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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작사 이혼작곡' 시즌1 - 판사현과 송원, 그들의 애달픈 사랑 본문

드라마를 보다

'결혼작사 이혼작곡' 시즌1 - 판사현과 송원, 그들의 애달픈 사랑

빛무리~ 2021. 6. 10. 15: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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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결혼작사 이혼작곡'의 모든 커플 중에서 내가 유일하게 응원하는 판사현(성훈)과 송원(이민영)의 사랑 이야기를 해 보고자 한다. 원래는 회차별로 나누어 리뷰를 쓰려고 했으나, 다시 시청하다 보니 각 인물별, 커플별로 이야기를 정리해가는 것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안타깝게도 이 커플은 둘이서 나란히 활짝 웃으며 예쁘게 나온 장면을 찾기가 어려웠다. 마주보고 웃는 장면은 많았지만, 두 사람은 흔한 셀카 한 번도 찍지 않았고, 어깨에 기대어 잠든 모습도 찾을 수 없었다. 그만큼 그들은 조심스러웠고, 특히 송원 쪽에서는 최대한 선을 지키려고 노력하는 편이었다. 

 

그래서 16회 후반에 송원이 갑작스레 동침을 제안하는 장면은 충격적이었다. 그녀는 판사현의 결혼 생활을 어떻게든 유지시키려 했고, 그의 가정을 깨뜨리는 데 자신의 존재가 원인 제공을 한 것 같아 고통스러워했다. 그래서 자신의 나이가 많다는 이유로 판사현을 설득하려 했는데... 

 

 

"씨에시엔은 몰라요. 젊음만 알지 나이듦에 대해서는... 오늘 나의 실체를 분명히 알고, 우리 헤어져요!"  

 

이해하기는 좀 어려운 선택이었다. 송원은 자신의 늙어버린(?) 육체를 판사현이 분명히 알고 나면 더 이상 여자로서의 매력을 느끼거나 관심을 갖지 않게 될 거라고 생각했던 것일까? 하지만 이미 가슴에서 시작된 사랑을 어찌 그토록 단순한 방법으로 끊어낼 수 있을까? 오히려 지금까지의 정신적 사랑에 육체 관계까지 더해지면 두 사람의 마음은 더욱 깊어질 수밖에 없는 것이었다. 과연 판사현은 그녀의 손길을 기꺼이 받아들였지만, 헤어지자는 말은 귓등으로 흘렸다. 

 

강릉에서 송원과 밤을 보낸 판사현은 아침 일찍 서울로 돌아오자마자 아내 부혜령(이가령)에게 이혼을 요구할 결심이었다. 그 전부터 수없는 상처를 겪었을 뿐 아니라 전날 저녁에는 또 한 차례의 치명적인 다툼이 있었고, 부혜령은 이미 "이혼해!" 라든가 "이렇게 살 필요가 없어!" 따위의 말을 수차례나 내뱉은 후였기에, 1초의 망설임 없이 좋다고 할 거라 믿었다. 

 

그런데 공교롭게도 부혜령의 친정 아버지가 암 진단을 받았다는 소식이 전해지고, 충격받아 우는 혜령에게 사현은 이혼 말을 꺼내지 못하게 된다. 그렇게 시간이 흐르고, 놀랍게도 송원이 임신했다는 사실을 알게 된 사현은 더 늦기 전에 털어놓으려 하지만, 몰래 숨겨두고 송원과 통화하던 서브 휴대폰 때문에 혜령에게 불륜을 들키고 만다. 

 

 

드라마의 시간 구성이 순차적으로 진행되지 않아서, 어쩌다 보니 마지막회 이야기를 먼저 시작했지만, 방송 상으로는 불륜을 들킨 판사현이 부혜령에게 얻어맞아 코피가 터지는 이 장면이 초반에 나왔었다. 그 지경에 이르기까지의 자세한 사정을 모르는 상태였음에도 미친 듯 폭력을 휘두르는 혜령의 모습이 너무나 소름끼쳐서, 배신당한 아내의 분노에 공감하기보다는 얻어맞는 사현이 가엾다는 생각이 먼저 들었었다. 

