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록김도현 (6)
빛무리의 유리벽 열기
'마이더스'는 참으로 복잡한 드라마입니다. 처음에는 잘 몰랐는데 후반으로 갈수록 이쪽저쪽에서 새로운 인물들이 나타나고 굵직한 비밀들이 밝혀지며 섬뜩한 반전이 일어납니다. 제발 이 복잡한 내용들이 나중에는 자연스럽게 한 갈래로 합쳐지며 개연성 있는 결말을 이끌어낼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벌여놓은 것이 워낙 많다 보니 수습을 못하고 용두사미가 될까봐 벌써부터 걱정이네요. 현재 겉으로 드러나 있는 중심적 갈등 구조는 김도현(장혁)과 유인혜(김희애)의 팽팽한 줄다리기입니다. 한치 앞을 예상할 수 없는 이 둘의 긴장감 넘치는 엎치락 뒤치락만 해도 꽤나 볼만하지요. 그런데 아무래도 중심추는 벌써 김도현 쪽으로 많이 기울어진 것이 우리 시청자의 눈에는 보입니다. 비록 모두가 염려하는 무리수 몇 가지를 던지고 있지만,..
원래는 이 포스팅의 제목을 "죽음이 삶에게 전하는 말" 로 정할까 했으나, 생각해 보니 그들은 멀지 않은 죽음을 기다리는 사람들일 뿐 죽은 자는 아니었습니다. 그리고 사람은 원래 희망으로 살아가는 동물이라 기적의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으니, 떠난다는 말로 대신합니다. 어차피 드라마 속에서 이 사람들은 김도현(장혁)과 이정연(이민정)을 도와주기 위해 등장했고, 나중에는 어떤 식으로든 그들의 곁을 떠날 테니까요. 방탕한 생활의 극치를 달리다가 중병에 걸리고 나서 천사로 변신한 유명준(노민우)은 하루에도 수십번씩 "내가 무엇을 남길 수 있을까?" 고민합니다. 그래서 쉬임없이 피아노를 치며 새로운 노래를 만들기도 하고, 소아암 환자를 돕기 위한 재단을 설립하기도 합니다. 한때는 탐욕의 눈으로 바라보던 이정연을 ..
유명준(노민우)은 '마이더스'가 시작될 때부터 제가 큰 관심을 가졌던 캐릭터입니다. 그런데 첫 등장이 너무 마음에 들지 않아서 삽시간에 관심 밖으로 밀려났었지요. 지나치게 선정적이어서 충격이었다는 의견이 많았는데, 저는 충격보다 더 큰 짜증스러움을 느꼈습니다. 자극적인 장면을 통해 일시적으로 얼마나 시청률을 올릴 수 있을지는 모르겠으나, 그 변태스런 등장 때문에 캐릭터가 처음부터 망가지는 것은 신경쓰지도 않는 듯한 제작진의 어리석음 때문이었습니다. 재벌가의 서자는 온갖 드라마에서 지긋지긋하도록 흔한 캐릭터입니다. 외부적으로는 모든 것이 채워졌으나 내면적으로는 모성의 결핍을 비롯해 꼭 필요한 것들마저 채워지지 못한 그 언밸런스함은 언제나 사람을 심하게 망가뜨리지요. 유명준은 기본적으로 이렇게 식상한 설정을..
정말 어이가 없습니다. 그토록 순수해 보였던 청년 노지훈이 자신의 중요한 경력을 속이고 대국민 오디션 프로그램에 지원해서, 최종 10인의 엔트리에 포함될 때까지 천연덕스런 연기를 해 왔다는 사실은 너무나 충격입니다. 지금껏 그의 이미지가 꾸밈없고 거짓없어 보였던 만큼, 이제 와 돌이켜 보면 그 모든 모습들이 가증스럽게만 느껴질 뿐입니다. 드라마 '허준'에 '예진아씨'로 출연했던 황수정이 불륜과 마약으로 구속되었을 때, 유독 다른 연예인들보다 더욱 큰 질책에 시달렸던 것과 마찬가지입니다. 올곧고 청순하고 단아한 이미지로 어필하던 사람이 실제로는 전혀 다른 인물이었다는 것을 알게 되자, 대중은 배신감에 치를 떨며 더욱 차갑게 등을 돌렸던 것입니다. 처음에는 다듬어지지 않은 원석처럼 보이다가, 점차 놀라운 발..
'마이더스'의 주인공 김도현(장혁)은 어려서부터 돈을 향한 갈증에 시달려 왔으며 본능적으로 돈 냄새를 기막히게 맡을 줄 아는 인물입니다. 그의 부모가 평생을 발버둥치고 집착하면서도 얻지 못하는 처참한 모습을 보았기에, 도현은 한편으로 돈을 '악마의 덫'이라고 부르며 혐오하기도 하지만 그것은 욕망의 또 다른 이름에 지나지 않습니다. 거대 로펌들의 제안을 모두 뿌리치고 세간에 알려지지 않은 '법무법인 대정'을 선택했을 때부터 그의 미래는 정해진 셈이었지요. 첫 만남에 대정 로펌의 대표 최국환이 '면접비'라는 명목으로 건네 준 엄청난 액수의 수표를 보는 순간 억눌려 있던 김도현의 욕망은 격발되었고, 그 길에 들어서자마자 선망의 대상이던 유인혜(김희애)를 만났습니다. 그리고 그 만남은 걷잡을 수 없는 욕망의 분..
'시크릿 가든'의 코믹한 김비서로 인기몰이를 했던 김성오가 새로 시작된 대작 '마이더스'에서 고정 배역을 맡았다는 사실을 이미 알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생각지도 않은 '싸인'에서 그의 모습이 보이길래 깜짝 놀랐지요. 더욱 놀란 것은 출연 분량이 지극히 짧은 카메오인데도 불구하고 그 존재감이 주연급 이상이었다는 것입니다. 김성오가 '싸인'에서 맡은 배역은 오래 전부터 여성들을 상대로 묻지마살인을 반복해 온 싸이코패스입니다. 알고 보니 고다경(김아중)의 동생 다희도 그의 손에 희생되었군요. 동생과 똑같은 방식으로 살해당한 시신을 보고, 다경은 직감적으로 같은 범인의 소행임을 알아차립니다. 최근 사건의 범인으로 검거된 남자(김성오)와 1:1로 마주한 고다경은, 5년 전 같은 방식으로 살해당한 여고생을 아느냐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