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빛무리의 유리벽 열기
어느 정도 예상은 했었지만 나에게 있어 '열혈사제'는 마음 편히 부담없이 볼 수 있는 드라마는 아니었다. 현재 6회까지 (중간 광고로 반토막씩 나누지 않는다면 3회까지) 시청하는 동안 나는 마치 우리 집 내부가 불특정 다수의 대중에게 공개되는 것처럼 불안했고, 그 안에서 언뜻 언뜻 비치는 왜곡된 모습들에 불편했으며, 어쩌면 우리 집 가장(아버지)처럼 느껴지던 이영준(정동환) 신부님이 억울하게 살해당하고 더러운 누명까지 쓰게 되었을 때는 뻔히 픽션인 줄을 알면서도 슬픔과 분노에 손이 떨리고 가슴이 싸늘해질 정도였다. 나는 작품 속 이영준 신부님과 매우 비슷한 느낌을 주던 신부님을 잘 알고 있다. 수십 년 동안 가톨릭 신앙 생활을 해 왔어도 그런 분을 만나 뵙기란 쉬운 일이 아니었는데, 나는 운 좋게도 무려..
지나치게 그리워하면 안 되겠지요. 그건 미안한 일이지요. 잠들기를 두려워하고 깨어나기를 두려워하면서 이토록 그리워하는 건 죄겠지요. 그래서 난 당신에게 용서를 빌려 합니다. 밤새도록 불안한 꿈 속에 흔들리다가 새벽빛 속에 붉은 눈을 뜨더라도 절대 두려워해선 안 되겠지요. 그런데도 난 그리움이라는 기쁨을 마치 무거운 짐처럼 지고 갑니다. 당신은 한 마디 질책도 없고...... 지난 밤에도 꿈을 꾸었습니다. 당신 닮은 한 사람 내 곁에 있는 꿈을. 꿈에서조차 난 당신의 얼굴을 단 한 번도 본 적이 없습니다. 늘 닮은 얼굴일 뿐입니다. 그래서 오늘 아침도 붉게 물든 눈을 힘겹게 떴습니다. 정말 미안한 일이지요. 그래서 지금 용서를 빌려 합니다. 너무 그리워하면 안 되겠지요. 그건 죄겠지요. ******* 제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