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빛무리의 유리벽 열기
아씨, 울지 마세요. 내가 끝까지 곁에서 지켜주고 싶었는데, 그래서 우리 아씨가 예전처럼 환하게 웃는 모습 꼭 다시 보고 싶었는데, 이렇게 먼저 떠나려니 참 미안하게 되었네요. 그래도 아씨 곁에 무명 오라버니가 있어서 다행이에요. 내 생각엔, 무명 오라버니라면 믿어도 될 것 같아요. 아버님도 잃고, 은기 도련님도 잃고, 이제 나까지 잃어버리고 세상에 혼자 남게 된 불쌍한 우리 아씨... 무명 오라버니가 꼭 지켜줄 거라고 난 믿어요. 아씨는 어렸을 적부터 나에게 참 잘 대해 주었어요. 몸종이라기보다는 동생처럼 예뻐하며 살갑게 대해 주었죠. 그래서 난 하녀의 신분이면서도 기죽지 않고 행복하게 지낼 수 있었어요. 만약 아씨가 병판 대감 댁의 마님이나 윤옥 아씨처럼 얼음장같은 태도로 하녀들을 부렸다면 어림도 없..
불과 1회가 방송된 후 세트장에서 발생한 화재 사고로 스태프 1명이 목숨을 잃는 등 큰 피해를 입고 방송을 중단했던 JTBC 사극 '하녀들'이 슬픔과 충격을 딛고 심기일전하여 대략 한 달만에 다시 방송을 시작했다. 1회만으로도 상당히 괜찮은 작품이 될 거라는 예감이 들었는데, 워낙 비극적인 사고가 발생한지라 방송 재개 여부조차 불투명했기에 가슴 아프면서도 못내 아쉽던 터였다. 부디 제작진과 출연진이 최선을 다하고 힘을 합쳐 '하녀들'을 최고의 명작 드라마로 탄생시킬 수 있다면, 안타깝게 순직한 스태프의 영혼에도 가장 큰 위로와 선물이 되지 않을까 싶다. 리뷰에 앞서,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빈다. 어쩐지 원작 소설이 있을 듯해서 찾아보니, 극본을 쓴 조현경 작가는 드라마작가 겸 소설가라고 한다. 그래서 소설..
현재 OCN에서 금요일마다 방송 중인 액션 사극 '야차'는, 만약 공중파에서 편성되었다면 작년 겨울의 '추노'에 비견할 수 있을 만큼 호평을 받으며 큰 인기를 끌었을 작품인데, 케이블의 특성상 시청률에 한계가 있으니 매우 안타깝습니다. 그러나 공중파에서는 볼 수 없었던 파격적 액션을 선보이며 독특한 매력을 살리고 있지요. 사람마다 시청 포인트는 다를 수 있겠으나, 저는 언제나처럼 등장인물의 캐릭터와 갈등구조를 중심으로 감상합니다. 특히 8회와 9회에서는 주인공들의 사랑과 원한과 복수가 본격적인 궤도에 접어들며 긴박감을 고조시켰습니다. '야차란 원래 인도 신화에 등장하는 불법을 지키는 수호신이며, 사람을 해치는 귀신이기도 합니다. 이렇게 상반된 두 가지 모습을 가진 '야차'는, 이 드라마에서 사랑하는 사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