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빛무리의 유리벽 열기
드라마 '정도전'이 막바지에 접어들면서 점점 더 흥미진진해지고 있다. 스릴 넘치는 극의 전개와 더불어 또 한 가지 재미있는 것은, 역사와 현실을 바라보는 나의 시각이 예전과 확연히 달라졌음을 깨달을 수 있다는 점이다. 어려서 국사를 배울 때는 정몽주(임호)처럼 꼿꼿한 충신이 매우 멋있어 보이고 이상적인 인간형이라 생각되었는데, 지금 보니 (그래도 멋있긴 하지만) 어딘가 몹시 꽉 막힌 듯하여 답답한 느낌이 들었다. "이 몸이 죽고 죽어 일백 번 고쳐 죽어"로 시작되는 '단심가'가 차라리 연애 편지였다면 좋았으련만, 정몽주가 그토록 사모한 것은 여인이 아니라 쇠잔해가는 고려 왕조였으니 안타까울 뿐이다. 백성의 삶이 편안해질 수만 있다면 임금의 성이 왕씨든 이씨든 그게 뭐 중요하다고 목숨까지 바쳤을꼬? 물론 ..
'뿌리깊은 나무'는 이제 막바지 3회만을 남겨두고 있습니다. 그런데 21회에서는 지금껏 생각도 못했던 처절한 비극이 살짝 예고된 듯한 느낌이 들어 제 마음을 불안하게 합니다. 광평대군(서준영)은 역사적으로도 이 무렵에 죽었다고 기록되어 있는지라, 죽음의 상황에 대한 극적인 각색은 있겠지만 어쨌든 오래 살지 못할 것을 예감했었지요. 그러나 여주인공 소이(신세경)는 세종(한석규), 강채윤(장혁)과 더불어 드라마의 처음과 끝을 책임져야 할 인물들 중 하나라고 생각했기 때문에, 한 번도 그녀의 죽음을 예상한 적은 없었습니다. 그런데 왠지 막판의 분위기가 심상치 않습니다. ('뿌나' 리뷰의 스크롤 압박은 오늘도 계속됩니다..^^;;) 밀본의 수령 정기준(윤제문)은 세종의 글자를 막기 위해 어떠한 수단 방법도 가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