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록백진희 (45)
빛무리의 유리벽 열기
'아내의 유혹', '왔다 장보리'의 시청률 제조기 김순옥 작가가 '내 딸 금사월'로 돌아왔다. 김순옥 작가의 거침없는 스타일은 왠지 '막장에 대한 자부심'을 갖고 있는 듯 보이니, 이쯤되면 명실상부한 '막장의 대모'라 칭해도 좋을 것이다. 확실한지는 모르겠으나 최근 임성한 작가가 '압구정 백야'를 마지막으로 절필 선언을 했다는 소식까지 들려오고 있는 터라, 막강 라이벌조차 사라진 막장의 너른 들판을 김순옥 작가가 다시 장악할 것인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개인적으로 '재미없는 착한 드라마'보다는 '재미있는 막장'을 선호하는 편이라, 나 역시 약간의 기대감을 품고 '내 딸 금사월'의 첫방송을 시청했다. 막장의 최고 미덕이라 할 수 있는 자극적 화면의 연출이 처음부터 작렬했다. 신득예(전인화)와 강만후(손창..
드라마 '트라이앵글'의 전개 중 가장 납득하기 어려웠던 부분은, 윤태준 회장(김병기)이 하필 윤양하(캐릭터 본명 장동우, 배우 임시완)를 입양했다는 사실이었다. 평범한 사람들도 입양을 하기 전에는 아기의 친부모와 기타 여러가지 사안에 대해 꼼꼼히 알아보고 결정하는데, 큰 기업의 회장씩이나 되는 사람이 대충 아무 녀석이나 데려다가 입양을 했을까? 갓난아기 장동우가 바로 죽은 장정국의 막내아들이라는 사실을 윤태준은 정말 몰랐을까? 고복태(김병옥)를 시켜 장정국을 살해한 사람은 바로 윤태준이었다. 혹시 자기가 죽인 사람의 아들인 줄 알면서도 입양한 거라면, 그 이유는 무엇이었을까? 또 한 가지 의문은 윤태준에게 친자식이 왜 없을까 하는 점이었다. 무릇 재벌 회장들은 적자와 서자를 아울러 수십명의 자녀를 두는 ..
장동수(이범수)의 출생연도가 1977년으로 설정되어 있으니 2014년 현재 38세이다. 태백의 광부였던 아버지가 광산 사고로 죽고 어머니가 집을 나간 후, 고아원에 맡겨졌던 삼형제가 뿔뿔이 흩어지게 되었을 때 맏형 장동수의 나이는 12세였다고 한다. 그리고 26년이라는 기나긴 세월의 강을 건너, 각자 다른 모습으로 성장한 삼형제의 운명이 다시 얽히기 시작한다. 이제 '트라이앵글'의 시청자들은 얄궂어도 더 이상 얄궂을 수 없는 그들의 비극적 운명을 지켜보게 될 것이다. 비극의 시작은 어디에서 비롯되었을까? 그 원점은 예상보다 빨리 드러났다. 5회에 강렬한 포스를 풍기며 등장한 고복태(김병옥) 덕분이다. (그나저나 중견배우 김병옥씨, '너목들'의 황달중 이후로 너무 잘 나가신다. 악역이란 악역은 거의 다 휩..
요즈음 나는 공포스럽도록 지독한 '드한기'에 허덕이고 있는 중이다. '드한기'가 무엇의 줄임말인지는 모르겠는데, 그 뜻은 '도통 볼만한 드라마가 없어서 지루한 시기' 정도로 해석하면 될 듯하다. 평소 드라마 시청을 즐길 뿐 아니라 리뷰를 쓰는 활동을 통해서도 일상의 활력을 충전하는 나로서는 상당히 힘든 시기라 하지 않을 수 없다. 여전히 각종 드라마는 여러 방송국에서 차고 넘치게 방송되고 있으며 새로운 작품들도 끊임없이 만들어지고 있는데, 어째서 당최 볼만한 것이 이토록 없는 것일까? '너의 목소리가 들려'와 '황금의 제국'이 방송되던 6월부터 9월까지는 정말 행복했었다. 그 두 작품 외에도 썩 괜찮다 싶은 드라마가 초가을 까지는 제법 있었는데, 본격적으로 찬바람이 불기 시작한 후부터는 거의 전멸 수준이..
'감자별' 2회까지 시청한 느낌이 매우 좋다. 개인적으로는 '하이킥' 시리즈나 그 이전의 명작들보다 출발이 훨씬 좋은 듯하다. 각각의 캐릭터 구축이 확실함은 말할 나위도 없거니와, 내가 김병욱표 시트콤에서 유난히 즐기는 그 뭐랄까, 아련하고 애틋한 느낌이 초반부터 여실히 살아나고 있기 때문이다. 보통의 경우 스텐레스 김은 청춘남녀의 러브라인을 복잡하고 아리송하게 꼬아서 중반을 넘기도록 예측 불가하게 만들곤 하는데, 이번에는 어찌 된 셈인지 단 2회만에 두 남녀의 러브라인이 아주 또렷한 선을 그리며 급물살을 타기 시작했다. 물론 이대로 확정이라고 볼 수야 없겠지만, 어쨌든 김병욱의 다른 작품에서는 거의 본 적 없는 독특한 전개인 것만은 확실하다. 아, 그런데 미처 감정이 무르익을 새도 없이 초고속으로 진행..
