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빛무리의 유리벽 열기
이 드라마의 '악마판사'라는 제목은 나에게 반어적 의미로 해석된다. 최소한 1회와 2회에서 드러난 강요한(지성)의 모습은 결코 악마가 아니라 정의의 사도였기 때문이다. 방법이 좀 비틀어지기는 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가 그를 정의의 사도라 생각하는 까닭은 그의 변칙적인 방식이 죄인을 벌하기 위해 또 다른 희생자를 만들어낸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억울한 자들은 법의 취약점을 이용해 처벌을 가볍게 하거나 피할 수 있을 거라 착각했던 범죄자들 뿐, 강력하고 정당한 처벌이 이루어짐으로써 피해자들은 억울함을 풀 수 있게 되었고 또 다른 희생자는 발생하지 않았다. '국민시범재판'에서 재판장 강요한은 강력한 쇼맨쉽을 여지없이 발휘했으며, 사건의 개요를 최대한 자극적으로 연출하는 그의 능력에 전국민은 몰입했다. 결..
드디어 설설희(서하준)의 일편단심 사랑이 결실을 맺었다. 오로라(전소민)는 설설희의 병이 낫든 아니든 상관없이 평생 그의 아내로 살아갈 것을 서약하며 흰 옷을 입고 그의 곁에 섰다. 다행스런 일이었다. 응답받지 못한 외사랑으로 오랫동안 힘겨워했던 설설희가 이제 오로라의 진실한 응답을 받아 생애 최고의 순간을 맞이했다. 그의 병이 완치되어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 무사히 천수를 누리게 된다면 가장 좋겠으나, 그렇지 못하다 해도 가장 열렬한 소망을 이루었으니 여한은 없을 터이다. 이제 그들에게서 아이가 태어난다면 얼마나 큰 축복일까? 외아들에게 닥친 병마로 하늘이 무너지는 듯한 좌절을 맛본 설국(임혁) 회장과 안나(김영란) 여사에게도 그보다 더한 위로는 없을 것이다. 결혼식의 축가를 부르는 사람은 록그룹 '부활..
'막장'이라든가 '욕하면서 보는 드라마'등의 수식어를 줄줄이 달고 다니는 드라마 작가가 몇 명 있습니다. 예를 들자면 서영명, 문영남, 임성한 등이 그렇습니다. 이들의 드라마에는 참으로 기이한 공통점이 있는데, 방송될 때마다 논란이 그치지 않고 호평보다는 악평이 자자한데도 불구하고 시청률은 동시간대 1위를 놓치지 않을 정도로 높다는 것입니다. 하지만 개인적으로 서영명과 문영남의 작품은 제 취향에 맞지 않아서 거의 안 보았고, 임성한의 작품은 나름대로 장점이 있다고 생각하며 좋은 시선으로 보았기 때문에, 그 동안 저의 사전에 '욕하면서 보는 드라마'란 존재하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저의 인생 최초로 '욕하면서 보는 드라마'가 생겼으니 바로 구현숙 작가의 '불굴의 며느리'입니다. 한동안은 너무 짜증나서 시청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