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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 '배드파파' 제작발표회 참가 후기 본문

드라마를 보다

MBC '배드파파' 제작발표회 참가 후기

빛무리~ 2018. 10. 1. 00: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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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전 처음으로 드라마 제작발표회에 블로거 초청을 받아 상암 MBC를 방문했다. 이제껏 드라마 리뷰는 수없이 많이 써 보았지만, 제작발표회에 직접 참석해 보는 것은 처음이었다. 오랫동안 블로그 활동을 소홀히 해 왔지만 이번에 티스토리 TV리뷰단 활동을 시작하면서 다시 한 번 열심을 내보려는 참에 첫번째 스팟 미션으로 '배드파파' 제작발표회 참가 미션이 주어졌고, 마침 상암 MBC는 우리 집에서 걸어가도 될 만큼 가까운 거리에 있는지라 신청을 해 보았는데 덜컥 당첨이 되고 말았던 것이다. 사실 큰 기대는 없었는데 약간은 뜻밖이었고, 좋은 경험을 할 수 있는 기회라는 생각에 은근 기대가 되기도 했다. 

이런 쪽의 전문 기자들처럼 생동감 넘치고 멋진 사진을 찍을 수 있을거라 생각은 안 했지만, 그렇다고 내가 찍은 사진이 형편없을 거라는 생각도 하지 않았다. 카메라에 대해서는 전혀 아는 바 없고 늘 휴대폰으로만 사진을 찍었어도, 이제껏 스스로는 내가 찍은 사진들에 꽤나 만족을 해 왔기 때문이다. 게다가 내 주변 사람들도 나를 닮아 화질이나 구도에 별로 까다롭지 않아선지, 내가 사진을 꽤 잘 찍는다며 칭찬까지 해 주곤 했었다. 그런데 이번 '배드파파' 제작발표회를 계기로 사진에 관한 나의 근자감은 완전히 부서졌다. 천정에서 비치는 강렬한 조명 때문에 배우들의 얼굴이 온통 허옇게 흐려지고 말았던 것이다. 

 

솔직히 생전 처음 가 봤기 때문에 현장의 상황이 어떠한지를 전혀 모르고 있었다. 어찌어찌 안내를 받아 골든마우스 홀로 들어갔지만, 온통 커다란 카메라와 노트북을 지닌 전문기자들로 가득찬 객석 중 나 같은 블로거들이 어디에 있는지를 찾을 수도 없었고, 저절로 기가 죽어서 감히 앞자리에 앉을 수도 없었다. 뻘쭘하게 기웃거리다가 남들에게 방해가 되지 않도록 맨 뒷줄로 가서 자리를 잡았는데, 그러잖아도 화질이 별로인 상황에서 줌인을 하다 보니 배우들의 얼굴은 거의 눈코입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뭉개졌다. 평소 창덕궁에 놀러가기를 좋아하는데 그런 야외에서 찍을 때는 줌인을 해도 또렷하게 잘 찍히더니만, 여기서는 전혀 다른 상황이었다. 

나름대로는 '배드파파' 제작발표회 참가 후기를 멋들어지게 써 보고 싶었지만, 사진의 품질이 너무나 조악한 관계로 그 야망(?)은 무산되고 말았다. 다음에 혹시라도 기회가 주어진다면 카메라도 따로 준비하고 자리도 일찌감치 잘 잡아야 하겠다는 교훈만을 얻었을 뿐이다. 어쨌든 스팟 미션의 내용은 제작발표회 참석 후 '배드파파' 관련 콘텐츠를 작성하는 것이기 때문에, 참가 후기가 어렵다면 내가 늘 하던 대로 드라마를 먼저 시청한 후 그에 관한 리뷰를 써도 되는 것이기는 했다. 그러나 내가 처음 경험해 본 일이기 때문에, 많이 부족하더라도 제작발표회에 관해 간단한 기록은 남겨두는 것이 좋겠다는 결론을 내렸다. 

 

무대 위에는 5인의 주연배우 장혁, 손여은, 신은수, 하준, 김재경과 진창규 감독이 자리했다. 차례대로 등장한 배우들은 일단 독사진을 찍은 후, 극 중 캐릭터에 맞춰 둘 또는 셋이 함께 포즈를 취하기도 했다. 그 와중에 나는 퍽이나 인상적인 모습을 볼 수 있었는데, 극 중에서 복싱 라이벌 관계인 장혁과 하준이 함께하는 촬영에서였다. 두 사람이 나란히 포즈를 취하는 도중 사회를 맡은 박창현 아나운서가 한 가지 요청을 했는데 "두 분이 라이벌 관계시니까 서로 한 번 마주보시는 것이 어떨까요?"라는 내용이었다. 즉 둘이 마주하고 복싱 자세를 취하면서 서로를 불꽃튀게 노려보는... 그런 느낌의 장면을 요구한 것 같았다. 

