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록종영 드라마 리뷰 /구르미 그린 달빛 (4)
빛무리의 유리벽 열기
'구르미 그린 달빛' 5회에서 세자 이영(박보검)은 남장여인 내시 홍라온(김유정)에게 끌리는 마음을 숨김없이 드러낸다. 궁궐 안 연못에서 뱃놀이를 하던 명은공주(정혜성)는 라온을 불러다가 자신에게 연서를 보냈던 정도령(안세하)에 관해 묻는데, 라온의 답변을 통해 정도령이 반했던 여자가 자신이 아니라 시녀였음을 알고는 큰 충격을 받는다. 그 와중에 흥분한 공주를 만류하려던 라온은 물에 빠지고 마는데, 놀랍게도 그 광경을 목격한 세자가 라온을 구하기 위..
비가 오십니다. 언제나 정겨운 비님이 오십니다. 어머니... 오늘도 이렇게 저를 찾아와 주시는군요. 마지막 인사도 없이 그토록 황망하게 떠나가신 후, 저는 비가 올 때마다 어머니를 뵙는 마음으로 하늘을 우러러 봅니다. 어머니와 더불어 맨발로 젖은 풀잎을 밟으며 쏟아지는 빗줄기 속에 몸을 맡기던 그 날, 저는 딱딱한 체면과 함께 두려움도 훌훌 벗어 던졌습니다. 어머니는 그렇게 저를 가르치셨지요. 허울좋은 말이 아니라 거침없이 몸을 던지는 실천으로, 과..
어머니의 죽음 앞에서 한없이 나약한 모습만을 보이셨을 때, 그 날부터 저는 마음의 문을 걸어 잠근 채 아버님을 뵈었지요. 아버님도 저와 마찬가지로 태어나 보니 왕의 아들이요 이 삭막한 궁궐이 집이었을 뿐, 스스로 선택한 인생이 아님을 알면서도 아버님을 원망했습니다. 운명일 뿐이라 해도 한 나라의 왕이 되었다면, 그토록 겁쟁이여서는 안 된다고 생각했습니다. 왕이 무력할 수는 있지만 비겁할 수는 없다고 여겼기에, 아버님은 왕의 자격이 없다고 저는 생각했..
효명세자라는 역사 속 인물에 퍽이나 관심과 호감을 품고 있던 중, 그를 주인공 삼은 사극이 방송된다 하여 제법 기대를 품어 왔다. 웹소설 원작이라 하니 실제 역사와는 많이 동떨어진 내용일 터라 너무 큰 기대는 하지 않으려고 애써 왔지만, 하필 효명세자 역을 맡은 배우가 '응답하라 1988' 이후로 역시 큰 관심과 호감을 품게 된 박보검인지라 저절로 샘솟는 기대감을 억누르기란 쉽지 않은 일이었다. 절반은 효명세자 때문에, 또 절반은 박보검 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