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록하고픈 이야기들/이러쿵 저러쿵 (39)
빛무리의 유리벽 열기
남편이 카카오페이에서 진행하는 이벤트에 참여해 보자고 했다. 카카오페이로 서로에게 1천원씩을 송금해 주면 이벤트 참여가 되는 거라기에 매우 간단한 거라고 생각했다. 나는 이제껏 카카오페이를 사용해 본 적이 없었기 때문에 처음으로 계좌 연결을 했다. 그런데 문제는 본인 인증을 거쳐 계좌 연결을 함과 동시에 나의 계좌에서 뚝딱 1만원이 출금되어 카카오페이 계정으로 충전이 되어버린 것이었다. 나는 단지 계좌 연결만 했을 뿐 1만원 출금에는 동의한 적이 없..
'쌍방과실'이란 법적으로 많이 쓰이는 용어지만, 일상 생활에서도 '쌍방과실'을 적용하는 경우는 무척 흔하다. 이를테면 두 아이가 싸우고 있을 때 어른이 나타나서, 누가 먼저 시비를 걸었는지 누가 먼저 잘못했는지 누가 싸움의 원인을 제공했는지는 전혀 따지지 않고, 그냥 둘이 싸웠다는 이유만으로 무조건 둘이 똑같이 잘못했다 하면서 둘에게 똑같은 벌을 주는 경우가 이에 해당한다. 하지만 내 생각에 이건 정말 치명적인 행동이다. 무조건 '쌍방과실'을 적용하..
우리는 어려서부터 은연중에, 혹은 노골적으로 '고자질'은 나쁜 행위이며 비겁한 행위라고 배워 왔다. 1990년대 초반 인기를 끌었던 어린이 외화 '천사들의 합창'에도 그런 내용이 나온다. 그 당시 애청자였던 내가 무척 예뻐하면서 보았던 캐릭터가 있는데 '마리아 후아키나'라는 여자아이였다. 물론 새침한 깍쟁이에다 너무 잘난체하는 면이 있어서 가끔은 좀 얄밉기도 했지만, 나는 그 아이의 똑 부러지는 성격이 매우 마음에 들었더랬다. 싫은 것은 싫다고, 잘..
슈퍼 또는 마트에 가면 보통 사람들은 원하는 상품의 진열대 앞에 서서 한동안 고민하며 물건을 고른다. 품질이나 모양도 중요하지만 그 못지 않게 중요한 것은 가격이다. 여러모로 비슷해 보인다면 조금이라도 저렴한 상품을 집어드는 것이 일반 서민들의 선택일 것이다. 나 역시 그런 평범한 사람들 중 1인이기에 늘 상품의 가격을 눈여겨 본다. 주의 깊게 고른 상품들을 바구니에 담아 들고 계산대로 걸어갈 때는 머릿속으로 대충 금액을 맞춰 본다. 하지만 나보다 ..
내 남편은 중증 약시 환자로서 2급 시각장애인이다. 운전이 불가능한 것은 물론, 버스 번호가 잘 보이지 않기 때문에 혼자서는 대중 교통 이용도 쉽지 않다. 지하철은 그래도 천천히 방향을 확인하면서 가면 되니까 좀 나은데, 현재 거주 지역에는 걸어서 갈 수 있는 지하철역이 없어서 꼭 버스를 타고 이동해야만 지하철도 탈 수 있다. 그래서 부부 동반 외출이 아니라 혼자 나가야 할 때는 어쩔 수 없이 장애인 콜택시를 이용하게 된다. 그런데 이용자 수에 비해..
7월의 시작이다. 6월 내내 기상청에서는 수없이 장마라고 외쳐댔지만 속시원히 비 한 번 뿌리지 않더니, 오늘은 하루종일 주룩주룩 비가 내린다. 도대체 '마른 장마'라는 기상천외한 말은 어디에서 생겨난 것인지, 비가 안 오는데도 그걸 장마라고 할 수 있는 건지 참 아리송했는데, 아무튼 오늘부터는 제대로 장마인가보다. 사진 출처 : http://blog.naver.com/h_w_0_5/220274886464그런데 '마른 장마'보다도 더..
매일미사를 다니고 싶다는 생각을 벌써 1~2년 전부터 갖고 있었지만, 결혼해서 인천으로 이사를 온 후에는 좀처럼 사정이 여의치 못했다. 서울대교구에는 매일 같은 시간에 미사를 드리는 성당이 무척 많았는데, 인천교구에 속한 성당들은 절대적으로 미사 횟수가 적을 뿐 아니라 시간대도 들쑥날쑥해서 규칙적으로 매일미사를 실천하기가 너무 어려웠다. (아무래도 사제 인력 부족의 문제가 아닐까 싶은...) 그렇다고 인천에서 서울까지 매일미사를 다닌다는 것..
사구체종양(사구종:glomus tumor)이란 사구(glomus)세포에서 발생하는 양성종양이다. 사구세포는 신경계와 혈관계에서 혈관의 흐름이나 온도조절 역할을 담당하는데, 사구종은 인체의 어디에서든 발생할 수 있지만 호발부위는 손톱과 발톱 밑이다. 크기가 매우 작고 천천히 자라는 특징이 있으며, 충격과 온도 변화에 민감하고 날카로운 통증을 동반한다. 아무리 커져도 절대 1cm가 되지 못하며, 지름 5mm만 되어도 사구종으로서는 굉장히 큰 ..
4.13 총선(제20대 국회의원 선거)을 앞두고 서울역 3층 대합실에 '투표 참여 홍보관'이 설치되었다. 투표 참여 홍보관에서는 사전투표 모의 체험을 할 수 있고, 전시된 각종 자료를 통해 대한민국의 선거 역사와 정보들을 다양하게 접할 수 있다. 그리고 포토존에서는 총선 홍보대사로 선정된 AOA 설현의 실사 이미지와 함께 사진 촬영이 가능한데, 휴대폰으로 찍은 사진을 현장에서 즉석 인화할 수 있도록 '포토 인화 이벤트'도 진행된다. 투표 참..
2014년 세월호 참사 당시 고등학교 2학년이었던 학생들은 올해 2월 학교를 졸업하고 사회에 첫발을 내딛게 된다. 당시 무참히 희생된 안산 단원고등학교 2학년 학생들도 만약 살아 있다면 당연히 그랬을 것이다. 애통한 마음이야 어찌 필설로 형용할 수 있을까? 결코 잊을 수도 없고, 잊어서도 안 될 일임에는 분명하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산 자는 살아야 한다는 사실 또한 분명하다. 떠나간 자의 기억 때문에 산 자의 삶이 볼모로 얽매여서는 안 될 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