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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미호 여우누이뎐' 16부작은 역시 버거웠던 것일까? 본문

종영 드라마 분류/구미호 여우누이뎐

'구미호 여우누이뎐' 16부작은 역시 버거웠던 것일까?

빛무리~ 2010. 7. 20. 10: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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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회의 폭풍 전개 이후로 약간 템포가 느려지긴 했어도 그쯤은 당연한 일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여전히 내용은 흥미진진했고 모든 상황의 전개는 긴박감이 넘쳤습니다. 그런데 어제 5회에서는 솔직히 '시간 끌기'라는 느낌을 지우기 어렵더군요. 나름대로 긴박하긴 했는데, 그 긴박감도 너무 오랫동안, 같은 양상으로 수차례 반복되니까 더 이상 즐길 수가 없었습니다. 말하자면 "그만 좀 하지?" 라는 생각이 들었다는 겁니다.


1차 추격전
양부인(김정난)의 사주를 받은 저잣거리 왈패들에게 연이(김유정)가 쫓기기 시작하면서 5회는 시작되었습니다. 긴박하게 쫓기던 연이는 결국 붙잡혀서 흰 천에 휩싸인 채 강물에 던져지지만, 질식하기 직전에 맹수(여우)의 본능을 드러내면서 날카로운 발톱(손톱?)으로 천을 찢고 강을 헤엄쳐 나옵니다. 그녀가 빠져나온 줄도 모르고 왈패들은 돈을 나눠갖는데 여념이 없길래, 일단 연이가 위험에서 빠져나왔다고 한숨 돌렸지요.


2차 추격전
그러나 연이는 멀리 가지도 못하고 왈패들의 눈에 띄어 다시 쫓기기 시작합니다. 물에 홈빡 젖은 상태로 뛰고 또 뛰어서 웬 헛간을 찾아들어가 숨었지만, 너무 가까이에서 쫓아온 까닭에 왈패들의 눈에 그녀가 숨는 모습을 훤히 다 들켰습니다. 왈패들은 헛간의 나무문을 삽시간에 부수어 버리고 연이는 다시 죽음의 위기에 직면하는데...


3차 추격전
위기일발의 상황에서 퇴마사(박수현)이 나타나 왈패들을 물리치고 연이를 구해 줍니다. "나는 네 어미를 잘 아는 사람이다. 네 어미가 있는 곳으로 가자." 연이는 자기를 구해준 퇴마사에게 일단 호감을 갖고 집으로 돌아가기 시작하는데, 문득 그의 쇠갈고리 손을 보고는, 언젠가 나무 위에서 그 손이 뿌려대는 가루를 몸에 맞은 뒤 자기가 반인반수(半人半獸)의 모습으로 변했던 것을 기억해 냅니다. 위험을 느낀 연이는 소피를 보고 오겠다며 몰래 도망치는데, 금세 알아챈 퇴마사가 뒤쫓아 옵니다. 연이는 다시 뛰고 또 뛰다가 여우의 능력이 순간 발휘되어 나무 위로 날아 올라가기도 하지만, 또 금세 퇴마사에게 들키고 맙니다.


첫번째 구원자 -  윤두수(장현성)
퇴마사는 연이가 자기의 정체를 알아차리자 더 이상 살려둘 필요가 없다고 생각했는지 "네 운명을 원망해라" 하며 그녀를 향해 칼을 내리칩니다. 그 순간 날렵하게 연이를 감싸안고 피하는 도포자락이 있었으니, 연이의 어머니 구미호(한은정)를 사랑하는 윤두수였습니다. 이상하게도 연이를 구하러 나설 때는 집안 하인들과 더불어 대여섯명이나 되었는데, 다 어디로 사라지고 주인나으리 혼자서 숲속을 헤매다가 제일 먼저 연이를 찾아냈군요. 윤두수는 무관 출신인 듯 칼을 제법 다룰 줄 알았지만 퇴마사에게 여지없이 밀리면서 중상을 입고, 연이는 다시 위기에 처합니다.


