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빛무리의 유리벽 열기
그래도 나는 운이 좋은 편이다. 이 방 주인은 굉장히 어리버리하고 겁이 많다. 방을 잘못 찾아든 내 친구들은 벌써 이 세상 모기가 아니다. 두려움 없이 잽싸게 파고드는 손바닥 또는 파리채에 의해 그들은 영혼이 되었다. 살아 생전에도 가벼운 몸이었지만, 이제는 더욱 더 가벼운 영혼이 되었다. 그런데 이 방 주인은 나를 무서워한다. 추워진 날씨 때문에 빠릿빠릿하게 날아다니지도 못하는 나를 무서워한다. 슬로비디오처럼 천천히 날아다니는 나를 무서워한다. 바로 눈 앞을 날아가도 절대 나를 잡지 못한다. 비명을 지르면서 헛손질을 하고 헛손뼉을 칠 뿐이다. 불쌍하다. 하지만 그의 눈앞을 오락가락하면 그 댓가로 나에게는 지독한 화생방 훈련이 주어진다. 치익~ 치익~ 그는 침대와 베겟잇에 거리낌 없이 독가스를 살포한다...
개인적으로 중견배우 이재용의 연기를 아주 많이 좋아하는 편입니다. 그는 명실상부한 정극 배우입니다만, 처음으로 그의 존재가 제 머릿속에 각인되었던 작품은 놀랍게도 시트콤 '달려라 울엄마' 였지요. 작품 자체도 워낙 재미있었고 김영애, 이보희, 이원종 등 쟁쟁한 중견배우들이 대거 포진해 있어서 그들의 연기를 보는 즐거움이 적지 않았는데, 그 중에도 이재용의 독특한 캐릭터는 매우 인상적이었습니다. 이재용은 그 시트콤을 계기로 '쟁반노래방'에도 2차례나 출연했었는데, 연기할 때 못지 않게 실제로도 만만치 않은 예능감을 지닌 것을 보고 새삼 놀랐던 기억이 납니다. 그의 출연작은 워낙 많아서 일일이 열거할 수 없지만, '해신', '주몽', '이산' 등의 사극에서 특히 그의 연기가 돋보이더군요. 최근 종영한 '동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