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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움받을 용기(4), 사랑에 관한 쉽지 않은 조언 본문

책과 영화와 연극

미움받을 용기(4), 사랑에 관한 쉽지 않은 조언

빛무리~ 2015. 9. 8. 22: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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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께 있으면 왠지 숨이 막히고 긴장으로 몸이 뻣뻣해지는 관계는 진정한 의미의 사랑이라고 할 수 없네. 인간은 '이 사람과 함께 있으면 자유롭게 행동할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을 때, 비로소 사랑을 실감할 수 있다네. 열등감을 느끼지도 않고 우월감을 과시할 필요도 없는, 평온한, 지극히 자연스러운 상태라고 할 수 있지. 진정한 사랑이란 그런 걸세." 「미움받을 용기」 p133 





섣부른 해석은 금물이다. 사랑에 관한 아들러의 조언은 역시 깊이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진정한 사랑은 인간을 자유롭게 한다고 아들러는 말한다. 누군가와 함께 있으면 왠지 숨이 막히고 긴장으로 몸이 뻣뻣해지는 경험을 해 본 사람은 모두 알 것이다. 그와 같은 느낌은 '강압'에서 비롯된다. 단언컨대 강압을 통하여 진정으로 개선되는 인간이나 관계는 없다. 그렇다면 사랑은 방종(제멋대로 행동하여 거리낌이 없음) 또는 방임(돌보거나 간섭하지 않고 제멋대로 내버려 둠)과 일맥상통하는 것일까? 결코 그럴 리는 없다. 과연 사랑과 자유는 어떻게 평화로이 공존할 수 있는 것일까? 


"사랑은 언제나 오래 참고" 라는 구절로 시작되는 유명한 노래가 있다. 그 노래의 가사는 그리스도교의 성경 구절에서 발췌된 것이다. 종교인의 입장에서 본다면, 그 노래 가사는 신(神)이 직접 가르쳐 준 '사랑의 정의'인 셈이다. 그 중 첫번째 구절이 '오래 참고' 라는 사실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사랑과 자유가 공존할 수 있는 비결은 오직 '인내' 뿐이다. 참되 '잠깐' 참는 것이 아니라 '오래' 참아야 한다는 것이 핵심이다. 결코 강압해서도 안 되고 성을 내서도 안 된다. 오래 참고 기다리는 사랑을 통해서만 인간은 비로소 자유로운 가운데 선을 향해 나아갈 수 있게 되는 것이다. 


"사랑은 참고 기다립니다. 사랑은 친절합니다. 사랑은 시기하지 않고 뽐내지 않으며 교만하지 않습니다. 사랑은 무례하지 않고 자기 이익을 추구하지 않으며 성을 내지 않고 앙심을 품지 않습니다. 사랑은 불의에 기뻐하지 않고 진실을 두고 함께 기뻐합니다. 사랑은 모든 것을 덮어 주고 모든 것을 믿으며 모든 것을 바라고 모든 것을 견디어 냅니다." (가톨릭성서 코린토1서 13,4-7) 


사랑의 정의 중 '이해'라는 요소는 철저히 배제되어 있다. 굉장히 익숙한 구절이지만 새로운 깨달음은 어느 순간 느닷없이 찾아온다. 사랑이 이해를 통해 깊어진다고 무의식중에 생각해 왔던 나로서는 참으로 놀라운 충격이었다. 사랑에 이해 따위는 필요치 않다. 그저 모든 것을 덮어주고 참아주고 소망하며 기다리는 것뿐이다. 그 중에도 가장 중요한 것은 '참아주는' 것이다. '인내'는 첫 구절에 언급된 후 '견디어 낸다'는 표현으로 변화되어 마지막 구절에 다시 한 번 언급된다. 


자기만을 고집하고 상대에게 강요하며, 쉽게 만나고 쉽게 헤어지며, 쉽게 미워하고 쉽게 잊어버리며... 그 모든 것을 쉽게 '사랑'이라 부르는 현 시대에서, 진정한 사랑의 가르침은 몹시도 어려운 것으로 다가온다. 사랑은 자유로운 것이면서 동시에 사랑은 인내하는 것이니, 얼핏 모순된 듯 느껴지는 사랑의 의미는 거듭 되새겨 보아도 참으로 쉽지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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