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빛무리의 유리벽 열기
'월간 집'이라는 드라마에 별로 높이 평가할 요소는 보이지 않는다. 스토리의 개연성도 부족하고 일단 너무 유치한 느낌이 썩 내 취향은 아니었다. 게다가 유자성(김지석)과 나영원(정소민)이 뜬금없이 연애를 시작한 후로는, 기존의 '집'에 관한 얄팍한 철학조차 어디론가 사라져 버리고 단지 그들의 오글거리는 연애만이 중심으로 떠올라 더욱 재미가 없어졌다. 그들의 감정선에 공감할 수 있다면 얼마든지 연애가 중심이 되어도 좋지만, 당최 유자성이 왜 나영원을 좋아하는지 남주인공의 감정이 전혀 이해되지 않는 상황이라 몰입이 불가능했다. 시청을 접을까 하다가 그저 수요일에 볼만한 드라마가 없다는 이유에서 관성처럼 11회를 또 시청했다. 그런데 12회 예고편을 보니 역시 그만 봐야겠다는 생각이 굳어진다. 개연성이나 몰입..
혀짧은 서민 아가씨를 금실은실로 휘감아 놓은 듯한 윤은혜(강혜나)의 모습을 보며 드라마에 몰입하기란 거의 불가능에 가까웠다. '아가씨를 부탁해'도 이제 5회에 이르렀는데 왜 아직도 저렇게나 어울리지 않는 걸까? 매회 입고 나오는 의상은 매일 남의 옷을 빌려입는 듯 부자연스럽고, 여전히 있는 힘을 다해서 오버하는 연기는 부잣집의 외로운 공주님과는 거리가 삼만리쯤 멀어 보인다. 그에 비해 꽃집 딸네미 문채원(여의주)의 자연스러움은 이미 그녀가 캐릭터와 일치해 있음을 느낄 수 있었다. 엄마로 나오시는 관록의 권기선씨와 비교해도 거의 밀리지 않을 정도였다. 내가 예전에 '배우 윤상현을 주목하는 이유' 라는 포스팅에서 윤상현을 가리켜 '끼를 타고난 연기자 같다'고 말한 적이 있는데, 문채원에게도 그 말이 적용되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