하준이 먼저 장혁 쪽으로 몸을 돌렸지만, 한참 어린 신인으로서 대선배를 향해 다짜고짜 주먹을 쥐기도 좀 그랬는지 잠깐 어찌할 바를 모르는 듯한 모습이었다. 그러자 장혁은 하준의 어깨에 팔을 올리며 바짝 끌어당겨, 오히려 더욱 친밀한 포즈를 취하는 것이었다. 비록 사회자가 요구했던 포즈는 아니지만, 그 모습은 매우 다정하고 보기 좋았으며 약간은 감동적이기까지 했다. 김창현 아나운서도 그렇게 느꼈는지 가볍게 웃으면서 "아, 네~ 좋습니다!" 하고 촬영을 마무리했다. 물론 대외적으로 비쳐지는 모습만으로 사람의 내면을 판단할 수는 없는 일이지만, 장혁은 TV예능에서 보여준 소탈한 모습과 더불어 제작발표회에서도 참 괜찮은 사람인 것 같다는 느낌을 전해 주었다. 

 

장혁의 고등학생 딸 역할을 맡은 신은수 양은 너무나 귀여운 모습을 보여주었다. 2002년생이니까 올해 17세인데 하이힐이 익숙치 않은 듯 약간 비틀대는 걸음걸이도 귀여웠고, 무엇보다 "그랬습니당~"하는 말투가 너무 귀여워서 현장을 웃음바다로 만들기도 했다. 기자들의 질문에 따라 배우들은 성실히 답변을 했는데, 복싱 챔피언 역을 맡은 하준과 열혈 형사 역을 맡은 김재경은 그에 어울리는 몸을 만들기 위해 열심히 운동해 왔음을 밝혔고, 특히 재경은 탄수화물을 과감히 끊었다는 이야기도 했다. 미혼인 상태에서 결혼 17년차 주부 역을 맡은 손여은 또한 자연스러운 연기를 위해 어떠한 노력을 해 왔는지를 이야기했다. 

드라마 '배드파파'의 기획 의도는 "좋은 아빠가 되기 위해 나쁜 인간이 되길 택하는 어리석은 가장의 분투"라고 되어 있다. 과거의 영광을 뒤로한 채 몰락해버린 가장 유지철(장혁)은 가난에 시달리는 아내와 딸을 보며 애태우다가 유혹에 빠져 해서는 안 될 나쁜 선택을 하고 마는데, 그 나쁜 선택이란 일종의 신약 개발과 연관되어 있다. 유지철은 그 신약을 통해 부정한 방법으로 승리를 쟁취하고 과거의 영광을 되찾아가는 것이다. 

 

하지만 장혁은 말했다. "내 가족을 지키기 위해 바깥쪽으로 열심히 칼을 휘두르지만, 결국 그 칼날에 가장 많이 다치는 것은 품 안의 가족들임을 깨닫게 된다"고. (정확한 표현은 기억나지 않지만 그런 내용이었다.) 말인즉 진짜 좋은 아빠가 되기 위해서는 나쁜 사람이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먼저 좋은 사람이라야만 좋은 아빠도 될 수 있고, 행복한 집안의 가장도 될 수 있다는 뜻이다. 어쩌면 제목과는 달리 이 드라마는 '좋은 사람 되기'를 주제로 삼고 있음이 그 말에서 드러났다. 또 그 편이 장혁에게는 더 어울린다는 생각이 들었다. 

제작발표회에는 참석하지 않았지만 '배드파파'에서 진짜 악역을 맡은 배우는 아역 출신의 박지빈이라고 하는데, 개인적으로는 그의 연기 변신이 무척 기대된다. '이산'에서 정조대왕의 어린시절을 연기했던 그 깜찍한 꼬마가 어느 덧 이십대 중반의 어른이 되어, 아직도 치기가 남아있는 얼굴로 과연 어떻게 악역을 소화해낼지... 좋은 사람, 좋은 아빠가 되려 고군분투하는 장혁과는 또 얼마나 잘 어우러지는 케미를 보여줄지, 오늘 밤 '배드파파'의 첫방송이 기다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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