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빛무리의 유리벽 열기
김수현 작가의 '세 번 결혼하는 여자'(이하 '세결여')가 이제 최종회만을 남겨두고 있다. 그런데 39회를 시청하면서 나는 첨예한 분노에 사로잡혔다. 여주인공 오은수(이지아)에게 그닥 공감은 못 하고 있었지만, 그녀를 일방적으로 몰아붙이는 사회의 횡포는 참을 수가 없었다. 태어날 자식을 위해서 무조건 희생해야 한다고, 싫어도 꾹 참고 뱃속 아기의 아버지인 김준구(하석진)에게로 돌아가야 한다고 몰아붙이는 사람들은 그녀와 가장 가까운 가족들(또는 한 때 가족이었던 사람들)이었다. 하지만 은수를 위한답시고 나서는 그들의 행동은 명백한 오지랖이며 횡포에 불과했다. 오은수는 자기가 함께 살고 싶지 않은 사람과 함께 살지 않을 권리가 있다. 나는 '세결여'의 첫 리뷰에서 오은수의 재혼이 불행할 수밖에 없는 이유를 ..
김수현 작가의 '세 번 결혼하는 여자'(이하 '세결여')가 벌써 16회까지 방송되었음에도 시청률은 경쟁작 '황금무지개'를 따라잡지 못하고 있다. '황금무지개'가 일주일 먼저 시작하긴 했지만 그래도 역전은 충분히 가능한 상황이었는데, 김수현의 이름값도 이제는 그 효력이 떨어진 걸까? 등장인물 각각의 뚜렷한 개성과 치열한 심리 묘사도 여전하고, 칠순을 넘긴 나이를 믿을 수 없을 만큼 통통 튀는 대사의 재미도 살아있건만, '세결여'가 김수현의 전작들 만큼 대중을 사로잡지 못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나는 주인공 오은수(이지아)의 캐릭터가 시청자와의 공감대 형성에 실패한 것이 가장 큰 이유라고 생각한다. 아무래도 김수현 드라마의 시청층은 연령대가 높은 편이라, 중년 이상 시청자들의 몰입이 이루어질 때 사회적 반향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