"부모만 자식 때문에 참아야 하는 거 아니야. 자식도 부모 때문에 참아야 하는 거야. 자식이 못났으면 부모가 참아주고 봐주는 것처럼, 부모가 못났으면 자식이 참아주고 봐주면서 그렇게 사는 거야!" 늘상 철없는 할머니라고만 생각했던 김필녀(반효정)의 말이 모처럼 가슴에 깊이 와닿았다. 하긴 세상에 자식만도 못한 부모가 어디 한둘이던가? 자식을 낳아봐야 어른이 된다는 옛말이 있기는 하되 자식만 덜컥 낳아 놓았다고 저절로 인격수양이 되는 것은 아니기에, 아무리 부모가 되었어도 속 좁은 사람은 여전히 속 좁고 무책임한 사람은 여전히 무책임하다. 자식을 키우면서 조금씩 나아지기도 하지만, 오히려 자식을 향한 비뚤어진 집착 때문에 더 나빠지는 경우도 있다. '금 나와라 뚝딱'은 이 시대의 대표적인 '못난 부모들'의..
나날이 더해가는 설렘과 불안함에 가슴 졸이며 기다렸던 것에 비해서는 어처구니 없을 만큼 허무하고 김새는 결말이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무엇 하나 확실하게 결정된 것 없이 엉거주춤하게 멈춘 상태에서 열린 결말로 처리해 버리다니... 한 번도 상상해 본 적 없는 엔딩이니까 이것도 나름대로 역습이라 해야 할까요? 아니... 그건 아닌 것 같습니다. 안내상의 새로운 사업 '안스월드'는 야심찬 첫발을 내딛었지만 아직 성공 여부는 불투명합니다. 박하선이 미국에서 돌아옴으로써 서지석-박하선 커플의 앞날에는 강력한 청신호가 켜졌지만, "미안해요, 너무 늦어서..." 라는 박하선의 마지막 대사 뒤에 또 어떤 말이 이어졌을지 모르기 때문에 해피엔딩을 확신할 수는 없습니다. 가능성은 아주 희박하지만 어쩌면 이별 통보였을지도 ..
부제 : 윤계상의 고백과 김지원의 눈물, 가슴 미어지는 엇갈림의 시간들 한 치 앞을 알 수 없는 인생처럼, '하이킥3'의 결말도 아직은 알 수가 없습니다. 미국에 계신 박하선 어머니의 상태가 갑자기 안 좋아짐으로써, 윤지석-박하선 커플의 미래도 장담할 수는 없게 되었군요. 당장 미국으로 들어왔으면 좋겠다는 아버지의 전화는 상태가 심상치 않음을 느끼게 했는데, 그렇다고 지하커플에게 위기가 닥쳤다고 단정짓기도 어렵습니다. 박하선의 부모님이 굳이 반대하실 만큼 윤지석이라는 인물에게 큰 결함이 있는 게 아닌 이상, 오히려 어머니의 건강 악화는 두 사람의 결혼을 바짝 앞당기는 계기가 될 수도 있습니다. 현실적으로 보면 그렇더군요. 결국 이적의 아내는 반전없이 백진희로 확정되었습니다. 그녀는 이적과 얽히는 에피소드..
지나치다 싶을 만큼 순조로운 진행이 오히려 불안감을 가중시키는 현재, '하이킥3'는 마지막 3회만을 남겨두고 있습니다. 원래 마지막회가 될 뻔했던 120회의 내용 또한 순조로운 진행에서 벗어남이 없더군요. 강승윤과 안수정의 러브라인은 승윤의 생일을 맞이하여 큰 보폭으로 한 걸음 전진하였고, 백진희는 그토록 원하던 광고회사에 합격하여 정든 보건소와 박하선네 집을 떠났습니다. 현재까지 '짧은 다리의 역습'이라는 제목에 가장 걸맞는 행보를 보여주는 인물은 바로 백진희가 되겠군요. 드디어 경제적인 독립을 시작했을 뿐 아니라, 정신적으로도 누군가에게 얽매이지 않고 지극히 자유로우며 자율적인 마음가짐을 갖게 되었으니 말입니다. 충분히 사람을 오해하게 만들 법한 윤계상의 오버스런 친절 행각은 오늘도 계속되었습니다. ..
오랜만입니다. 이러다가는 훌쩍 건너뛰고 마지막회 리뷰나 쓰게 되지 않을까 했는데 좀 일찍 돌아왔습니다. 몇 분이라도 반겨 주신다면 다행이겠네요..^^ 종방이 다가올수록 우리는 점점 지쳐서 받아먹을 힘도 없는데, 스텐레스김이 던지는 떡밥은 점점 커져만 가니, 그걸 일일이 쫓아다니다가는 꽥~ 맞아 죽을지도 몰라요. 저는 이제 아무리 탐스러운 떡밥이 던져져도 일단 슥~ 피하고 볼 생각입니다. 김병욱은 116회의 엔딩에 "삶은 참 불가측하다. 그래서 앞으로 어떤 일이 일어날지, 아무것도 예측할 수가 없다..." 라는 이적의 의미심장한 나레이션을 삽입함으로써 모든 애청자를 공포의 도가니에 몰아넣었지만, 저는 신경쓰지 않았습니다. 제 눈에는 떡밥 티가 너무 심하게 났거든요. 며칠 후면 다시 만나게 될 윤지석(서지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