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빛무리의 유리벽 열기
툭하면 심한 노출이라든가 정도를 넘어선 야한 춤 등으로 화제가 되곤 했던 10대 소녀, 포미닛의 현아에 대해 저는 별 관심이 없었습니다. 모두 본인이 원해서 그러는 거라고 볼 수는 없겠지만, 소속사에서 그 아이만 콕 집어서 유난히 그런 쪽의 컨셉을 잡게 하는 데는 본인이 제공하는 이유도 상당히 있지 않을까 싶었고, 별로 호감이 가는 아이는 아니었습니다. 언젠가 '세바퀴'에 나와서 골반 댄스를 추는 모습을 보고는, 너무 낯뜨거워서 이게 정말 현실인가 싶더군요. 춤의 동작 자체가 몹시 선정적이기도 했지만, 그 때는 춤에 걸맞는 복장이 아니라 몹시 짧고도 헐렁한 반바지를 입고 있었던지라, 속이 다 들여다보일 듯해서 너무나 민망한 장면이 연출되었던 것입니다. 현아가 지금은 스무 살이지만 그 때만 해도 10대의 ..
관람하러 들어갈 때만 해도 은근히 자신이 있었습니다. 제가 여자이긴 하지만 그리 겁이 많은 편은 아닌데다가, 공포영화 등에는 거의 무감각할 정도로 센 편입니다. 어차피 만들어진 영상이라는 것을 알고 보는 거니까요. 충격적일 만큼 잔인하고 끔찍하다는 소문을 벌써 귀에 못박히도록 듣고 갔지만, 속으로는 "잔인해봐야 그냥 영화지, 뭐" 이렇게 오만한 생각을 하고 있었습니다. 그러다가 제대로 뒤통수를 얻어맞은 기분입니다. 역시 겪어보지 않고서는 함부로 예측하면 안 돼요. 생각지도 않은 충격이 처음부터 시작되었습니다. 국정원 요원인 김수현(이병헌)의 약혼녀 장주연은 눈 덮인 한적한 지방도로를 혼자서 차를 몰고 달리다가 타이어가 펑크나는 바람에 발이 묶이게 됩니다. 견인차를 불러 놓고 기다리는 동안, 김수현과 통화..
지금 최고의 인기를 누리고 있는 드라마 '제빵왕 김탁구'가 방송 전에는 K방송사의 '버리는 카드' 라는 말까지 돌았었다는데 사실인지는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제가 보기에도 별로 성공 가능성이 높지 않아 보였던 것은 사실입니다. 일단 시선을 끌만한 톱스타가 존재하지 않았지요. 타이틀롤을 맡은 윤시윤은 이제 겨우 시트콤에서 '그 집 손자'인 고등학생 역할을 해본 것이 연기 경력의 전부일 만큼 신인이고, 뮤지컬배우 출신의 주원은 아예 브라운관에서 처음 보는 얼굴이며, 이영아는 너무 오랜만의 컴백이고, 유진은 히트작 하나 없는 무관의 요정이었습니다. 특히 라이벌 구도의 두 남자 주연이 너무 신인급이라, 안정성을 추구하기보다는 실험적인 작품이 되겠구나 하는 생각도 했었지요. 그러나 '제빵왕 김탁구'는 아마도 천운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