 

스토리가 진행되며 부혜령의 캐릭터가 명확하게 드러나자, 최소한 이 경우에만은 기존의 도덕적 원칙을 적용시킬 수 없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남자든 여자든 부혜령 같은 사람과는 도저히 결혼 생활을 유지할 수 없는 것이 당연하다 여겨졌고, 송원의 존재가 없었더라도 판사현은 혜령의 곁을 떠났을 거라는 확신이 들었다. 송원 때문에 시기적으로 좀 앞당겨졌을 수는 있지만, 아니었대도 결국 혜령과는 함께 할 수 없었을 것이다. 

 

 

아직은 평화로웠던 그들 부부의 어느 날... 감기에 걸린 판사현이 콜록 기침을 하자, 혜령은 기겁을 하며 "나 감기 옮으면 안 되는데... 자기 오늘 소파에서 자야겠다" 하면서 아픈 남편을 방에서 내쫓는다. 라디오 DJ 라는 게 무슨 벼슬이라고 "자기는 방송 안 하잖아. 둘 다 아픈 것보다 낫잖아. 내가 소파에서 자? 내가 나가?" 하면서 아픈 남편을 부득부득 내쫓는 혜령의 모습.....

 

게다가 원래는 사현의 집에서 보내준 청으로 된 한방 쌍화탕이 있었는데, 사현이 묻자 혜령은 "다 먹었어. 나도 먹고, 스탭들도 주고... 나 몸 차잖아." 하고 아무렇지 않게 말한다. 시댁에서 남편 먹으라고 갖다 준 쌍화탕인데, 자기는 그렇다 치더라도 스탭들한테까지 선심 쓰고 생색내느라 정작 남편이 아플 때는 먹을 수 없게 된 것이다. 따뜻한 쌍화차 한 잔이 간절했던 사현은 거실로 쫓겨난 채 어머니에게 전화를 거는데..... 

 

 

"우리 아들... 아파서 어떡하니... 집에 쌍화탕 끓일 재료는 다 있을텐데... 대추도 내가 사다놓았고... 혜령이가 좀 안 끓여주나? 음... 그래, 내일 조원장네 한의원에 부탁해 놓을게." 

 

어머니와의 통화를 끝내자, 표독스런 눈매의 부혜령이 소파 앞에서 노려보고 있다. 

 

 

"감기 몸살기좀 있다고 그렇게 유난 떨어야 돼? 내가 뭐가 돼? 남편 아픈데 쌍화차 하나 안 끓여준다고 하실 거 아냐?... 하룻밤 자고 나면 나을 수도 있고, 내일 나가서 뜨끈한 콩나물 국밥 한 그릇 사먹어도 한결 가벼워질 거고.... 생각이 없어. 덩치에 안 맞게 엄살은... 다 죽어가는 목소리로... 나 같으면 부모님 걱정할까봐 혼자 아프고 말어!"   

저건 그냥 '나쁜 년'이다. 쌍화차를 안 끓여준 것은 고사하고 방에서 내쫓기까지 했는데, 고자질 안 한 것만 해도 다행이지... 옮을까봐 걱정되면 아픈 사람을 내쫓는 게 아니라 자기가 거실이나 다른 방에 가서 자는 것이 백 번 옳았다. 그리고 정상적인 사람이라면 어설프더라도 집에 있는 재료로 쌍화차 한 잔 정도는 끓여주었을 거다. 자기는 그렇게 눈꼽만치도 배려 안 하면서, 시부모에게는 착한 며느리로 보이고 싶었는데 정체가 들통났다고 오밤중에 앓는 남편에게 소리소리 지르며 짜증내는 혜령. 

 

 

그런 아내 부혜령의 곁에서 피 빨리듯 힘겨운 삶을 이어가던 판사현은 헬스클럽에서 만난 10세 연상의 이혼녀 송원과 자연스레 가까워진다. 운동 후 송원의 우엉차 몇 잔을 얻어마시고는, 답례한다면서 저녁 식사를 함께 하고, 술도 한 잔 나누고... 그러다가 어느 덧 오누이처럼 편안한 사이가 되었다. 무엇보다 배려심 깊고 따스하기 이를데 없는 송원의 성품은 부혜령과 너무도 큰 차이를 느끼게 해주었다. 

