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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금물고기' 나는 문현진을 이해할 수 없다 본문

종영 드라마 분류/황금물고기

'황금물고기' 나는 문현진을 이해할 수 없다

빛무리~ 2010. 9. 11.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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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즈음 '황금물고기'에서 가장 시선을 끄는 인물은 바로 문현진(소유진)입니다. 꽤나 흥미진진한 복수극인가 싶더니 가면 갈수록 뭘 어쩌자는 것인지 흐리멍텅해지고 있는 와중에, 서브 캐릭터에 불과했던 문현진이 섬뜩한 악녀의 모습으로 변신하여 중심으로 나서면서 조금씩 긴박감이 살아나고 있는 것도 사실입니다. 그런데 저는 도저히 그녀를 이해할 수가 없군요. 어차피 이 드라마 속에서 제정신을 갖고 사는 사람은 거의 없지만 그 중에서는 그래도 가장 현명하고 정상적인 캐릭터였는데, 바로 그녀가 눈을 뒤집으며 이상한 행동을 보이기 시작하니 제 마음은 더욱 어지러워집니다.

문현진은 완전히 사랑 때문에 미쳤습니다. 미쳤다고 밖에 할 수 없습니다. 남편 이태영(이태곤)의 모든 범죄를 용서할 수 있다 하더라도, 한지민(조윤희)를 벼랑에서 떨어뜨리고 모른체한 일에 대해서까지 그러면 안되는 일이었습니다. 직접 밀어서 떨어뜨린 것은 아니었지만 그곳까지 한지민을 끌고 간 것도 이태영이었고, 말다툼을 벌이며 그녀의 팔을 잡고 흔들어서 몸부림치게 만든 것도 이태영이었습니다. 떨어지는 그녀를 붙잡지 못했으면 즉시 실종신고를 하는 등 후속조치를 취했어야 마땅하건만, 오히려 이태영은 함께 여행 왔던 문정호(박상원)와 문현진 부녀를 속이기 위해서 한지민의 짐을 모두 내다버리고 그녀가 혼자서 먼저 떠났다고 거짓말을 했습니다. 이것은 거의 살인이나 다를 바 없습니다. 


이태영은 그렇게 끔찍한 죄를 저지르고도 뻔뻔하기 이를 데 없었습니다. 시치미를 떼고 자기 곁에서 아무렇지도 않게 잠들던 남편... 자상한 새아버지의 얼굴로 어린 딸 서현이를 안아 주던 남편... 그 속에 얼마나 시커멓고 차가운 마음이 들어 있었는지를 이제는 모두 알게 되었으니 정상적인 여자라면 소름끼쳐서 단 한 순간도 그와 함께 있을 수 없으련만, 문현진은 그를 내치기는 커녕 자기 곁에 붙잡아 두기 위해서 남편과 한패가 되어 사기극을 벌이기 시작합니다. 저는 도저히 이해할 수가 없습니다.

아무리 자기 어머니의 억울한 죽음에 대해 복수하고 싶었다지만, 이태영은 어려서부터 자기를 키워 준 하늘병원 원장 한경산(김용건)에게 누명을 씌워 쓰러지게 만들었고, 병원을 집어삼켰습니다. 그 과정에서 사랑하던 한지민을 버렸고, 좀 더 손쉽게 복수를 진행하기 위해서 정인재단 이사장의 딸인 문현진과 결혼했습니다. 한지민이 재복수를 하겠다며 대들자, 그녀를 막기 위해서 죽음으로 몰아가기까지 했습니다. 그리고 조금씩 그의 범죄를 알아차리기 시작한 문현진이 다그치기 시작하자, 처음에는 화를 내면서 부인하다가 결국 발뺌할 수 없게 되자 사과를 하기는 커녕 오히려 또 화를 냈습니다. '이보다 더 뻔뻔할 수 없다'는 제목으로 영화라도 만들면 좋을 듯한 행각입니다.


