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빛무리의 유리벽 열기
'불후의 명곡2'에서 '오빠 특집'이 한창이다. 지난 주에는 80년대를 대표하는 오빠로서 전영록이 출연했고, 다음 주에는 70년대를 대표하여 남진이 출연할 예정이다. 하지만 아무래도 '오빠 특집'은 이번 주에 방송된 90년대 오빠들을 위해서 마련된 게 아닐까 싶다. 1990년대는 한국 가요사의 최전성기라 해도 좋을 만큼 다양한 노래와 실력있는 가수들이 쏟아져 나왔고, 열광적인 팬덤 문화와 더불어 '오빠'라는 호칭도 보편화되기 시작했던 시점이니까. 도대체 그 수많은 오빠들 중 누구 한 사람을 콕 집어 90년대의 전설로 출연시킬 수 있을까 했는데, '불명2'는 마치 작심이라도 한 듯 무려 6명의 전설이 출연하여 후배 가수들과 함께하는 무대를 꾸몄다. 혼성듀엣 '철이와 미애'의 멤버였던 신철은 바다와 새로운 ..
8월도 막바지에 이른 어느 날, 가수 바다(본명 최성희)는 '불후의 명곡' 무대에 서서 '사의 찬미'를 불렀습니다. 구한말 신여성의 대표주자이며 한국 최초의 여성 성악가였던 소프라노 윤심덕은 서른 살 되던 1926년 7월, 오사카의 닛토레코드회사에서 음반 취입을 의뢰받고 일본으로 건너갔죠. 레코드 취입을 다 마친 8월 1일, 윤심덕은 음반사 사장에게 특별히 한 곡을 더 녹음하고 싶다고 청했다는군요. 요시프 이바노비치 작곡 '다뉴브 강의 잔물결'에 윤심덕이 직접 한국어 가사를 붙인 그 노래가 바로 '사의 찬미'였는데, 결국 이 노래는 윤심덕이 세상에 남긴 마지막 목소리가 되었습니다. 녹음을 마친 윤심덕은 당시 연인이었던 극작가 김우진과 함께 시모노세키에서 부산으로 가는 배에 올랐지만, 이후 그들은 세상에 ..
2011년 3월, 쌀집아저씨 김영희 PD의 획기적인 발상에서 시작된 '나는 가수다' 시즌1은 엄청난 센세이션을 불러일으키며, 그 동안 편곡이 뭔지도 잘 몰랐던 시청자들로 하여금 '제대로 된 편곡의 맛'을 여지없이 느끼게 해주었습니다. 지금 생각해도 '나가수' 시즌1은 하늘이 주신 작품이었어요. 명곡을 훼손시키지 않고 살짝 다른 빛깔의 옷을 입힘으로써 신선함을 느끼게 하고 원곡의 감동마저 극대화하는, 그렇게 훌륭한 리메이크곡이 제대로 뽑혀 나오는 건 10년이 지나도 한 번 있을까 말까 한 일인데, '나가수'에서는 한 달에 대여섯 곡씩이나 쏟아져 나왔으니까요. 시간이 흐르고 시즌2에 접어들면서 초반의 기세는 많이 수그러들었지만, 그래도 편곡의 놀라운 가치 하나는 확실히 인식시켜 준 프로그램이었습니다. 처음에..
절대음감 소녀 신예림의 탈락으로 충격을 주었던 윤일상 멘토스쿨의 두번째 탈락자는 고음 부분의 취약점을 꾸준히 지적받아 온 정서경이었습니다. 자연히 생방송 무대에 진출할 두 팀은 '샘 카터'와 '50kg'로 결정되었지요. 어느 정도는 예상했던 결과였습니다. 센치한 외모와 중저음의 보이스는 상당히 매력적이지만 음역대가 지나치게 좁은 관계로, 다양한 곡들을 소화해내기는 어렵겠다는 생각이 들었거든요. 제가 보기에는 경쟁력이 매우 부족하다 싶은 참가자였기 때문에, 윤일상이 자신의 멘티 중 한 명으로 그녀를 선택한 것이 오히려 놀라움이고 뜻밖이었습니다. 정서경도 자신의 취약점을 잘 알고 있기 때문에, 어떻게든 극복하기 위해 고음 위주로 연습을 참 많이 했다고 합니다. 하지만 워낙 타고난 음역대가 좁은데 연습만으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