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결' 김원준 박소현 커플에 대한 기대와 우려
그러다가 지난 토요일, 2011년 4월 9일에 제가 '우결' 쪽으로 채널을 고정한 이유는 오직 김원준과 박소현 커플 때문이었습니다. 그들의 '우결' 출연이 확정되었다는 기사를 읽었을 때 정말 깜짝 놀랐었거든요. 급격한 관심이 끌림과 동시에, 맨 처음 들었던 생각은 "이 사람들이 대체 어쩌려고 이러나?" 하는 것이었습니다. 그리고 첫방송을 본 이후, 그런 생각은 더욱 강해졌습니다. "대체 어쩔 생각인 거지?"
김원준은 73년생, 박소현은 71년생으로 현재 39세와 41세입니다. 게다가 프로필을 보니 둘 다 빠른 연생이군요. 그렇다면 학번으로 따졌을 때는 둘 다 40대입니다. 제가 보기에 이들의 '우결' 출연은 엄청난 모험입니다. 단적으로 표현하자면 '모 아니면 도 커플' 이라고나 할까요. 잘 되면 더 이상 좋을 수 없지만, 잘 안 되면 더 이상 난처할 수 없게 되는 것이죠.무려 18년간을 절친한 누나 동생으로 지내다가 갑자기 연인 또는 부부의 관계로 변화한다는 것은, 오히려 새로운 만남보다 더욱 설렘을 자극하는 면이 있습니다. 전혀 모르는 상태에서 시작하여 조금씩 알아가는 것도 흥미롭지만, 아주 잘 안다고 생각했던 사람에게서 뜻밖의 면을 새록새록 발견하게 되는 것은 또 다른 짜릿함이거든요. 가상 부부 컨셉으로 첫 만남을 가진 김원준과 박소현의 모습에서는 벌써부터 그런 설렘이 가득 풍겨 나오고 있었습니다.
언론과 대중의 시선도 다른 커플의 경우와는 매우 다릅니다. 아직 출연도 하기 전부터 이 커플의 관련 기사에는 "이번 기회에 잘 돼서 진짜로 결혼했으면 좋겠다"는 댓글이 수두룩하게 달렸습니다. 그리고 다른 커플들은 만나서 천천히 친해진 후 수개월이나 1년쯤 지나서 올리던 결혼식을, 김원준과 박소현은 만난 첫날부터 치르게 되었습니다. 본인들이 원한 게 아니라 제작진이 그렇게 만든 것인데도, 관련 기사에는 "김원준 박소현, 급했나?" 이런 식의 제목으로 표현되었습니다.
20대 초반의 어린 친구들이야 뭐 한창 연애하다가 헤어지기도 하고 그럴 나이니까, 마음이 된통 흔들렸다가 헤어짐의 충격(?)을 겪었다 해도 비교적 쉽게 벗어날 수 있겠지요. 어차피 그들이 '우결'을 통해서 진짜로 결혼하거나 연인이 될 거라고는 아무도 생각하지 않았을 테니까요. 어차피 그들의 가상 결혼은 남들에게 보여주기 위해 만들어낸 예쁜 소꿉장난 같은 거였습니다. 하지만 김원준과 박소현은 다릅니다. 소꿉장난을 하기에는 너무 늦은 나이예요..;; 이 커플에게 있어 심정적으로 결별의 상실감과 데미지는 엄청나게 클 수가 있습니다.
그리고 다른 커플과 달리 이들의 실제 결혼을 응원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는 만큼, 결별 후에는 본인들의 잘못이 아닌데도 왠지 싸한 분위기를 느끼게 될 가능성도 없지 않습니다. 물론 방송과 실제를 구분 못하는 사람은 없겠지만, 그래도 한국 사람들은 워낙 남의 일에 관심이 많고 그 중에도 남녀관계에 대해서는 이러쿵 저러쿵 말들이 많지요. 어릴 때는 좀 낫지만 나이가 들대로 들어서 그런 종류의 입방아에 오르내린다는 것은 결코 기분좋은 일이 아닐 겁니다.
어쩌면 두 사람이 방송에서 보여주는 닭살 행각들로 인해, 실제로 다가오려던 인연이 멀어지게 될 가능성도 없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어디까지나 방송이지만 '우결'이라는 프로그램은 굉장히 리얼한 느낌을 주거든요. 예를 들어 박소현에게 아직 고백하지 못한 마음을 지닌 남자가 있다고 가정했을 때, 절대미남 김원준의 곁에서 드레스를 입고 수줍어하는 박소현의 모습과 설레는 표정으로 그녀의 뺨을 향해 살며시 입술을 가져가는 김원준의 모습... 뭐 이런 것들이 브라운관에 비쳐지는 것과 그렇지 않은 것은 큰 차이가 있지 않을까요..;; 박소현이 지금 21살이라면 아무런 문제가 아닌데, 현재는 무려 20년이 더 흐른 뒤이기 때문에 이런 부분조차도 염려스럽군요.
첫 만남부터 두 사람이 너무 잘 어울리고 좋아 보여서 큰 기대도 되지만, 오히려 그래서 큰 염려도 됩니다. 그야말로 '모 아니면 도' 커플이네요. 저까지 나서서 부담을 더해주고 싶지는 않지만, 그래도 기왕 맘먹고 시작한 거니까 하여튼 잘 되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