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록바실 (2)
빛무리의 유리벽 열기
'바람에 실려' 마지막회는 저에게 상당히 큰 충격과 고민을 안겨 주었습니다. 미국 촬영 중 발생했던 임재범의 잠적에 관한 소식을 저도 물론 들었지만 거의 믿지 않고 있었거든요. 전혀 근거없는 뜬소문이란 느낌은 아니었는데, 이제 와 생각하니 무조건 그의 편을 들어주고 싶은 팬심의 발로였던 것 같습니다. 그런데 사실상 잠적은 한 번이 아니라 무려 세 번에 걸쳐 발생했고, 임재범 본인이 모든 사실을 인정하며 후회하고 있음을 밝히는 방송을 보게 되니, 제 머릿속에는 혼란이 일기 시작했습니다. 개인적으로 저는 '약속'을 매우 중요시하는 편입니다. 제가 생각하는 인간의 최상의 덕목은 '믿음'인데, 약속을 지키지 않는다는 것은 기본적으로 믿을 수 없는 사람이라는 뜻이기에, 저는 그런 사람을 무척 싫어합니다. 물론 피..
다행히도 '바람에 실려'가 3회부터는 정체성을 확립하기 시작했습니다. 이전까지는 '음악 여행'의 본질에 맞지 않게 너무 예능 위주로만 나가려는 경향이 있었는데, 그것이 핀트가 맞지 않아서 무척이나 불안했었지요. 특히 2회 방송분을 거의 채우다시피 했던 임재범의 잠적 논란은 최악이었습니다. 저는 그 또한 제작진의 의도적 설정이었을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봅니다만, 설령 실제 상황이었다 하더라도 굳이 그토록 길게 편집하여 방송에 내보내서는 안되는 거였습니다. 왜냐하면 재미도 감동도 아무것도 없었거든요. 전혀 닮지도 않은 임재범의 초상화를 괴발개발 그려 가지고 다니면서, 마주치는 미국인들에게 "이 사람을 못 보았느냐?"고 묻는 설정은, 진짜 창피할 정도로 어설프고 황당했습니다. 그럴 바에는 차라리 예능을 접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