 

아내에게 상처받을 때마다 사현은 누나같은 송원에게 달려가 하소연했고, 송원은 결혼 생활 선배로서 사현에게 많은 조언을 해 주었다. "옳고 그름을 분별하지 말고 그냥 받아들여 주세요." 비록 아이를 갖지 못해 5년만에 이혼당하고 말았지만, 그 경험을 통해 자신을 비우고 내려놓는 방법을 깨우친 그녀였다. 아내에게 당하고만 사는 자신이 기가 약한 것 같다고 속상해하는 사현에게 송원은 말한다. "약한 게 아니라 마음 큰 사람이 받아주는 거죠. 씨에시엔은 정말 마음이 큰 사람이에요..." 그런 송원을 지그시 바라보는 사현... "이런 여자와 살면 얼마나 행복할까!" 

 

두 사람의 이름을 중국식으로 발음한 '송이엔'과 '씨에시엔'은 그들이 서로를 부르는 호칭이 되었다. 중국어 책을 번역하는 송원의 제안이었다. 어떤 관계에 따른 호칭이 아니라 서로의 이름을 부르기로 한 것처럼, 그들은 아무 관계도 아니면서 가장 가까운 사이로 평생 지내자고 약속했다. 규정된 관계는 언젠가 금이 가고 깨지지만, 아무 관계도 아니면 오히려 깨지지 않을 수 있을 거라며 사현이 제안한 일이었다. 

 

 

부부싸움 후 판사현이 먼저 사과하고 최대한 맞춰 주었던 이유가 송원의 설득 때문이었다는 것도 모른 채, 부혜령은 의기양양하게 직장 선배인 사피영(박주미)에게 자랑한다. "신랑이 납작 엎드리고 들어왔나봐?", "그래야지 뭐 어쩌겠어요? ㅎㅎ" 자기가 더 잘못했으면서 사과를 쉽게 받아주지도 않고 성질성질 부리더니만, 밖에 나가서는 착하고 능력있는 남편 자랑이 늘어진다. 

 

 

정말 잊어버렸는지 아니면 일부러 그랬는지, 시아버지 판문호(김응석)의 생일날 골프 약속을 잡아버린 부혜령은 판사현에게 책임을 떠넘긴다. "자기가 부부동반으로 골프 약속 잡았는데 VIP 클라이언트라 절대 캔슬 못한다 말씀드려. 컨트리 오너신데 아버님 이해 못하시겠어?" 골프 끝내고 저녁이라도 부모님 댁에 가서 먹자고 판사현이 말하지만 부혜령은 막무가내... 결국 사현은 부모에게 자기 책임으로 돌려 말하는데 어머니 소예정(이종남)은 무척 서운해한다. 

 

 

그리고 운명의 그 날... 판사현은 갑자기 강릉 바다를 보고 싶다며 송원에게 전화를 걸고, 놀랍게도 이미 강릉 바닷가 호텔에 도착해 있던 송원은 바다 소리를 들려준다. 당장 달려가겠다고 말하는 사현... 강릉에서 만난 두 사람은 늦은 저녁을 먹고 아름다운 밤바다를 함께 구경하는데... 사현은 문득 아내와 이혼을 결심했다 털어놓고, 놀란 송원은 그를 설득하기 위해 실내로 들어와 대화를 시작한다. 

 

 

판사현이 이혼 결심을 굳히게 된 결정적 계기는 이러했다. 시어머니가 만들어다 준 반찬을 그릇마다 깨끗이 긁어 음식물쓰레기봉투에 담고 있는 혜령의 모습을 보고 기함한 사현이 왜 음식을 버리냐고 따지자, 혜령은 맛이 변했다면서 대수롭지 않게 대답한다. 냉동시켰다가 먹든가 다시 한 번 끓여서 먹어도 되는데 정성껏 해주신 음식을 왜 버리냐고, 판사현도 정말 화가 나서 받아친다. 그러자 혜령은 바리바리 너무 많이 보내시는 걸 어쩌냐고 성질을 부린다. 

