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빛무리의 유리벽 열기
윤계상은 선배로부터 한 폭의 그림을 선물 받습니다. 그런데 눈 덮인 풍경 속에 서 있는 소녀의 뒷모습은 김지원을 꼭 닮았네요. (저만 그렇게 느꼈나요? ㅎ) 처음 보는 순간부터 저는 "지원이구나!" 했습니다. 그림에서 풍겨나오는 분위기와 느낌이 영락없이 김지원이었거든요. 계상에게 빌린 책을 돌려주러 왔던 지원은 그림을 보고 말합니다. "황량한 풍경이네요... 사람의 뒷모습에도 표정이 있대요. 저 여자는... (아주 소중한) 무언가를 잃어버린 사람 같아요." 윤계상은 그림을 보건소 벽에 걸어 놓는데, 백진희는 그림을 보자 왠지 마음이 설렌다면서 좋아합니다. 눈으로 가득한 풍경이라서 좋고, 그림 속의 여자는 프레임 밖의 누군가와 곧 사랑에 빠질 것 같은 느낌이라면서 말이죠. 역시 백진희는 밝고 통통 튀는 모..
만능 엔터테이너라는 말이 별로 신기하지도 않은 시대이지만, 여전히 가수 출신 연기자를 보는 시선은 전체적으로 곱지만은 않습니다. 가수 활동을 통해 얻은 인지도를 기반으로 남의 밥상에 너무 쉽게 숟가락을 올려놓는 듯한 느낌, 그래서 결과적으로 모든 것을 다 바쳐 연기 공부를 하며 오랫동안 꿈을 키워 온 사람들의 기회를 빼앗는 듯한 느낌이 그 못마땅한 시선의 가장 큰 원인이 아니었을까 싶군요. 사실 완전히 부인할 수도 없는 부분이기는 합니다. 하지만 유진은 이제 그런 시각에서 완전히 자유로워져도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1990년대 말의 인기 걸그룹 SES 출신의 그녀는 이미 연기 활동을 시작한지가 거의 10년이 가까워지고 있으며, 그 동안 꽤 많은 작품에 주연으로 등장하여 괜찮은 연기력을 보여 주었으나, 시..
'1박2일' 강원도 영월 제2부는 흥미로운 볼거리로 시작되었습니다. 비록 브라운관을 통해서였지만, 천문 관측용 망원경으로 처음 바라본 우주는 신비롭기 이를데 없었어요. 울퉁불퉁한 달의 표면이 손에 잡힐 듯 보이고, 상상조차 할 수 없는 46 광년의 거리 저편에서 빛나는 별 카펠라까지 볼 수 있다니 정말 꿈만 같았습니다. 우리가 사는 이 세상이 얼마나 좁은지를 다시 한 번 체험하는 시간이었어요. 그리고 별들의 세계에서는 5천만년의 나이면 젊은 청년이었습니다. 길어야 100년을 살지 못하는 우리 인간들의 삶에 비해 별들의 삶은 참 길기도 하더군요. 132억년의 나이를 먹은 노년의 별들은 작고 희미한 빛을 내는 반면에 5천만살의 젊은 별들은 초롱초롱하니 밝은 빛을 내고 있어서 확연히 구별되었습니다. 공간만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