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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덕궁 후원의 초가을 풍경 2015 본문

하고픈 이야기들/구경을 가다

창덕궁 후원의 초가을 풍경 2015

빛무리~ 2015. 9. 9. 21:17


창덕궁에 다녀왔다. 

결혼 전까지 수십 년을 서울에 살면서 한 번도 안 가봤던 곳인데 

결혼 후 인천에 살면서 오히려 찾아가 보게 되다니..^^;; 



솔직히 전혀 기대하지 않고 갔는데, 생각보다는 훨씬 마음에 들었다. 

벚꽃 만발하는 5월이나, 단풍 흐드러진 10월에는 훨씬 더 멋있다던데 

좀 아쉬운 생각도 든다. 

하지만 진초록 무성한 늦여름 창덕궁도 괜찮았다. 


잘 찍은 사진은 아니지만 기념으로 몇 장..^^ 












맨 마지막 사진은 후원의 玉流川 (옥류천)이다. 

해설사가 무슨 폭포를 보러 가자 해서 

더운 날씨에 시원한 폭포를 보겠구나 기대했더니 

1미터 정도 높이에서 수돗물 흐르듯 졸졸거리는 수준이다. 


설마 그게 폭포일 거라고는 생각 못해서 

당최 폭포엔 언제 도착하나 궁금해하고 있었는데 

바로 여기가 옥류천 폭포라며 

숙종이 옥류천을 소재로 썼다는 시를 해설사가 소개했다. 


飛流三百尺

옥류천 폭포 삼백척 

遙落九天來

저 멀리 하늘에서 떨어지는 듯하네

看是白虹起

돌아보니 흰 무지개 일고

飜成萬壑雷

골짜기마다 천둥소리 가득차네 


"임금님이 거짓말을 엄청 하시죠?" 라고 해설사가 말한다. 

"하지만 시는 마음의 표현이라잖아요. 

 마음이 크신 분이라서 남들이 못 보는 걸 보고, 남들이 못 듣는 걸 들으셨나봐요!" 


손발이 오글거리는 과도한 찬양...;; 

고궁 해설을 직업으로 삼아선지, 임금에 대한 존경이 지나친 듯하다. 

시도 어처구니 없었는데, 해설사의 긍정적 해석은 더욱 황당해서 

아무튼 덕분에 한 번 웃었다. ㅎㅎ 


남편은 한겨울 눈 쌓인 풍경이 가장 볼만할 것 같다며 

눈 내린 날에 한 번 더 오자는데 

눈길에서 워낙 잘 넘어지는 나로서는 선뜻 동의하기 힘든 문제다. ^^ 



4 Commen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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