두번째 구원자 - 천우(서준영)
그 순간 또 어김없이 누군가 나타납니다. 역시 연이의 어머니 구미호에게 반해서 짝사랑 중인 벙어리 머슴 천우입니다. 그런데 이 떠꺼머리 총각의 싸움 기술이 심상치 않습니다. 몇 차례의 주먹질로 퇴마사를 때려 눕히더니 아예 깔고 앉아서 주먹질을 해댑니다. 천우의 무시무시한 힘 앞에 그 신비한 능력의 퇴마사는 갑자기 맥을 추지 못하고, 무력하게 때리는 대로 얻어맞으며 입술에는 피가 터지고 비참한 신음 소리를 냅니다. 대체 천우 이 녀석, 어디서 뭘 배운 걸까요?

천우에게 일방적으로 제압당하는 퇴마사를 보며 이상하다고 생각하는 중에, 그제서야 구미호를 비롯한 윤두수의 식솔들이 열댓명이나 우르르 달려옵니다. 사람들이 몰려오는 것을 보고 퇴마사는 잔뜩 겁에 질린 얼굴로 꽁지가 빠져라 도망치고 말았습니다. 퇴마사 체면이 말이 아니군요. 완전히 스타일 구겼습니다.


자, 이렇게 해서 드라마가 시작할 무렵에 쫓기기 시작한 연이는 3차례의 추격전을 겪었고, 3명의 구원자에게 도움을 받았습니다. 연이가 '죽을 뻔 했다가 살아난' 횟수를 따져 보니 정확히 4번이더군요. 왈패들에게 두 번, 퇴마사에게 두 번 죽을 뻔 했습니다. 첫번째는 자기 힘으로 도망쳤고, 두번째는 퇴마사가 구해 주었으며, 세번째는 윤두수가, 네번째는 천우가 구해 주었습니다. 아역배우 김유정 양... 정말 수고 많았습니다.

연이가 윤두수(장현성)과 벙어리 머슴 천우(서준영)에게 구원받을 때까지 소요된 시간은 약 30분 가량이었습니다. 그러니까 60분 기준의 드라마에서 절반 가량을 쫓고 쫓기는 데에 사용한 것이었습니다. 죽을 뻔 했다가 살아나는 것도 한두번이지, 4번씩이나 반복되니까 나중에는 그 긴박한 와중에도 살짝 지루하다는 생각마저 들더군요.


그 이후의 내용도 간추려 보면 아주 간단했습니다. 박수무당 만신(천호진)은 다시 윤두수의 집으로 서찰을 보내어 "기밀이 누설되어 초옥(서신애)의 목숨이 경각에 달렸으나, 연이로 하여금 수의(壽衣)를 짓게 하면 초옥을 살릴 수 있다" 고 전합니다. 딸 초옥을 위해 못할 것이 없는 양부인은 구미호에게 매달리며 눈물로 애원하고, 구미호는 그 손길을 뿌리치고 떠나려 하지만, 연이는 자기가 양부인의 청을 받아들이겠다고 합니다. 목숨 걸고 자기를 구해 준 윤두수의 은혜를 갚고 싶다는 이유에서였습니다.

그렇게 해서 구미호 모녀는 다시 윤두수의 집안에 머물게 되었고, 구미호를 향한 윤두수의 죄책감과 애끓는 사랑은 점점 더해만 갑니다. 구미호는 양부인을 잔뜩 의심하고 경계하지만, 윤두수 역시 처음에는 연이를 희생양으로 삼기 위해 붙잡아 두었던 것임은 상상조차 하지 못하고 그저 고마워만 합니다. "사랑이란 걸~ 믿지 말라고~" 하는 애절한 OST가 흐르면서 그들의 감정은 차츰 무르익어 가는데, 갑자기 뱀의 눈빛을 지닌 만신이 나타나 연이에게 무언가를 쥐어 주면서 다시 긴장감을 고조시켰지요. 다음의 전개를 궁금하게 하면서 5회를 마무리하는 재치가 돋보였습니다.


여전히 '구미호 여우누이뎐'은 신선하고 재미있는 드라마입니다. 그러나 한정된 소재로 16회를 끌고 가야 한다는 압박감에 시달리고 있지 않나 싶습니다. 약 30분간의 추격전이 꼭 지루하기만 했던 것은 아니지만, 앞으로 이런 양상이 반복된다면 드라마에 해를 끼칠 것입니다. 16회가 버겁다면 차라리 회수를 줄여 10회나 12회 정도에서 마무리해도 좋으니, 불필요한 장면을 길게 넣지 말고 깔끔하게 멋진 작품을 뽑아내 주었으면 합니다. 모처럼 좋은 작품이 탄생할 듯한 예감에 저는 설레고 있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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