 

그럼 어머니께 음식 그만 보내시라 말씀드리겠다고 하니, 혜령은 아들 밥 굶을까봐 걱정하신다면서 그것조차 반대한다. 울컥한 사현이 "그럼 내가 굶지, 집에서 아침밥 한 번이나 먹었어?" 그러자 혜령 왈 "여태까지 내가 거짓말한 게 되잖아!" 시부모에게 자기 체면 안 세워준다고 또 성질이다. "그래도 정성 음식 버리는 것보다는 나아!" 하면서 평소와 달리 사현이 굽히지 않고 맞서자 결국 "정말 이렇게 살 필요가 없어!" 하고 장갑을 벗어던지고는 방으로 들어가는 혜령. 

 

그런 아내에게 질릴대로 질린 사현은 강릉으로 달려오는 차 안에서 이미 이혼을 결심했던 것이다. 그리고는 송원에게 말한다. "우린 왜 이제 만났을까요?... 하지만 늦지 않았어요. 이제라도... 정리하고... 자격 만들어서 정식으로 프로포즈 할게요!" 소스라치게 놀라는 송원. 그들 부부의 파경이 자기 때문인 것 같아 결사적으로 말린다. 

 

 

"내 의견은 안 중요해요? 내 말 좀 들으면 안 돼요?" 송원의 단호한 만류에도 이번에는 말을 듣지 않는 사현. "송이엔과 상관없이 일단 결혼 생활부터 마무리할 거예요. 와이프도 1초의 망설임 없이 좋다고 할 겁니다!" 그리고 돌아서 나가려는 사현을 송원이 "잠깐만요!" 붙잡는다. 

 

"내 실체 알고 가요... 씨에시엔은 아직 몰라요. 젊음만 알지 나이듦에 대해서는... 오늘 내 실체 정확히 알고, 끝내자는 뜻이에요!" 서로에게 끌리면서도 조심스레 자제해 왔던 그들의 관계는 그렇게 (좀 이상하게) 더 깊어지고... 불임 때문에 전남편에게서 이혼당했던 송원은 42세의 늦은 나이에도 불구하고 판사현의 아이를 갖게 된다. 이쯤 되면 운명이다. 

 

하지만 부혜령은 역시 만만한 여자가 아니었다. 남편의 외도를 알고는 분해서 펄펄 뛰며 폭력을 휘두르더니, 의외로 판사현이 매달리기는 커녕 이혼하겠다고 나서자 태도를 180도 바꾼 것이다. 시부모 앞에서, 자신이 모두 감수하고 원하시는 대로 아이까지 갖겠다며, 생면부지의 여자가 임신했다는 이유로 자기가 내처져야 하냐면서 눈물까지 보인다. 그 모습에 마음 약해진 판문호와 소예정도 아들 사현의 편을 들어주기 어렵게 되고... 

 

 

제 성질을 못 이겨 급성 위궤양에 걸린 부혜령은 방송국에서 피를 토하고 쓰러져 병원에 입원한다. 그런 모습까지 보게 되니 정말 큰일이 날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에 판사현도 더 이상 그녀를 자극하지 않으려 한다. 진심인지는 모르겠으나 송원과의 관계를 끊겠다며, 부혜령과 다시 잘해보자며 병실에서 약속의 의미로 반짝이는 새 시계를 선물한 것이다. 하지만 벌써 금이 쫙쫙 가버린 그들의 관계는 회복 불능이다. 시즌2에서 이 세 사람의 관계는 또 어떤 식으로 진행될까? 

 

 

송원은 무슨 기도를 저토록 간절히 하고 있는 것일까? 사랑하는 판사현과 태중의 아기... 그리고 쉽지 않은 현실과 자신의 처지... 판사현이 자기 부모에게 말하길, 그녀는 이미 "혼자 낳아서 키우겠다"고 말했다는데... 여리고 얌전해 보여도 속으로는 강단있는 그녀임을 알지만, 표독스런 부혜령과 마주쳤을 때 봉변을 당할지도 모른다고 생각하면 벌써부터 안타깝다. 자극적인 장면이니 꼭 들어갈 것 같은데 ㅠ 아무쪼록 송이엔과 씨에시엔 커플의 결말은 행복했으면 좋겠다. 

 

@ 결사곡 - 송원에게 보내는 판사현의 편지 

     (그들을 응원하는 의미에서 만들어 본 동영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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