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심장' 김보성의 왼쪽 눈 실명 고백, 불편했던 이유
물론 의리는 좋은 것입니다. 하지만 '의리'라는 개념 자체가 '주먹'이나 '폭력'과 연결되는 것은 좋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제가 남자가 아니라서 남자들만의 세계를 이해 못하는 것일 수도 있지만, 아무리 그렇다 해도 '의리'라는 좋은 개념을 폭력적인 이미지와 연결시키는 것은 사회적으로 절대 좋은 영향을 끼칠 리가 없습니다. 드라마 '모래시계'가 큰 인기를 끌던 당시 초등학생들의 장래희망 1위는 바로 '깡패'였다고 합니다. 드라마 속에서 의리로 무장하고 멋있게 표현된 조직폭력배들의 모습이, 아직 단단한 가치관을 형성하지 못한 어린이들의 마음속에 위험한 허상을 심어주었던 탓입니다.
왼쪽 눈을 실명해서 시각장애 6급이 된 이유는 더욱 충격이었습니다. 벌써 세간에 꽤 많이 알려진 이야기라고 하지만 저는 처음 들었거든요. 13대 1로 싸우다가 그렇게 되었다는데, 자신을 평생 장애인으로 만든 그 추억을 김보성은 자랑처럼, 무용담처럼 말하고 있었습니다. 나갈 때는 멀쩡하던 젊디 젊은 아들이 밖에서 폭행을 당해 한쪽 눈이 멀어가지고 돌아왔는데, 부모님의 가슴에 새겨진 상처는 또 어떠했겠습니까? 저는 듣는 것만으로도 섬뜩하고 소름이 끼쳤습니다.
나중에 검색을 통해서 다른 기사를 읽어보니, 김보성이 13대 1로 싸울 수밖에 없었던 이유는 위기에 처한 친구를 구하기 위해서였다고 하더군요. 아마도 그래서 자신의 용기와 의리에 더욱 자부심을 가졌던 것이겠지요. 하지만 의도가 좋았다 해도 폭력에 휘말려 한쪽 눈을 잃은 기억은 결코 행복한 추억일 수가 없습니다. 또 그렇게 미화되어서도 안됩니다. 이것이 저의 신념입니다. 그 끔찍한 추억을 말할 때는 자랑스런 무용담으로 표현할 것이 아니라, 결코 일어나서는 안될 무서운 일이었음을 듣는 사람들로 하여금 생생히 느낄 수 있도록 해주어야 합니다. 천에 하나 만에 하나라도, 김보성 아저씨가 멋있다는 생각에 따라 하려는 청소년이 생길 가능성을 차단해야 합니다.
폼생폼사도 좋지만 김보성의 경우는 그 정도가 지나치다 싶었습니다. 한쪽 눈을 읺어버렸던 싸움의 기억조차도 멋진 폼으로 포장하더니, 방송 중에 쌍절곤을 돌리며 오버하다가 오른쪽 이마를 다쳐서 20바늘이나 꿰맸던 이야기도 꽤나 자랑스런 어조로 털어놓았습니다. 왼쪽 눈은 이미 실명한 상태인데, 그 반대편인 오른쪽 눈 위의 이마를 다쳤기 때문에 하마터면 완전한 시각장애인이 될 수도 있었던 위험한 사건이었습니다. 오른쪽 눈마저 다치게 되면 가족에 대한 의리가 아니라고 스스로도 말했지만, 그거야 너무 당연한 일이지요..;;
만약 김보성이 제 가족 중 한 명이라면, 아직도 위험을 무릅쓰고 온갖 폼을 잡으려는 그 사람 때문에 한시도 마음편할 날이 없을 것 같습니다. 그러게 쌍절곤을 돌리면서 왜 그렇게까지 오버를 하는 것이며, 대체 왜 이마를 20바늘이나 꿰매면서 마취는 안 하겠다고 고집을 부리는 것인지... 하마터면 인생이 캄캄해질 뻔한 위험을 겪고서도 왜 아직까지 가죽장갑을 끼고 주먹을 불끈불끈 쥐며 다니는 것인지... 그렇게 튀는 행동을 하면 괜시리 남들에게 반감을 사서 폭력에 휘말려들어갈 가능성이 훨씬 높습니다. 그 차림으로 어디 포장마차에 가서 술이라도 한 잔 걸치는 날에는 십중팔구 어딘가 깨져서 들어오지 않을까 싶군요.
게다가 주식으로 전재산을 날린 적도 있다고 하니, 그 또한 '한탕 크게 성공해서 사나이답게 폼을 잡으려다가' 그렇게 된 것이 분명하다 싶어서 한숨만 나올 뿐입니다. 아내의 입장에서는 정말이지 하루하루가 불안의 연속일 것 같더군요. 김보성도 이미 46세로서 결코 적지 않은 중년의 나이인데 이제 폼은 그만 잡고, 남자의 향기가 물씬 풍기던 싸움의 추억도 과거의 일로 묻어두고, 가족을 위해 약간이나마 조심하며 살아도 좋지 않을까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