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빛무리의 유리벽 열기
당연히 긴박감이 넘쳐야 하는 대목인데도 이상할 만큼 지루한 느낌이 들었다. 훗날의 선덕여왕, 덕만의 정체가 드디어 흥미진진하게 밝혀지고 있건만, 머릿속에 드는 생각은 "대체 언제까지 남자네, 여자네, 누구 딸이네, 누구 동생이네 하면서 저러고만 있을 건가?" 이런 것들뿐이었다. 역사적 사실과 픽션을 적당히 얼버무려 만들어지고 있는 이 드라마에서, 어차피 출생의 비밀이라는 그 부분은 100% 픽션이라는 사실을 우리는 모두가 알고 있다. 실제 선덕여왕은 태어나자마자 버려지지도 않았고, 사막에서 자라나지도 않았고, 남장을 한 채 낭도 생활을 한 적도 없다는 것을 우리는 다 알면서도 기꺼이 속아주는 기분으로(?) 드라마를 시청하고 있는 것이다. 그런데 이게 길어도 너무 길다. 게다가 뜬금없이 머리를 풀어헤치고 ..
어제 선덕여왕 17회는 지난주 16회에 최고조에 달했던 답답함을 속 시원히 풀어주는 한 회였다. 16회 내내 미실의 포스에 짓눌려 깜짝깜짝 놀라기만 했던 덕만이 어느새 고개를 빳빳이 쳐들고 미실에게 대항할 수 있게 되었으며, 유신과 천명공주와 알천랑 등 덕만의 사람들이 점점 더 의지를 굳건히 하여 자리를 잡아가는 모습을 볼 수 있었고, 소엽도를 매개체로 하여 숨겨져 있던 덕만의 정체가 드러나기 일보직전의 상황까지 도달했다. (먼저 잠시 소품에 대해 언급한다면, 이 소엽도라는 소품은 정말 100% 멋지게 활용되었다. 소엽도는 진흥대제의 전설을 담고 있으며, 마야부인의 생명을 구함으로써 천명과 덕만을 탄생하게 하였고, 소화의 손에 들려 칠숙을 찌름으로써 덕만을 위기에서 벗어나게 하였고, 이제 다시 중요한 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