지켜보게 된다. 남궁민이 홍진영과 함께 출연하기 시작했을 때 그랬던 것처럼, 이번에는 김소연이 새로 합류한다기에 모처럼 '우결'을 시청했다. 김소연은 '진짜 사나이' 여군특집에서 의외의 본모습을 적잖이 드러냈기에 남궁민 때보다는 궁금증이 덜했지만, 또 다른 색깔의 예능인 '우결'에서는 어떤 모습을 보여줄지 약간은 기대가 되기도 했다. 그런데 안타깝게도 '우결' 선혜윤 PD의 감각과 판단이 나와는 많이 다른 것 같다. 남궁민의 파트너로 홍진영은 좀 생뚱맞다 싶었는데, 김소연의 파트너로 곽시양도 적절치는 않은 듯 싶다. (홍진영 곽시양을 폄하하는 뜻이 아니라, 단지..
가상과 실제의 아슬아슬한 경계를 넘나들며 시청자에게 달콤한 연애의 환상을 선물해 온 '우리 결혼했어요' (이하 '우결')가 최근 출연자들의 잇단 열애설로 몸살을 치르고 있다. 어찌 보면 '우결'은 남녀 연예인들이 정해진 대본에 따라 만나고 정해진 날짜에 촬영하는 일종의 '변형된 드라마'라 해도 좋을 프로그램이다. 아무리 달달한 연애와 결혼 생활을 보여준다고 해도 그것은 가상일 뿐 현실이 아님을 시청자들 역시 알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가짜 연애와 결혼 생활을 소재로 한 프로그램이 벌써 7년째 롱런하고 있다는 사실은 무엇을 의미할까? 어쩌면 갖가지 이유로 연애와 결혼이 힘들어진 젊은 세대의 외로움을 조금이나마 충족시켜 주기 때문일 것이다. 요즘 젊은 세대를 가리켜 '삼포세대'라는 신조어가 등장한지는..
벌써 몇 주째 KBS 프로그램이 끝날 때마다 '나의 결혼 원정기'라는 파일럿 프로그램의 예고편을 보았었다. 나름 추석 특집으로 야심차게 기획한 듯 했으나, 나는 예고편을 볼 때부터 당최 저 프로그램의 정체성이 무엇일까 하는 의문을 지울 수가 없었다. 표면적으로 내세운 방송의 주제는 분명 '결혼'인데, 분위기는 확실한 '여행' 쪽이었기 때문이다. 결혼을 하고 싶은데 왜 머나먼 나라 그리스까지 가야만 하는 것일까? 게다가 1:1 미팅도 아니고, 한 명의 그리스 여인을 차지하기(?) 위해 네 명의 한국 미혼 남성 연예인들이 경쟁하는 설정이란다. 그게 무슨 '결혼'을 주제로 만든 예능이라는 것일까? 혹시 직접 방송을 보고 나면 숨겨진 의미를 깨달을 수 있을까 해서 1회를 시청했으나, 역시 남은 것은 어처구니 없..
취향에 맞지 않아서 평소 안 보던 프로그램이라도 개인적으로 좋아하거나 관심있는 연예인이 출연한다면 가끔씩 채널을 고정하게 된다. 또한 그 프로그램의 성격과 전혀 어울릴 것 같지 않은 사람이 출연한다면 호기심 때문에라도 몇 번쯤 보게 된다. 배우 남궁민이 '우리 결혼했어요'에 출연한다는 것은 정말 뜬금없고 황당한 소식이었는데, 설상가상 그 상대역이 트로트 가수 홍진영이라니 헉 소리가 날 지경이었다. 2003년 시트콤 '대박가족'에서부터 남궁민의 팬이었던 나는 이후 그의 출연작을 거의 빼놓지 않고 보았는데, 드라마뿐만 아니라 시트콤과 예능에서조차 나직한 목소리로 진지한 캐릭터를 유지하던 남궁민이, 도통 어울릴 것 같지 않은 4차원 캐릭터의 홍진영을 상대하며 어떤 표정을 짓고 어떤 말들을 할까 좀처럼 상상이 ..