문현진의 입장에서는 사랑하던 남편에게 이중으로 배신당한 셈이었습니다. 첫째는 자기를 사랑해서 결혼한 것이 아니었다는 사실이고, 둘째는 좋은 사람인 줄 알았는데 악인이었다는 사실입니다. 상상만 해도 끔찍한데, 놀랍게도 문현진은 그 모든 일을 덮고 이태영의 아내로 계속 살아가려 합니다. 한지민의 복수가 점차 진행되면서 이태영의 범죄 행각이 하나 둘씩 드러나서 자기의 결혼 생활이 위태로워지자, 문현진은 급기야 거짓 임신과 유산 쇼까지 벌이기에 이르렀군요.

그녀는 뱃속에 있지도 않은 태아를 핑계삼아 자기 아버지와 할머니를 설득해서 이태영을 내쫓지 못하게 만들었고, 한지민과 다투다가 계단에서 굴러 떨어지게 되자 즉시 아이를 유산한 것처럼 연극을 하며 "저 여자가 내 아기를 죽였다"고 산발한 채 소리를 질렀습니다. 저는 그녀를 이해할 수 없습니다.


이러다가는 등장인물 모두가 차례차례 돌아가면서 악역을 맡을지도 모른다는 생각마저 듭니다. 이 드라마에서 초반의 악역은 조윤희(윤여정)였고, 그 다음은 이태영이었고, 세번째가 한지민이었습니다. 한지민은 비록 악역으로까지 묘사되지는 않았으나, 자기를 진심으로 사랑하는 문정호의 마음을 이용하여 복수를 하기 위해 결혼까지 감행했으니, 그 철면피한 결혼만으로도 악녀라 하기에 모자람이 없습니다. 그리고... 이제는 네번째로 문현진이 악역의 바통을 이어받았군요.

앞으로는 어떻게 될까요? 한지민의 남동생 한강민(박기웅)은 친형처럼 따르던 이태영이 끔찍한 배신자가 되었다는 사실을 이제서야 알고 살짝 미친 듯 했지만 다행히 곧바로 정신을 차렸습니다. 원래 그렇게 단순명쾌한 스타일은 쉽게 정신병에 걸리지 않는 법이니 앞으로도 건강하게 살아갈 거라 생각해요. 언제나 문제가 되는 것은 조용한 성격에 속으로 엄청나게 많은 생각을 하는, 그런 부류의 사람들이지요.


그렇다면 다음 차례는 누구일까요? 가장 멀쩡하던 문현진이 '사랑' 때문에 저렇게 미친 것을 봐서는 의외로 그녀의 아버지 문정호가 다음 순서를 맡을지도 모릅니다. 더없이 따스하고 인자하던 중년의 신사가 냉혹한 눈빛을 번뜩이며 악역이 되어가는 과정을 상상하니 나름대로 스릴 있네요..ㅎㅎ 문정호는 이태영이 한지민의 아버지에게 누명을 씌우고 병원을 가로챘다는 것까지는 알고 있으나, 함께 갔던 여행에서 한지민을 고의성 짙게 죽일 뻔 했다는 사실은 모르고 있습니다. 만약 그 사실을 알게 된다면 문정호 역시 자기 딸처럼 '사랑' 때문에 눈이 뒤집힐지도 모르지요.

비록 이혼 가정이지만 나름대로 서로를 아끼며 잘 살아가던 이 집안의 사람들은, 어느 날 갑자기 찾아온 사랑 때문에 완전히 망가졌습니다. 지금 아버지는 딸의 이혼을 종용하고, 딸은 아버지의 이혼을 종용하고 있습니다. 둘 다 혈육을 포기하면 했지, 절대로 사랑을 포기할 수는 없다는 것입니다. 괜히 이태영과 한지민의 추한 복수극에 휘말려, 벗어날 수도 없는 미친 사랑의 굴레에 갇혀버린, 문정호와 문현진은 참으로 비극적인 부녀입니다. 아무쪼록 현실에서는 아무 곳에서도 저런 어처구니 없는 일이 발생하지 않기를 바랄 뿐이에요. 막장이라는 딱지를 거부하기에는 너무 그쪽의 향기가 짙으나, 어쨌든 매일 재미있게 보고 있는 드라마 '황금물고기'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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