여름특집으로 꾸며진 '해피투게더'에는 2PM의 여섯 멤버를 비롯해 애프터스쿨의 유이와 리지, 달샤벳의 수빈과 아영, 그리고 개그우먼 오나미까지 무려 11명의 게스트가 출연했습니다. MC들 중 유일한 미혼인 신봉선은 후배 오나미 옆에 앉아 여성 출연자들과 같은 입장(?)에서 방송을 하더군요. 남자 6명과 여자 6명으로 짝을 맞춰서 일종의 연애 버라이어티 형식으로 진행하려는 의도를 금세 알아차릴 수 있었습니다. 방송이 아주 재미없지는 않았지만, 솔직히 이런 식상한 컨셉은 별로였어요. 대놓고 남녀간의 핑크빛 분위기를 자아내려는 상황인데, 2PM의 태도는 별로 적극적이지 않은 편이었습니다. 하긴 요즘 2PM은 여기저기 예능에서 종횡무진 활약중입니다. 바로 엊그제도 '강심장'에서 보았고, 지난 일요일에는 '출발 ..
특별히 그런 생각을 하지는 않았습니다. 조관우, 박완규, 김범수 등의 노래를 들으며 "참 좋다~"고 느끼면서도 저는 "꼭 얼굴을 보고 싶다"는 생각은 하지 않았거든요. 그냥 노래가 좋으면 그뿐이었습니다. 본인들이 원하지 않아서 얼굴 공개를 안하나보다 했지요. 예를 들어 '좀머씨 이야기', '향수' 등의 작품으로 유명한 독일 작가 파트리크 쥐스킨트는 자신의 얼굴이나 사생활이 세상에 공개되는 것을 지극히 꺼려한 나머지, 동의 없이 사생활의 일부 내용을 언론에 유출시킨 지인과는 절교까지 할 정도였다고 합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그런 마음을 충분히 이해하기 때문에 세상에 그와 같은 종류의 사람이 꽤 많은 줄 알았습니다. 하지만 그게 아니었더군요. 그들 자신은 할 수만 있다면 얼굴을 노출하고 싶었지만 기획사에서 막..
'우리 결혼했어요'에 새로 합류한 최고령 커플 김원준과 박소현에게 벌써 커플 애칭이 생겼군요. 소현의 소와 원준의 원을 합쳐서 '소원커플'이라 정한 모양인데 이름이 아주 마음에 꼭 듭니다. (물론 제 마음에 드는 게 중요한 건 아니지만요..;;) 정용화와 서현의 '용서커플' 이후로 최고의 이름이 아닐까 싶어요. 각자의 이름에서 한 글자씩을 가져다가 지었는데, 묘하게도 하나의 단어를 이룰 뿐 아니라 그 뜻이 매우 깊으니 말이죠. 아름다운 커플로 지내기 위해서는 잘못이 있어도 서로 용서해야 할 것이고, 만약 같은 소원을 간직할 수 있다면 더욱 좋겠지요. 용서와 소원은 '우결'이라는 프로그램 자체에 아주 딱 맞아 떨어지는 단어 같군요. 지난 번 '우결' 포스팅에서 언급했듯이 저는 '소원커플'을 설렘 반 걱정 ..
정말 아주 오랜만에 '우리 결혼했어요'를 보았습니다. 앤솔커플(앤디와 솔비) 시절에 아주 잠깐 보았던 기억이 나는군요. 그게 벌써 3년 전이네요. 그 무렵 앤솔커플 이외에 알신커플(알렉스와 신애), 개미커플(크라운제이와 서인영), 쌍추커플(김현중과 황보) 등이 인기를 끌었지요. 그 이후 너무 어린 아이돌 스타 위주로 컨셉이 바뀌면서 저는 '우결'을 안 보기 시작했습니다. 스물 한두살의 어린 나이에 가상 결혼이라는 컨셉 자체가 별로 마음에 와닿지 않더군요. 그러다가 지난 토요일, 2011년 4월 9일에 제가 '우결' 쪽으로 채널을 고정한 이유는 오직 김원준과 박소현 커플 때문이었습니다. 그들의 '우결' 출연이 확정되었다는 기사를 읽었을 때 정말 깜짝 놀랐었거든요. 급격한 관심이 끌림과 동시에, 맨 처음 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